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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812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겨울에핀꽃
추천 : 4
조회수 : 95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2/23 00:31:51
“저는 결혼 20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고3, 중2, 초4 아이들이 있고요. 2년 전에 남편의 직장 동료를 통해서 남편이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 충격에 집을 일주일 정도 나갔습니다. 결국 남편이 저를 찾으러 왔지만 어떻게 하겠다는 반성도 없었고, 그냥 친하게 어울리는 동료 사이라고만 그랬어요. 저도 신랑을 믿고 살았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근무 시간이 이상해서 자꾸 의심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뒷조사를 해보니 내연녀가 있더라고요. 시부모님이랑 같이 사는데 시부모님도 이를 알고 남편을 많이 나무랐고요. 그래서 정리를 하라고 제가 요구했지만, 남편은 가정을 지키겠다든지 이혼을 하고 내연녀에게 가겠다든지 어떤 결정도 안 하고 집에는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남편은 젊었을 때도 모아놓은 돈이 한푼도 없었고, 아이들과 놀러를 갈 때도 빚을 내어서라도 놀라가자는 타입입니다. 사업을 벌였다 하면 맨날 말아먹고 문제해결능력이 없었어요. 반면 저는 알뜰해서 돈을 한푼 두푼 모으고 나서 놀러를 가자는 타입이거든요. 내연녀는 가요방 도우미입니다. 저는 알뜰하니까 남편에게 자꾸 아등바등 거렸다면, 내연녀는 남편에게 아주 잘해주니까, 남편은 정리도 안 하고 그냥 지내는 것 같아요. 제가 무슨 얘기를 하면 입만 꾸욱 쳐닫고 있어요. 아무런 대답을 안 하니까 제가 내연녀를 만나봐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마음이 식을 때까지 기다려줘야 할지, 이혼을 해야 할지 마음이 왔다갔다 합니다. 저는 책임이 없고, 나쁜 짓은 남편이 다 했는데, 막상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서럽습니다.” “연애 결혼을 했어요? 중매 결혼을 했어요? 강제 결혼을 했어요?” “연애해서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왜 자기 책임이 하나도 없어요? 허우대 멀쩡한 것만 보고 결혼한 거죠? 그렇지 않으면 지식이 많은 것에 반해서 결혼을 했거나... 그런데 질문자의 얘기 중에 좀 안 맞는 게 있어요. 남편이 사업을 해서 말아먹기를 몇 번이나 했다고 하는데 돈이 없으면서 어떻게 몇 번이나 말아먹을 수가 있어요?” “재정 지원은 제가 다 해주었죠. 말아먹으면 또 대어주고, 말아먹으면 또 대어주고 그랬죠.” “그러면 여자도 헤어지면 또 붙여주고, 헤어지면 또 붙여주고 그렇게 하면 되죠, 뭐.(모두 웃음) 왜 돈은 자꾸 대주면서 여자는 안 대줘요? 여자를 대주는 것은 돈도 안 들잖아요. 그런데 알아서 구했으니 사업 망했을 때보다는 낫네요. 도대체 스님이 무슨 소리를 하나 어기가 다 막히죠? (청중들 모두 웃음) 질문자는 이 일이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들어보니까 ‘별 일 아니네’ 싶거든요. 저는 남편의 심리가 금방 이해가 돼요. 부모로부터 늘 칭찬 못 받고 맨날 구박 받고, 부인한테도 기죽고, 돈도 부인이 벌지, 뒤도 부인이 봐주지, 살림도 악착같이 살아주지, 그러니 남편은 허수아비처럼 옆에 붙어서 살 뿐이라고 느끼는 겁니다. 그런데 단란주점이나 가요방 같은 곳에 가면 거기 여성들은 돈을 벌어야 되니까 아주 친절하게 대해줄 것 아닙니까. 왕으로 모셔준다 말입니다. 남편은 지금껏 하인으로 살았는데 거기에 가면 왕으로 살 수 있으니까 기분이 좋아서 자꾸 가게 되고, 그러다보니 정이 들었던 겁니다. 