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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고통을 절실히 이해하는 건 문재인 후보와 이재명 후보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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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청산의 의지를 가장 강하게 보인 후보는 문재인과 이재명이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제가 사람을 먼저 내친 적이 한 번도 없다. 우리 당을 떠나는 분들조차도 제가 비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저는 우리 당의 혁신이라는 원칙을 지켰고 그 혁신의 원칙 앞에서 타협하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지'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자나 세력은 정말 싫어할 후보였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형과 가족의 연을 끊는 한이 있더라도 공직자의 청렴을 지키려 한 것은 정말 굉장한 결단력과 의지력이었습니다. 비록 형이나 이재명이나 서로 감정적으로 몹쓸 말을 한 것은 맞지만, 이재명 후보의 형이 확실한 원인을 제공하고 어머니를 ‘인질’로 삼은 패륜을 저지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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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후보는 극우, 수구, 보수의 차이를 설명하며 국가 전체의 관점보다는 보수 세력을 개혁하는데 의지를 보였습니다. 다만 그 개혁 의지 자체가 순수한 것인지 해당 프로그램만 보고는 모르겠습니다. 정말 개혁의지를 가지고 '수구 세력'의 새누리당을 나온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대통령을 하고 싶어서 '보수 세력'의 바른정당을 만든 것인지.
5
안희정 후보의 대연정 취지는 머리로 이해는 됩니다. '여권과 야권이 통합해 국가를 개혁하자'. 그러나 자칭 '보수' 인사라는 유승민 후보조차 새누리당은 변화의 의지가 전혀 없다며 탈당을 했는데, 새누리당을 국가 대개혁 과제에 어떻게 동참시킬 것인지 안희정 후보에게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7
안희정 후보는 중장기 외교 전략의 제시보다는 일단 대통령부터 되고 보자는 인상을 강하게 주었습니다.
안희정: 사드 배치는 한미 연합 근간이라 배치해야 한다.
진중권: 사드 배치하면 중국 반발을 어떻게?
안희정: 제가 대통령 되면 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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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보수표를 얻으려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게 좋았습니다.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자세'와 '진보와 보수에서 모두 표를 얻으려는 양비론'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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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 편은 그의 정책과 국가 비전에 대한 내용보다는 그의 정치적 이미지에 관한 내용 위주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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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후보는 '한국 정치인 중에서 롤모델로 삼을 사람이 있는가'란 질문에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뽑을만한 정치인이 없다는 건지, 아니면 한국사 전체에서 단 한 명도 없다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없다고 생각하면 왜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했는데 대선 후보로 나온 사람이 이런 역사 관련 주제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는 건 실망했습니다. (tvN 대학토론배틀 시즌 6에서는 '우리나라 역대 왕 중에 가장 저평가된 왕은 누구이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온 적이 있었고, '신라 경순왕'이란 대답으로 예선을 통과한 대학생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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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느 시대로 돌아가서 대한민국을 바꾸고 싶은가?'의 대답이 정말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문재인: 초대 대통령이다. 이유는 '친일청산, 남북 분단 방지, 민주주의 시작'이다. 첫 단추를 제대로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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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 인사 후보를 구체적으로 밝힌 사람은 이재명 후보가 유일했습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사면시켜서 노동부 장관을 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는데, 대한민국에 사회주의 정책을 강력히 도입시킬 투지가 느껴졌습니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다릅니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은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를 함께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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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하게 들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국정농단 사태, 각 후보의 정치색과 과거 행적 그리고 발언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국민면접이라는 프로그램만을 보여준 뒤, 안희정 후보와 유승민 후보 중 누가 더 변론을 잘했는지 물어본다면, 그 사람은 유승민 후보를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다 배제하고, 오로지 국민면접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유승민 후보가 안희정 후보보다 훨씬 더 말을 조리 있게 잘 했습니다. 국민면접 다섯 편을 모두 본 후, 가족과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안희정 후보에 대한 의견 하나는 모두가 일치했습니다.
"안희정 후보가 민주주의를 많이 언급했지만 정확히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뭔가 두리뭉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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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는 가계의 구매력을 올리기 위해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고 했고,
유승민 후보는 한국의 법인세가 OECD 평균보다 낮기 때문에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똑같이 법인세를 올리자는 주장을 했지만, 두 후보의 서로 다른 배경과 가치관이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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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는 면접관이 복지를 위한 예산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을 때 굉장히 논리 정연하게 설명하고 구체적인 수치를 들며 세율과 예산을 계산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복지를 하는 게 아니다는 모습을 보여줘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이재명 후보는 언더도그마 정책과 포퓰리즘 복지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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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가 1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세 번 정도만 언급한 것에 비해, 안희정 후보는 프로그램 내내 노무현을 언급했습니다. 본인과 노무현의 인연이 깊다고 강조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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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를 지지하지 않는 세력은 안희정 후보를 원할까요? 아니면 유승민 후보를 원할까요?
프로그램에 대한 후기
이런 프로그램을 제작한 취지와 아이디어는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다만 방송시간을 1시간이 아닌 2시간 정도로 잡아 좀 더 심도 있게 면접관들과 후보들이 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문답하는 것을 더 보여주었으면 좋을 뻔했습니다. (아니면 100분 토론처럼 1시간 30분~40분 정도라도) 그리고 면접관들을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무게감 있는 사람들로 구성했으면 더 나았을 것입니다. 면접관들이 너무 방송인 위주였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인과 같이 기업가, 군인, 경찰, 법조인, 교사 등이 섞여서 출연했으면 어땠을까요? 대선은 5년에 한 번씩입니다. 그런 만큼 5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음에는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해 방영해주었으면 합니다. 다음 <대선주자 국민면접>을 기대해봅니다.
출처 | 국민면접 시청 후기 느낀 점 25가지 https://brunch.co.kr/@ericpark1236/26 https://twitter.com/ericpark12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