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파파이스와 관련하여 탄핵 기각을 예측한다는 목소리들이 있는 듯 합니다. 그와 같은 예측이 가능할수도 있죠. 제가 쓰고자 하는 것은 인용이나 기각이냐가 아니라 "기각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억측이냐 아니냐"에 관한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탄핵기각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아직 억측"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특검 수사 결과의 발표 시점이 탄핵 판결 직전입니다.
특검은 3월 초에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했고 이는 탄핵 결정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정농단과 관련해서 이미 13명을 구속시켰고 이들을 모두 기소할 것인데 우리나라는 기소되면 무죄받을 확률이 2%도 안됩니다. 특히 구속되었다는 자체가 이미 범죄가 충분히 소명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구속된 자들이 가리키고 있는 것의 정점은 대통령이고 특히 특검은 대통령에 대해 기소중지(범죄의 혐의는 충분하나 여러 사유로 기소를 중지한다는 의미)까지 한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헌법에 위반될 정도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것은 정말 힘들 것입니다. 특검이 연장되지 못하는 것은 정말 애석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탄핵 결정 시점과 특검 종료 시점이 맞물려 그야말로 특검의 "창고대방출"이 이뤄진다면 탄핵의 인용 결정에는 유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2) 판결문에는 탄핵에 대해 단순히 가부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가부를 결정한 그 근거를 표현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냥 가부만을 표결로 한다면 본인 의사에 따라 표만 던지면 됩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의 결정문뿐만 아니라 모든 판결문에는 왜 그와 같이 판단하였는지 근거와 논리를 증거에 비추어 구성하여 기재해야 합니다. 이미 여러 증거들이 현출되기도 했고(위에서 말씀드린 특검 수사 결과도 이에 포함됩니다) 탄핵 인용에 대한 법리 구성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탄핵 기각에 대한 법리를 구성하려면 그와 "반대되는" 증거들이 현출된 상태에서 쉽지 않을 것입니다.
3) 아직 탄핵 평의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기각을 마음에 두고 있는 재판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평의도 열리지 않은 상태라 만일 기각을 염두하고 있는 재판관들이 있다면 어떻게 결정할지 '눈치를 보고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만일 2백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탄핵 인용을 거리에서 외치고 있다면 아무리 기각을 염두하고 있더라도 그와 같이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그래서 우리는 한명이라도 더 광화문으로 나가야 합니다). 대통령 대리인단이 얼마전 재판 중 과도한 행동을 했던 것은 어떤 재판관이 기각 결정을 할지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눈치를 보는 재판관들'의 마음을 돌리려 애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히려 대리인단이 어떤 재판관이 기각 결정을 할지 잘 알고 있었다면 조용조용히 재판을 진행하여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는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급적 국민을 자극하지 말아야 거리에 나올 국민들이 줄어들 것이고 국민들이 경계를 늦추게 될 것이니까요. 저는 얼마전 대리인단의 행위는 보수들의 결집을 위한 "도박"이었을 뿐 무언가 결과를 그들이 알고 있기 때문은 아닌 것이라 생각합니다.
- 긴장을 늦추지 않되 희망도 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할일은 오직 광화문에서 탄핵 인용을 외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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