그 여성은 남편을 멀리서 보니까 연애하듯이 멋있게 바라봐주는 반면 같이 사는 질문자는 남편을 속속들이 알아서 늘 멸시하고 구박하니까 남편 입장에서는 그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 않을 것 같거든요. 마누라가 뭐라 뭐라 한다고 해서 그렇다고 ‘너는 싫고 이 여자가 좋다’ 하면서 이혼을 하자는 정도까지는 아니고요. 그러다보니까 지금 양다리가 걸쳐져 있는 거에요. 이쪽을 그만두려니 가정이 문제고, 저쪽을 그만두려니 인생이 재미가 없고, 그러니 ‘재미도 좀 보고, 가정도 지키자’ 이렇게 나오는 게 저는 충분히 이해가 되거든요.” (모두 웃음) “얼마 전에 간통죄도 없어졌잖아요. 그렇다고 해도 가정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다면 적어도 저 앞에서는 그 여자 만나고 온 티는 안 내야죠.” “그런데 질문자가 이 문제를 저한테 물었을 때는 아무리 남편과 물고 차고 싸워도 해결이 안 되니까 지금 저한테 묻는 것 아니에요? 그런데 이게 현실이란 말이에요. 여기서 질문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이겠어요? 첫째, 이혼하는 길이 있습니다. ‘나 말고 다른 여자가 좋으면 그 여자하고 살아라. 나는 양다리 걸치는 것은 싫다’ 이렇게 말하고 이혼을 하면 됩니다. 그럼 이혼을 했을 때는 어떻게 되겠는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우선 시부모님과 같이 살지 못하고 집을 나와야겠죠.“ “그런데 저희 동네가 재개발이 되기 때문에 어차피 따로 나가서 살기로 했거든요. 시어른들도 남편이 저러는 것을 보기 싫어 하시거든요. 그런데 재개발 될 때까지 아직 1년이나 더 기다려야 해서 너무 길게 느껴져요.” “어쨌든 집을 나와서 방을 하나 얻어 살게 되면 남편이 주는 돈은 못 받잖아요. 남편이 한 달에 얼마 벌어 줬어요?” “한 200은 벌어서 줬죠.” “그러니 첫째, 200이 없어져요. 둘째, 아이들은 아빠가 필요하다고 해요?” “필요하다고 하죠.” “만약 이혼을 한다면 아이들을 다 아빠에게 주고 올 거예요? 질문자가 다 데리고 올 거예요?” “제가 데리고 살 겁니다.” “그래도 아빠이니까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권리는 줘야겠죠. 그 다음에 질문자는 남자 없이 앞으로 계속 살 수 있어요? 그래도 남자가 좀 필요하긴 해요?” “아직 남자가 필요하긴 하죠.” “그런데 아이들 셋이 있는 여자가 지금 재혼을 하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남자를 아빠라고 부르기가 좀 힘들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아이들이 다 클 때까지는 재혼을 못 하니까 대신에 남자 친구를 하나 둬야 하잖아요. 아이들 셋을 키우면서 남자 친구를 사귀려고 할 때, 아이도 없고 부인도 없고 경제 형편도 어느정도 되는 남자 친구를 쉽게 구할 수 있을까요?” “그런 남자는 드물죠.” “그러면 질문자가 남자 친구를 하나 사귀려면 경제적 형편도 되면서 혼자 사는 남자를 사귀기는 어려워요. 결국 부인이 있는 남자를 사귀기가 쉽단 말입니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결국은 자기가 문제 삼았던 그 여자 분과 같은 위치가 될 것 아니겠어요?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보는 데서 그런 생활을 하기가 쉬운 일도 아니고, 또 그 남자의 부인이 쳐들어와서 멱살 잡히는 일이 벌어지면 그것 또한 창피한 일 아닙니까. 그렇다고 해서 아직 젊은 나이에 수녀도 아니고 비구니도 아닌데 독수공방 하고 지내기도 좀 어렵잖아요. 초등학교 아이가 스무살 될 때까지 기다리려면 10년은 기다려야 하잖아요. 앞으로 10년을 혼자서 살아야 한다고 한 번 생각해 봐요. 이혼을 하고 남자 친구를 만날 권리는 있는데, 아이들 셋이나 있는 조건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주위 환경적으로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이혼을 하고 혼자서 살게 되었을 때, 남자 친구를 가끔 만나도 전혀 도덕적으로 문제가 안 되고, 아이들에게도 아무런 문제가 안 되고, 주위에서도 전혀 문제가 안 되고, 거기다가 돈까지 한달에 200만원씩 주는 남자 친구가 하나 있다면 괜찮아요? 