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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 대ㅅ진ㄹ회 포교자 만난 썰
게시물ID : soda_51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어
추천 : 11
조회수 : 3064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7/02/28 20:25:25
그냥 문득 생각나서요. 의식의 흐름대로 쓸거라.. 두서가 없어도 이해 부탁드려요.
 
9년전, 20대 중반에 늦은 공부를 위하여 학원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어떤 여성분이
"기운이 참 맑으시네요. 조상님이 이뻐하시네. 얼굴에 복이 있어요"
라면서 말을 거심.
 
호기심이 좀 있는 편이라 이미 18살때 그런 '도를 아십니끼?' 종류의 사람을 따라가서
뜬금없이 제사상에 절도하고 뭐 하얀 동그란 스티커같은 떡과 와인도 먹고 와본적이 있기에 크게 궁금하지는 않았지만
 
학원에서 집까지는 아주 천천히 걸어서 30~40분 거리라 그 여성분을 말동무 삼기로 함.
 
워낙 오래전 일이라.. 한 3시간을 얘기했는데 지금 생각나는건 요정도에요.
 
여-  학생이에요? 얼굴에 참 복이 많네. 이게 다 조상님들이 도와주셔서 그런거야. 효(孝)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 가서 절도 하고 기도도 하고 그래야 조상님들이 좋은 곳에 가시고. 좋은 곳에 가셔야 후손들 더 잘되게 힘도 더 쓰시고 그러는거지. 그게 다 효야. 효. $^%&^#$*&&%@
나- 음.. 아.. 네.. 걸어가면서 애기해요.
여-?
나- 길 한복판인데 계속 서서 얘기하실거에요? 얘기 들어드릴테니까 천천히 걸어가면서 얘기해요^^
 
여- 전라도에 'ㅇㅇ사'라는 절이 있는데 그 절에 'ㅇㅇ탑'이 있어.(어떤 절인지 어떤 탑인지 이름이 잘 기억 안남..) 정말 신기한게 뭐냐면, 세계지도를 접고 접고 접고 접고 계속 접다가 맨 마지막에 그 다 접어논 지도의 가운데를 콕 찍으면! 바로 거기가 그 전라도 'ㅇㅇ사'의 'ㅇㅇ탑'이 나와!! 어때 ?? 신기하지?? 그 탑에 가서 기도를 드려야해. 그게 가장 조상들한테 효를 쌓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야. 근데 거기까지 갈 수가 없잖아. 너무 멀어. 그래서 따로 절을 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놨어. 거기가서 기도하면 그 탑에 기도하는 것과 같아.
그리고 우리나라에 2천년에 한번씩 영웅이 탄생하는데, 이순신 장군 알지?? 그 이순신장군이 바로 그 영웅이야! 블라블라...!@$$%^&
 
이런 얘기를 들으며 어느새 집 근처에 다옴..
근데 얘기가 너무 재밌어서 헤어지기 아쉬웠음. 그래서 그 언니분께 집 근처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으라고 하고 본격적인 얘기를 하기 시작했음.
 
나- 아아 그래서 거길 가서 기도를 하고 절을 해야지 효를 실천하는 것이고, 제가 복을 더 받는다는 말이신거에요? 음 근데 저는 지금 학생인데 공부해야할 학생이 공부를 해도 모자를 시간에 그런데 가서 절하고 기도하면서 시간낭비하는 것보다 그 시간에 한 글자라도 더 공부해서 원하는 시험에 합격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그런데 가서 기도하는 것보다 부모님 입장으로서는 더 큰 효도가 아닐까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언니 부모님께서는 언니가 이러고 다니는거 아세요? 부모님께서 뭐라 안하세요? 이러고 다니는게 정말 부모님께 효도라고 생각하시는 거세요? 진심으로?
 
여- 어..(동공지진..)어.. 알지...알아..! 우리 부모님도 다 알고 계셔..
 
나- 그리고 그 아까 전라도의 무슨 탑 얘기하셨는데.. 그 세계지도라는 게 그냥 둥근 지구를 서면화 하기 위해 임의로 구를 잘라놓은 거잖아요? 그 잘라지게 된 구의 선은 실제로는 아무 의미도 없고, 꼭 그 부분이 아니라 좀 더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자를 수도 있는건데 그 아무 의미 없는 선으로 잘라서 만든 세계지도를 뭐하러 접고 접고 접어요? 아무 의미가 없는 거고. 그 접는 방향도 실제로 그 탑을 인식하고 그 쪽을 중심으로 접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꼭 그 탑이 아니라 접기만 잘 접으면 우리집도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2천년마다 태어나는 영웅이 이순신이라고 하셨는데요. 우리나라에 영웅이 얼마나 많은데요. 왜 이순신장군만 영웅이라고 얘기하시는 거에요? 그럼 광개토대왕, 강감찬장군.. 이런 분들은 영웅이 아니란 말씀이세요?
 
여- (동공지진+제 손을 꼭 잡으며) 그.. 나중에.. 정말 꼭 따로 얘기하고 싶은데..그럴 수 있을까..
 
 
사실 그 여자분 혼자 말을 건 것도 아니고, 어떤 계량 한복같은 걸 입으신 중년의 남성분이 계속 따라오셨어요.
여성분의 일행인 듯 보였지만 저한테는 말 한마디도 안거셨구요.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 중년남성분이 감시자(?)같은 역할을 한 걸로 생각되요.
그 언니분도 좀 그 종교의 논리에 세뇌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 포교활동을 하고 다녔겠지만..
그 언니분께서 얘기하시는 모든 신기한(?) 이야기들에 제가 따박따박 저 나름의 논리를 대입해서 얘기하니 좀 뭔가 충격받으신 눈빛이었어요.
그렇지만 뒤에 남성분이 계시니 솔직하게 말을 못하겠고.. 저를 통해서 깨닳음(?)을 얻고자 하는 눈빛이어서.. 좀 안타까웠었어요.
원래는 절대로 전화번호 안알려주지만 그 언니분의 눈빛이 너무 절실해보여서 사람하나 구제하는 셈치고 연락처도 알려드렸지만 그 이후로 연락이 오지는 않았어요.
 
특별한 사이다는 아닌데..  그래도.. 음 그 종교가 주장하는 신기한 이야기들에 나름대로 반박한 게 사이다가 아닐까해서요.
 
끝은 어떻게 내는지 모르겠어융..
 
다들 행복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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