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사게에서 안희정 지사에 관한 논란을 보면서 느낀 생각입니다. 물론 실제로 현학적이고, 알아들을 수 없는 궤변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모든 말이 어렵다고 해서 그것이 정확하지 못하고, 잘 짜여진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사고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수 많은 어렵다고 느껴질, 이른바 전문서적들은 모두 폐기되어야 할 처지가 될 터이니까요. 번역 상의 문제도 있다고 하더라도, 전문서적들이 이해를 위하여 어느 정도의 사고력과 어휘력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그 말이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일단 그 말이 어려운 이유를 엄격히 분석하여, 궤변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무턱대고 어렵기에 궤변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라고 판단됩니다. 안희정 지사를 옹호하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전문가라면 글을 쉽게 쓴다는 주장이라든지, 추상적인 표현을 풀어서 쓸 수 있다든지, 뭐라도 있는냥 심오한 척 하는 것보다 내공이 있어야 글을 쉽게 쓸 수 있다는 주장 등은 솔직히 말해 매우 우려되서 글을 써봅니다. 안 그래도 철학자들이 쓴 글은 어렵다는 소리를 듣는데, 저런 말들 때문에 사람들이 안 그래도 어려운 말로 되어있는 제대로 된 서적들을 피할까봐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글로 마땅한 표현이 없어서 추상적으로 쓰여지는 경우도 분명히 있고, 또한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글들이 단지 저자의 잘못, 또는 어려운 말들이 화자의 잘못이라고 치부되는 점은 문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람들이 제대로 된 전문서적들을 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요구되는 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