안 괜찮아요? 그게 누구일까요?” (모두 웃음) “그런데 지금도 벌써 각 방을 쓰고 있거든요.” “이혼을 안 했다고 생각하면 바람을 피운 남자가 되는데, 이혼을 했다고 생각하고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면 자기의 애인이 되잖아요. 어차피 이혼을 하게 되면 남자 친구가 필요한데, 그 남자 친구가 부인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주 못 만나고 가끔 만날 수만 있잖아요. 그게 나아요? 나하고 늘 살다가 가끔 다른 여자를 만나는 남자 친구가 나아요?” (모두 웃음) “......” (질문자 어리둥절한 표정) “제 말이 이해가 잘 안 되죠? 만약 이혼하고 혼자 산다고 할 때 나이로 봐서 아직 남자 친구가 가끔 필요해서 사귄다면 아이들 때문에 재혼을 할 수는 없으니 그럼 그 남자는 누군지는 모르지만 어떤 여자와 29일을 살고 하루 정도만 나하고 지낼 수 있는 남자일 거란 말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남편은 나하고 대부분 같이 살고 가끔 다른 여자를 만나잖아요. 다른 여자와 대부분 같이 살면서 나하고 가끔 만나는 남자가 나아요? 주로 나하고 같이 살고 가끔 다른 여자와 사는 남자가 나아요? 저는 지금 윤리 도덕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리를 취할 것인가 하는 얘기를 하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남자 친구는 만나도 도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안 되고, 아이들도 그 남자 친구에 대해서 ‘아빠’ 라고 부르면서 다들 좋아하고 특별히 문제도 안 삼아요. 거기다가 제비를 한 마리 키우려면 돈이 좀 드는데 이 남자 친구는 돈도 한달에 200만 원씩 준단 말입니다. 이혼했다고 생각하고 남편을 남자 친구라고 생각하면 괜찮은 남자 친구에 속한다는 겁니다. 이혼을 해놓고 남자 친구라고 생각하면 괜찮은 남자 친구가 되는데, 내 남편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나쁜 놈이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해결책은 이혼을 했다고 생각하고 남편을 남자 친구로 삼는 겁니다. 그러면 분이 좀 풀릴 거예요. 이제 내 사람이 아니니까. 지금 질문자가 남편을 설득했지만 남편이 말을 안 듣잖아요. 더 이상 말을 안 들으면 이제 마지막 길은 이혼하는 한 가지 길 밖에 없어요. 그러니 이혼을 했다고 치자 이말입니다. 이혼을 했다고 치고 다시 생각해보면 이만한 남자 친구가 없지 않느냐 이 얘기입니다. 어떤 남자 친구를 구해도 다 문제가 있는데 이 남자 친구는 아이들 한테도 별 문제가 없고, 그동안 관계 맺어 온 시어머니와도 별 문제가 안 되잖아요. 만약 이혼을 하더라도 아이들은 나중에 크면 시댁으로 갈 것 아니겠어요? 그러면 질문자는 늙어서 갈 곳이 없어져요. 그런데 이 남자 친구는 그런 문제도 해결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 질문자가 이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저 같으면 ‘남자 없이 살아도 좋고 죽을 끓여 먹고 살아도 좋으니 양다리 걸치는 인간 하고는 못 산다’ 이렇게 말하고 단호하게 끝을 냈을 겁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그럴 정도의 각오는 없는 것 같은데요. 또 그렇게 이혼을 해놓고 보면 실리적으로도 굉장히 손실이 있단 말입니다. 질문자는 알뜰 주부라고 그랬는데, 알뜰하다면 실리에 밝을 것 아니에요? 