핑크색 코끼리 한마리의 영향력이 대단하네요.
많은 분들이 '폭행' 당한 것에 초점을 맞추어 코끼리를 피해자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더해 그 폭행의 주모자들이 남혐 카페 회원들이라는 것까지 보태져서 일베 코끼리를 두둔하는 듯 합니다.
근데 애초에 살해 당한 여성을 추모하는 자리에 핑크색 코끼리 옷을 입고 나타나는 것 자체가 환영받을 일인가요?
그리고 그 전에는 일베에서 '노무현' 이라는 이름으로 꽃을 보냈었죠.
그런 곳에서 나온 핑크색 코끼리를 어찌 가만두고 볼 수 있겠습니까.
문구 자체도 묘하게 거슬릴 수 있습니다.
그냥 멀쩡하게 나와서 남.녀 화합을 주장한 시민은 별 탈 없었습니다.
근데 핑크코끼리는 웃고 있는 인형탈까지 뒤집어 쓰고 나온데다가 문구에는 '우리나라가 치안 1위다' 라는 문구를 굳이 써 넣어서
치안이 부족해서 생긴 범죄를 묘하게 조롱하는 늬앙스를 주었습니다.
당연히 폭력은 처벌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얼마전 5.18 관련 발언으로 폭행을 당한 지만원 박사도 폭행의 피해자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더군요.
'깝죽'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폭력은 처벌해야 하지만 왜 폭력이 오갔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턱대고 맞은 코끼리는 착한놈. 때린 사람은 나쁜놈. 이렇게만 말하면 억울한 사람들 많이 생길 겁니다.
이미 일베에서는 핑크열사, 핑크노끼리 등으로 핑크코끼리를 칭하며, 세월호 리본을 핑크색으로 만들어 핑크코끼리를 기념하는 등
아주 난리도 아닙니다.
진보는 도덕적 흠결을 너무 따지는 게 문제라더니 핑크코끼리를 대하는 오유의 여론을 보고 새삼 그말이 와닿네요.
안타깝습니다.
나중에 저 핑크 코끼리가 노무현 대통령 추모 행사에
"현재 세계 자살률 1위이지만
더 행복한 대한민국 여,야 함께 만들어요."
이 따위 문구 쓰고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