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얘기 끝에 지난 연애를 끝마치고 말았었죠. 지금껏 가장 사랑해보았고, 너무 아까웠지만 서로 어쩔 수 없었어요. 헤어지면서 롱디는 다신 안 할거야, 뿐만 아니라 연애 자체도 거의 포기하게 되었었어요. 정말 나만 바라보면서 달렸어요. 사랑 같은건 안중에도 없었어요. 심지어 성욕 같은 것도 하나도 안 들어서, 너무 애틋했던 사랑이 그렇게 변해버린 후 연애감정 같은건 믿기가 싫었어요.
그러다 한 반년이 지났을까요. 한 사람이 다가왔어요. 정말 밀치려고 해봤는데 그게 또 맘대로 안 돼요. 그렇게 다른 연애를 어영부영 시작하게 됐어요.
언제 이별해서 그렇게 힘들었냐는 듯 행복해했어요. 물론 지금도 그래요. 근데 가끔 찾아오는, 허무함에 사로잡히면 난 정말 무서워요.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도 슬프게 들리고, 안고 있어도 살이 왠지 차갑게 느껴질때가 있고, 억지로 웃는 날도 있어요.
그러면 내가 또 이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나는 마음을 다 열수가 없어요. 진짜 무서워요.
그도 여느 연애에서 그랬듯 나를 떠날수도, 혹은 언젠가 내가 그를 떠나고 말겠지, 그런 생각에..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어쩌다 그와 그 전여친의 흔적을 발견했어요. 그런걸 아직도 왜 남기고 있을까, 애틋한걸까.
참 예뻐보이는 그 귀여운 커플도 끝이 나서 그는 나와 새로운 사랑을 하고 있는데, 우리라도 별다를 게 있을까.
나도 언젠가 저 여자처럼 지나간 사진 속에 한 여자로 남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로 괜한 눈물을 흘리고 있어요. 사랑에 빠진 게 억울하기도 하고, 무섭고, 너무 좋고..
난 어쩌면 좋을까요. 이렇게 멍청해서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