저는 손해가 나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호하게 끝을 내는 타입인데, 질문자는 굉장히 실리를 따지는 타입이라고 하면서도 왜 이 문제에서만은 감정적으로 접근해요?” “저는 지금 실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법적인 이혼을 안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만약 법적으로 이혼을 하게 되면 아파트 분양권 가점이 사라지거든요.” (모두 박장대소) “그러니 이혼을 하면 실익도 잃어버리게 되고, 또 어차피 남자 친구도 하나 사귀어야 하는데, 법적으로 이혼을 해서 새로운 남자 친구를 사귀는 게 낫겠어요? 지금 남편을 그냥 남자 친구로 놓아두면, 실익도 있고 가끔 성질이 나면 이 문제로 들고 일어나서 남편을 혼줄 낼 수 있잖아요. 왜냐하면 질문자가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으니까요. 그런데 새로 남자 친구를 사귀면 큰 소리 치지도 못 하고 자기가 싹싹 빌어야 할지 몰라요. 제가 보기에는 질문자는 지금 남편의 약점을 딱 잡고 있기 때문에 이것 같고 계속 우려 먹으면서 사는 게 나을 것 같거든요. 남편이 잘했다는 뜻이 아니라 실익을 추구한다면 그냥 놓아두는 것이 제일 나을 것 같다는 겁니다. 기분이 좀 안 좋긴 하겠지만요.” “그런데 남편이 문제해결능력이 없거든요. 제가 그 여자한테 찾아가서 한바탕 싸워야 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에 간통죄 폐지된 거 몰라요? 이제 그건 죄가 안 돼요. 그 여자에게 찾아가서 뭐라고 할려고요? 오히려 질문자가 그 여자한테 사정을 해야 할걸요. ‘당신 사정은 알겠는데 내 사정도 생각해서 우리 남편 좀 돌려줘’ 이렇게요. 간통죄가 있을 때는 자기가 갑이였는데, 지금 법으로는 형사적으로 그 여자를 처벌할 수가 없어요. 대신 이혼의 사유가 되거나 이혼할 때 남편이 불이익을 받을 사유는 되겠지만요. 그러니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될지언정 법률적으로 처벌하지는 못하는 인간의 행위인 겁니다. 그래서 이것으로 이혼은 할 수 있지만 그 여자한테 찾아가서 따질 수 있는 아무런 권리는 없어요.” “그 여자는 남편이 어떤 인간인지 잘 모르잖아요. 그걸 알려주려고요.” “그 여자가 남편이 어떤 인간인지 모르니까 내가 그 여자에게 복수를 하려면 덤태기를 쓰도록 그냥 놓아두어아지 그걸 미리 알려주면 어떡해요? 그 귀한 정보를 왜 얄미운 여자한테 알려주려고 해요?” (모두 박장대소) “그런데 남편은 애인으로 삼기에는 좋은 남자이긴 해요.”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계속 질문자가 이혼을 해서 애인으로 삼으라고 하잖아요.” (모두 웃음) “저도 아파트 분양받을 때 가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혼을 못한다니까요. 또 현실적으로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남편과 같이 살아야 하고요.” (모두 웃음) “그래서 제가 말하잖아요. 애인으로만 삼으면 좋은 남자이니까 이혼을 하고 애인으로 삼아라. 그런데 법적으로 이혼하고 애인으로 삼으면 실리를 잃으니까 실리도 생각한다면 그냥 놓아두는 것이 제일 낫지 않느냐. 질문자는 이혼을 하면 후회를 할 것 같거든요. 어차피 이혼을 하더라도 다시 이 남자와 애인을 맺어야 하잖아요. 이혼을 하고 이 남자와 애인을 맺으면 이 남자는 괜찮은 남자잖아요. 그런데 이혼을 하면 아파트 분양 가산점이며 아이들 문제며 손실이 많잖아요. 그러니 방법은 오늘 이 자리에서 속으로는 이혼을 해버려요. 이혼을 해버리고 다시 이 남자를 애인으로 받아들이세요. 법적으로는 그대로 놓아두고 마음에서는 딱 정리를 해버리고 애인으로만 받아들이세요. 그러면 애인으로서는 이 남자가 괜찮잖아요. 또 법적인 이혼을 안 하면 실리도 그대로 챙길 수 있잖아요. 이렇게 하는 것을 ‘영리하다’고 말하는 거예요.” (청중들 모두 박수갈채) “그러면 마음은 어떻게 다스려요?” “마음을 다스릴 필요가 없어요. 화가 나는데 억지로 참는 것은 고행에 속해요. 지혜라는 것은 뭐냐. 