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8개월. 연애한지는 6년차.
맞벌이 부부. 열심히 한다고 해도 초보 부인.
남편은 세상 다정남. 언제 나에게 총기난사를 할지 모른다.
장거리 연애, 나라의 남자인 육군장교와 5년 동안 참고 연애 할 수 있었던 것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2주에 한번씩은 꼭 보러 와줬던 남편 덕분이다.
남편과 결혼해서 살기 시작하자 어머님은 전화하셔서 요리를 누가하냐고 물어보셨다.
남편은 "마누라가 다해"라고 말했고 어머님은 "번갈아서 해야지 혼자서 다하면 어떡하니"라고 남편을 혼내셨다.
어머님 실은.. 남편이 쓰레기 다 치우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아침해주고 강아지 기저귀 갈고 밥맥이고 약맥이고 다해요..
저는 저녁이랑 간식, 집 정리하고 쓸고 닦고 치우기, 욕실 청소 해용 ㅠ^ㅠ
우리는 철저한 가사 분담으로 서로 스트레스 받는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지난 주 목요일 밤에 강아지 데리고 산책을 나섰다가 시장에 가서 항정살 6천원어치를 샀다. 양이 꽤 많았다.
하루는 된장찌개를 해서 구워먹고 다음 날은 김치찌개에 항정살을 송송 썰어넣어 햄스크램블과, 오징어 젓갈과 함께 상에 올렸다.
사실 햄스크램블은 백종원식 계란말이를 해보려다가 햄을 너무 많이 넣어서 실패한 작품이다.
남편에게 스크램블의 진실을 이실직고 하자 피식 웃는다.
또 "맛만 있으면 됐지 뭐." 해준다.
나는 남편보다 좀 더 짜게 먹는다. 남편은 나보다 좀 더 싱겁게 먹는다.
남편에게 맞춘다고 맞춰도 결국 내가 맞추는 간이기에 노파심에 묻는다.
"이 중에 짠거 있어? 다음에 간 다시 맞추게."
남편은 3초간 고민하고 대답한다.
"젓갈이 짜네."
난 그냥 웃는다. 더 이상 캐묻지 않는다.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다정한 남편이다.
평생 둘이서, 혹은 셋이서, 넷이서, 강아지까지 다섯이서, 이렇게 따뜻하고 다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