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위 말하는 '정의가 바로 선다'는 명제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는 사람이다. 한데 오늘 아침 낭보가 날아들었다. '이재용 구속'. 영장실질심사에서조차 뇌물 공여죄가 상당부분 인정되었다는 이야기이고, 이는 반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뇌물을 수뢰한 혐의가 상당하다는 말도 된다.
탄핵 소추되기 전인 작년 11월 말 윤호중 정책위의장이 박 대통령이 뇌물 수뢰죄 등의 모든 죄를 합치면, 유기형에 처해질 경우 최소 10년형, 최대 4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고, 무기징역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 박 대통령에게 국가 안보니 경제 따위는 허울 좋은 정치 수사(修辭))에 불과하고, 1년 남은 대통령직에 미련이 있을 리 없다. 오로지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은 대통령 감투를 벗었을 때의 일신의 안위다. 오늘 아침 추상 같은 특검과 한정석 영장 전담 판사에 의해 영향력 1위의 삼성그룹 총수가 뇌물을 준 혐의가 상당히 소명되어 구속이 결정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박 대통령의 해외 망명 내지 해외 도피 가능성은 많은 분들에 의해 제기되어왔다. 대표적인 정치인이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박 대통령을 출국 금지 조치하지 못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그가 대통령직에 있다고 하나 현재 직무가 정지되어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출국 금지 조치한다고 해서 국익이나 박 대통령 개인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 또, 헌법에 대통령은 내란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쉽게 말하면 재판에 부쳐지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소추되지 않기 때문에 그 전 단계의 수사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학계에 두 가지 설이 있으나, 법 집행 기관인 검찰청과 특검이 수사할 수 있다고 보고 수사하여 왔고, 박 대통령 자신도 최순실 의혹과 관련된 수사를 받겠다고 자원함으로써, 헌법상의 특권을 포기하였다.
따라서 현재 어느 학설을 따르더라도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가능하고, 실제로 특검에서 수사하고 있는 이상, 그 수사를 원활히 하기 위한 행정 조치인 '출국 금지 조치'를 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이 차고 넘친다. 특검은 즉시 박 대통령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법무부에 신청하고, 법무부는 즉각 시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