이 남자와는 오늘부로 이혼을 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데 남자가 하나 필요하니까 애인을 찾아보는 겁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도 별 문제가 없는지 여러 가지 고려해보니까 이 남자가 무난한 겁니다. 그래서 다시 이 남자를 애인으로 선택하는 겁니다. 물론 그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집착을 놓기가 어려운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집착을 놓으라는 말까지는 하고 싶지가 않아요. 대신 실리적으로 얘기하는 겁니다. 이런 인간하고는 살고 싶지 않다면 이혼을 하라는 겁니다. 계속 이혼을 안 하니까 문제가 되는 겁니다. 자, 지금부터 이혼을 했어요? 오늘 이혼을 했으니까 이제 남편은 남입니다. 그렇지만 실리적으로 살아야 하니까 서류상으로는 결혼한 걸로 꾸며 놓아야 해요. 아파트 분양 받을 때 가산점을 얻으려면요. 또 아이들에게는 아빠 역할을 하게 해주고요. 그렇지만 남편은 아니고 애인이니까 매일 만날 수는 없고 가끔 만나면 되고요. 가끔 집에 와주면 되는데 자주 와주니까 고마운 일이고요. 애인은 내 돈 들여서 같이 지내야 하는데 이 애인은 돈까지 매월 가져다 주니까 더 고마운 일이고요. 이렇게 고맙다고 생각을 하세요. ‘남편이다’ 생각하면 나쁜 놈이 맞아요. 그런데 ‘애인이다’ 생각하면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리고 아이들이 스무살이 넘으면 그때 이혼해 버리면 됩니다. 남편이 퇴직하면 퇴직금도 내가 받아서 챙겨놓은 다음에 나 빼고는 어떤 여자도 챙겨주려고 하지 않을 때 사정없이 발로 차버려요. 그러면 남편이 오도갈데도 없어져요. 복수를 하려면 그렇게 해야죠. 지금 차버리면 주워갈 여자가 나타난다니까요. 지금 상대편 여자는 질문자가 제발 차주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몰라요.(청중들 모두 감탄하며 박수) 저 같으면 복수를 하기 위해서는 좀 싫더라도 그냥 놓아 둘 것 같아요. 그래야 가끔 그 문제를 약점 삼아서 찌르기도 하면서 살죠.” “그러면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도할 필요가 없어요. 300배 하면서 다리가 아파야 제 이야기를 들을려고 그래요? 제가 얘기를 들어보니까 질문자는 이혼을 안 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남편을 위해서 이혼을 안 하는 거예요? 나를 위해서 안 하는 거예요? 나를 위해서 이혼을 안 하고 남편을 데리고 사는데 남편을 밉다고 생각하면 누가 괴로워요? 내가 괴로워요. 어차피 같이 살 바에야 남편을 밉다고 생각하면 나한테 손해이니까 남편을 좋게 생각하고 사는 것이 나한테 좋다는 겁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남편이 밉죠. 밉지만 그렇다고 이혼을 하지는 못할 형편이니 어차피 같이 살아야 한다면 ‘아이고, 여보. 제가 당신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얼마나 나한테 위로를 못 받았으면 그 여자한테 가서 그러겠습니까.’ 이렇게 참회 기도를 해보라는 겁니다. 그러나 꼬라지만 보면 또 성질이 나겠죠. 그러니 자꾸 참회 기도를 하다보면 남편에 대해서 이해하는 마음을 내게 되고, 이해하는 마음을 내게 되면 내가 편안해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잘 안 되니까 하루 300배씩 절을 하라는 겁니다. 그런데 굳이 300배를 하지 않더라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방법이 있어요. 실리도 챙겨야 하고 명분도 챙겨야 하니 오늘부터 속으로 이혼을 해버리고 ‘남이다’ 생각하고 애인으로 삼으면 괜찮지 않느냐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을 좀 바꿔보세요. 정 생각이 안 바꿔지면 이렇게 기도해 보세요. 오늘부터 아침에 일어나서 108배 절을 하면서 ‘너는 남이다’ 이렇게 기도하세요.