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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글쓴 고양이의 마지막.. 그 이후 이야기입니다.
게시물ID : animal_1764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르슈
추천 : 27
조회수 : 637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7/02/17 19: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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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이 보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우선 감사인사드립니다.
평소 보기만하고 가입하지 않는 소위 눈팅족이였는데 어제 일을 계기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괴로워 하는 행운이의 옆에서 제 감정과 고양이의 마지막을 기억하고자 글을 씁니다.

KakaoTalk_20170217_192759104.jpg



2017년 2월 16일 오후 10시 33분 막내 행운이는 

마지막 숨을 내뱉고 가족과 작별하였습니다.


심장이 멈추고도 30여초간 숨을 토해내던 행운이는 이내 몸이 굳었고,

고양이별로 돌아갔습니다.



2008년 12월 20일
길에서 살던 어린 고양이는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시던 어머니손에 대롱대롱 매달려 저희 집에 오게되었습니다.

어미한테 버림받아 주택가 골목 보일러 통에서 지내며 밥도 먹지 못해 죽어가던 아이였습니다.

꼬질꼬질하고 꼬리한쪽도 꺾인 어린 고양이는 집에 온지 이틀만에 완전히 적응하여

온 집안을 헤집고, 배터지게 밥을 먹고, 늘어지게 잠을 자고, 이미 저희 집에 있던 두 고양이 언니들에게 뎀비고 앵기면서

정말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다른 두 고양이들과는 다르게 애교도 부리고, 저희 엄마를 은인으로 생각하는지 

저희 엄마가 집에 어디든 가면 늘 따라오고, 옆에 있으려고 하는 모습에 온 가족이 좋아했습니다.

이미 저희 집에 있던 고양이 영원이, 승리랑도 잘 지냈구요.



원래 행운이란 이름은 부모님이 행운이보고 너는 진짜 행운아야! 우리집에와서 호강하고 지내고, 밖에서 힘든 시간 보내지 않고 말이야.

라는 생각에 지은 이름입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족에게도 큰 행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진부한 이야기같지만 행운이는 존재 만으로도 가족의 여려움을 이겨내주는 뭔가 우리집의 마스코트였고, 다른 두 고양이들도 잘 연결해주는

참 착한 아이였습니다.




2월 17일 아침 

행운이를 화장하고, 지금 행운이는 한 줌의 재로 저희집 거실에 앉아있습니다.

다음주 저희집이 시골로 이사를 하는데 마당에 뿌려줄 예정입니다.

공교롭게도 이사 전에 행운이가 죽었던것이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곳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었나 싶기도 하고.. 

저희 가족이 이사하기전 어려움이 많았는데 그 어려움을 가지고 간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2008년 12월 어느쯤 ~ 2017년 2월 17일
지구 산책을 끝내고
행운이 고양이별로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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