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극히 개인적인 독후감 입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저의 글을 읽고 흥미를 느껴 이 책을 읽는다면 참 좋을 것 같아 글을 남깁니다.
참 읽기 괜찮은 책인것 같습니다.
누군가 저의 의견에 반하신다면 저는 기꺼이 즐거이 토론하겠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길게 썼지만, 글재주가 별로 없어 가독성이 뛰어나지 못한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보다 식견이 넓은 많은 분들과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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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도덕적인가> / 탐. G. 팔머
오랜만에 쉬어가는 기분으로 얇은 책을 집었다. 물론 요즘 한창 빠져있는 금융/경제 관련 도서였다. 문제는, 책이 얇다고 그 내용마저 얄팍하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이 책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책이다. 현재 맹렬히 공격받고 있는 자본주의를 지켜보던 경제학자가 "그런데, 너희말야, 이런 생각은 해봤니?" 라고 넌지시 묻는 책이다. 자본주의라고 하면 일단 부정적인 느낌을 받는 사람이라면, 자본주의가 받는 오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꼭 읽어볼만한 책인 것 같다.
현재 누군가는 세습되는 부에 대하여 불만을 품고 있을 것이고, 나 같은 소시민은 어째서 나에겐 기회가 오지 않는가, 혹은 기회의 기회조차 적은가 라며 한탄하기도 한다. 물론, 정치적인 상황이나 사회적인 상황에 따라 이야기는 많이 달라진다. 또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분배된 부에 대하여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엔 나 역시 십분 동감한다. 중요한 사실은 누군가의 축적된 부, 혹은 큰 수입이 단지 부러워서 자본주의를 부정적으로 보고있지 않은가에 대해선 크게 생각해볼만한 책인 것 같다.
책은 자본주의는 과연 경쟁만을 유발하는가? 라는 아주 근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했다. 자본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는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나 역시 동감하는 바이다. 삼성과 애플의 관계를 보아도 그렇다. 애플은 삼성에게서 디스플레이를 제공 받는다. 삼성과 애플은 지구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을 두고 경쟁하는 기업이지만, 그 둘은 아이러니하게도 상호의존적이다.
그렇다면, '시장'이라는 것은 어떤가. 기본적으로 시장은 '협력'을 위해서 생성된 것이다. 나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고, 그 수요자에게 내가 적절한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했을때, 사용자는 비용을 지불한다. 그 비용은 곧 나의 수익이 되고, 곧 가치가 창출됐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소비자는 적절한 상품과 서비스를 받음으로 그 효익을 누리는 것이다. 또한,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점점 더 개선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의미하기도 한다.
저자가 예로 들은 미국의 영리 병원과 비영리 병원의 예가 그러하다. (저자는 미국인이다.) 영리 병원은 환자들의 재방문의사가 매우 중요하다. 한 번 방문했던 환자가 다음에 병원이 필요할 때, 또 다시 방문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리병원은 끊임없이 서비스를 개선하고 더욱 친절하다. 그러나, 비영리 법원은 그러하지 않다. 그들은 국가에서 지급되는 운영비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가 서비스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이는 어떤 걸 의미할까?
영리 병원은 더 큰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끈임없이 다른 영리 병원들과 경쟁한다. 그러나 비영리 병원은 스스로를 발전시키기를 포기한다. 이를 좀 더 확대 해석한다면, 시장이란 본디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 극히 개인적인 욕심에 의해 순환되는 것이다. 더 큰 수익과 더 높은 시장점유율을 위해 각 사업체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경쟁을 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서로에게 의존적이고 협력을 하는 것이다.
책 내용중에 중국의 경제학자인 마오유시가 인용한 일례가 있다. 시장에서 서로의 이익을 포기하고, 상대를 배려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의 이익만을 배려한다면 결코 합의할 수 없다는 결론을 소개했다. 군자국이라는 소설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내용은 상인이 자신의 상품은 질이 낮다며 더욱 싸게 판매하려고만 하고, 손님은 이런 좋은 품질의 물품을 그 싼 값에 구매할 수 없다며 더 높은 값만을 제시하는 정말 이상한 (그리고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더 퍼주려고만 한다면, 거래에서 어떻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판매자는 더욱 싼 가격에 판매하려 할 것이고, 구매자는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서의 이윤 추구를 위한 이기심은 필수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서로 자기이익을 추구할 때 협력이 가능하게 된다. 무조건적인 도움은 새로운 가치를 생산해내지 못한다는 의견에 나는 적극 동의한다. 물론, 수 많은 자애롭고 이타적인 자본가들이 많은 재산을 기부하는 것이 멍청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니까.
그리고, 자유시장경제의 결과로 부의 불균형이 일어난 것은, 그들이 그 만큼 더 큰 리스크와 도전을 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는 좀 문제가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환수조치 된 국가재산을 몇몇의 친일파들이 독점적으로 받아간 것 이라던가.) 아무런 노력도 하지않은 소시민이 부를 축적한 기업가나 기타 전문직 종사자들의 재산을 탐하는 것은, 단순히 그들이 부러워 그들의 재산을 강탈하는 짓 밖에 되지 않는다. 나는 아직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을 뿐이지, 모든 국가가 부자들에게서 더 많은 세금을 걷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의 재분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탈세 등 문제가 좀 있다. 삼성 합병건만 보아도...)
무엇보다 이런 관점이 정말 독특했다. 당장의 세습으로 인해 자본이 자손으로 귀속될지는 몰라도, 넓은 관점에서 보면 부의 소유자는 매번 동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 아버지가 뛰어난 기업가였다고 하여서 아들이 그 기업을 물려받아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떤 기업가는 물려받은 기업을 홀딱 날려먹을 것이고, 경쟁에서 패배하여 뒤로 물러나기도 할 것이다. 그 자리를 차지하는 새로운 기업들은 새로운 부를 분배받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정말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사람들은 어떡하냐는 질문에 나는 답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자본주의는 분명 부의 불균형을 불러왔을지는 몰라도 전체적인 인간의 삶의 질을 놀라울 정도로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거시적으로 봤을때, 인류는 점점 더 부유해지고, 점점 더 잘 살고있다. 물론 그 시기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을 뿐이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책이었다. 또한 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202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비교적 얇은 책이다. 모두가 관심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볼 책이라고 생각한다.
p.s - 중간에 아프리카의 경제학자의 글이 실려있다. 그의 주장 중 나의 생각과 정말 같은 주장이 있어 요약 정리한다.
"일자리는 국가가 창출할 수 없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국가는 부의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부를 생산하는 민간부분에서 창출해야만 한다. 국가가 나서서 공직자를 양산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우리는 그 일자리에 대한 봉급이 어디서 오는지 생각해 봐야한다. 납세자들의 세금에서 만들어진 일자리는 결국 정부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이 글을 작성중인 나는 분명히 밝히건데 문재인 후보의 지지자이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의 경제정책들은 충분히 토의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을 늘리겠습니다. 그 재원은 어디서 오는가?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할 것이며, 그 기업의 임금 상승으로 인한 손해는 어떻게 보상하여 줄 것인가? 그렇다면 그 보상에 대한 재원은 또 무엇인가? 그렇다면, 리쇼어링 정책은 기업에 대한 규제가 될 것인가? 늘어나는 규제는 우리나라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또한 다른 국가로 부터 오해를 사지는 않을까?
우리가 직면한 문제가 경제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들도 각 후보들의 정책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시간내서 꼭 심도있게 생각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