(청중들 모두 박수) ‘너는 남이다’, ‘너는 남이다’, ‘너는 남이다’ 이렇게 기도하다 보면, 남이 매달 200만원씩 가져다 주니까 좋지요. 남이 아이들을 위해서 아빠 역할을 해주니 얼마나 좋아요. 남이 가끔 와서 잠자리도 같이 해주니 얼마나 좋아요. 그러니 질문자는 남편에 대해서 남이라고 생각하고 정을 탁 끊어야 해요. 남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요. ‘내 것을 빼앗겼다’ 라고 생각하니까 화가 나는건데 ‘너는 남이다’ 라고 생각하면 점점 분이 없어질 거예요.” “네, 그렇게 한 번 해보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긴 시간 문답이 이뤄졌습니다. 질문자는 마침내 스님의 이야기에 어느 정도 수긍을 하고 스님 말씀대로 기도를 해보기로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조금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처음 질문할 때 보다는 많이 편안해진 얼굴이었습니다. 질문하신 여성 분이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홀가분해졌기를, 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기를 기원해 봅니다. 총 6명이 질문을 했는데,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고나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나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앞서 질문한 분의 이야기를 다시 언급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덧붙였습니다. “오늘 질문한 분과의 대화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죠. 첫째, 이 부부 간의 집착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죠. 딱 부부만 있으면 집착을 끊을 수 있을텐데, 자식도 생각해야 되고, 이런저런 고려를 하다보니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게 되는 거잖아요. 이런 처지에 놓인 분에게 제가 ‘그렇다면 이혼해라.’ 이렇게 말해준다고 이 분의 문제가 해결될까요? 안 돼요. 왜냐하면 이분은 지금 이혼을 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러니 질문자는 기도를 하셔야 합니다. ‘너는 남이다’ 이렇게요. 계속 독송을 하세요. ‘너는 남이다, 너는 남이다, ‘너는 남이다...’ 그러다보면 어느순간 진짜 딱 남 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러면 분노가 다 녹아나게 돼요. 내 남편이면 죽일 놈이지만 남이라고 보면 고마운 존재가 되는 겁니다. 지금 남이라고 여겨지지가 않아서 계속 힘든 겁니다. 오늘 질문자 중에는 부부갈등 때문에 괴로운 분도 있었고,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들다는 분들이 있었는데, 우리가 이렇게 얘기해 보니까 ‘그게 괴로울 일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꼭 괴로워할 일이냐?’ 하는 생각도 들지요?” “예.” “그런데 우리는 그 괴로운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웃었지요? 남 괴로운 게 뭐가 좋다고 그렇게 웃었을까요? 인생을 뒤집어보면 꼭 그게 괴로울 일만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긍정적으로, 변화된 상황에서도 좋은 점을 찾아서 우리는 나아가야 하는 거예요. 그렇게 살면 여러분도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겁니다. 부디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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