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소한 일 처럼 보일수도 계시겠지만 의외로 이 일로 받는 스트레스가 무시 못할 정도가 되었네요 ㅋㅋ....
여기에서라도 토해놓고 가려구요 ㅎㅎ...
이건 정말 남들이 보기엔 사소하고 쩨쩨하게 생각하는것 같아서 제 정말 친한 친구들 몇몇에게만 밝힌 건데요...
전 음식 나눠 먹는 걸 정말 싫어해요.
어렸을때 해외로 이민와서 지금까지 살고있는데요. 처음 생활이 절대 풍족한 편이 아니었거든요.
지금도 쪼들리고 있구요 ㅋㅋㅋ 그래서 먹을것에 대한 집착이 좀 있어요.
뭐 처음부터 나눠먹을걸 전제로 하고 나눠먹는건 많이 신경 안써요.
감자튀김이나 치킨 너겟이나 과자나 핑거푸드 같이 나눠먹는게 수월한 음식일 경우엔 오히려 다같이 먹는걸 반기는 편이구요.
다른 애들한테서 한입만 달라는 짓도 안해요. 저도 저 같은 애가 있을까봐 스트레스 주고 싶지 않아서요...
정확히는, 밥먹으러 가서 각자 1인분 시켜서 먹고 있을때나
강의 끝나고 집에서 싸온 도시락이나 내 돈으로 학생식당에서 사서 먹고 있을때
다른 애들이 와서 나눠먹자고 말하면 그때 짜증이 치솟아요.
물론 99%의 경우는 학식 메뉴 뭐 나왔나 보려고, 아님 밥 먹으러 간 곳에서 각자 다른거 시켰을때 맛이나 보려고 그러는 거라서
그런 경우는 저도 이해하고 티를 내지 않는데
이번의 친구 경우엔 저도 점점 인내심이 옅어지고 있어요.
정말 해도해도 심해요.
제목 그대로에요. 사실 안지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라서 지금 다 합해서 3년은 되는거 같은데요...
2년전부터 시작됬네요 ㅋㅋ..
제가 아침, 점심, 저녁, 시간중 아무때나 뭘 먹으려고 할때마다 슬며시 다가와서 한입만 달래요.
제가 식당에서 뭘 사든 상관 없어요. 베이글, 스프, 국수나 밥종류, 이런 것들도 꼭 한입씩 뺏어먹네요.
심지어 제가 커피나 차 같이 마실걸 사도 같이 마시재요. 대부분 꼭 마시고 갑니다 ..
제가 언제는 참다 참다가 '이거 침 섞이는 건데 더럽게 느껴지지 않냐' 라고 물어봤는데 자긴 신경 안쓴다네요.
그리고 항상 한입만이 아니에요.
어쩔땐 제가 한인마트에서 도시락을 사가지고 가서 저녁으로 먹고 있었는데
걔가 수업 끝나고 찾아온거에요. 그래서 대충 잡담하고 있었는데 어김없이 제 도시락에 눈독을 들이더라구요...
조금만 나눠먹쟤요. 걔가 외국애라서 전 '이거 한국 전통식이라서 너한텐 안맞을수도 있다' 라고 좀 완곡하게 돌려서
말했거든요. 사실 그때 제가 과제 때문에 두끼를 건너뛰고 저녁을 먹는 거여서 진짜 배고팠고 그래서 좀... 주기 싫었어요 ㅠㅠ
근데 조금만이랬고 걔도 곧 집에 갈꺼여서 그냥 같이 먹게 했는데
도시락에 딸려있던 반찬들 반을 먹고 갔어요 ㅋㅋㅋ
그리고 한입만 달라는 것도 저한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는 건 한 10번에서 3번정도?
나머지 7번은... ㅋㅋㅋ 그냥 노골적으로 눈치를 줘요. 주변 애들도 알수 있을 정도로.
제가 뭘 먹으려고 하면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어 그거 무슨 메뉴야? 맛있겠다 ㅎㅎㅎ' '어 뭐싸왔어? 맛있겠다 ㅎㅎㅎ'
그리고 제가 마지못해 '좀 먹을래?' 라고 말할때 까지 근처에서 맴돌아요.
저도 처음엔 기분탓인줄 알았어요.
근데 어느날 식당에서 저녁 사가지고 와서 (아직 포장은 뜯지 않은채로) 옆에 두고 다른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있는데
걔가 마침 수업 끝나고 들리더라구요. 보통 수업 끝나면 걘 자기 소지품들만 챙기고 가는데 그때는 이상하게 10여분 정도를 맴돌더라구요.
그 당시엔 별 이상하게 생각 안했는데 (다른 애들이랑 신나게 얘기하고 있었으니), 그때도 걔가 '어 너 저녁이야? 뭐사왔어? 맛있어?' 이런식으로
물어본게 기억나서...
그렇다고 걔가 가난하거나 그런건 또 아니에요.
지금 졸업반인데 학자금 대출 하나 안받고 자취방 월세부터 학비까지 전부 부모님이 내주고 있고
식비도 전부 지원해 주고 있어요. (전 똑같은 졸업반이라는거 빼고 전부 반대...ㅋ) 자기도 종종 학생 식당에서 사먹을때도 있구요.
물론 전 걔한테 절대 나눠먹자고 하지 않아요.
뭐 사실 걔가 성격이 극도로 소심한 편이에요. 저도 내성적인 편인데 미칠듯한 과제 지옥속에서 (미대입니다 ㅠ) 같은 과 애들이랑 맨날 학교에서 늦게까지
부대끼면서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든 친구들이 많아요.
근데 걔는 가까운 친구가 저밖에 없어요. 1학년때 처음 만나서 지금까지 알게 된 사이고. 걔한테서 도움 받은 일들도, 고맙게 생각하는 일들도 많아요.
근데 걔가 다른 애들하곤 대화 자체를 하려고 하지 않거든요... 몇몇 애들과 인사만 하는 정도?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나가기도 그렇네요...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걔가 멘탈도 굉장히 유리멘탈이에요. 조금이라도 우울한 일이 있으면 (프레젠테이션에서 교수님한테 지적 받거나 하는 그런 일들도)
표정하고 행동에서 티가 확 나거든요.
그나마 최근엔 좀 덜 그러는 편인데... 그 이유가 아무래도 제가 표정을 숨기는 데에 그렇게 능한편이 아니거든요.
특히 화가 끝까지 쌓일땐 인상이 아주 딱딱해 져요 (정작 작성자도 두부멘탈 ㅎㅎㅎ) 아무래도 제가 그랬나봐요 걔 앞에서.
그래서 요즘엔 그 빈도가 줄긴 했는데, 대신 대놓고 눈치주는 일이 많아졌네요 ㅋㅋㅋ (10에서 9정도?)
혹시라도 걔가 물어볼때면 '아 미안해, 혹시 나눠먹는게 싫으면...' 이란 멘트가 추가되긴 했는데. 제가 더 나쁜 사람 같이 느껴져서 더 그렇네요 ㅋㅋㅋ
먹을거 가지고 쪼잔하게 구는것 처럼 보여도 죄송합니다 ㅠㅠ 그냥... 어디에라도 털어놓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