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향수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제가 20대 초반에는 향수를 정말 안좋아했어요. 멀미가 심한 편인데 향수냄새가 좀 컨디션이 안좋으면
멀미하는 느낌이 나서요.
그래서 향이 강한 바디로션을 사용했었죠. 자기전에 씻고 바르고 자면 이불속이 더 포근하기도 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사용했던 제품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제 향기루트를 따라오세요 ㅋㅋ
제가 처음 썼던 향수는 랑방 에끌라 드 아르페쥬.
지금은 국민향수가 되어버린 보라색 동글이 병인데요.
탑노트: 라일락, 시실리안 레몬
미들노트: 그린티 리브스, 피치 트리 리브스, 피오니
베이스 노트 : 레바니즈 화이트 시더우드, 화이트 머스크, 앰버
성년의 날때 엄마께 선물로 받았었어요. 그런데 향이 저하고는 안맞아서 많이 안뿌렸더니
아직도 다 못쓰고 남았네요.
향이 나쁘지는 않아요. 포근하고 부드럽고 조금 달달하죠, 그러면서도 약간 세련된 느낌?
근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멀미가 심해서 ㅜㅜ 이거 뿌리고 차타면 멀미를...
그래서 이 향을 맡으면 차에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요 ㅋㅋㅋㅋ
이 이후에도 몇 번 백화점에 가서 다른 향수들 향을 맡아봤지만
다 너무 나~향~수~ 하는 느낌이어서 향수는 포기 했었네요..
향수는 못쓰겠지만 향기를 포기할 순 없어! 해서 샀던 바디로션과 미스트
그 땐 향수의 향보다 씻고나서 뿌리는 바디미스트나 바디로션으로 내 몸에서 나는 체취가 더 좋았어요.
그래서 배쓰앤 바디웍스, 빅토리아 시크릿 바디로션과 미스트를 사용했어요.
그중 제가 애용했던 스윗트피와 핑크쉬폰이에요. 둘다 달달 달다구리구링한 향이 나요.
스윗트피는 좀더 사탕 바구니에 푹 빠진 기분이고
핑크쉬폰은 봄바람에 원피스를 흩날리며 걸어가는 새내기같은 향이에요.
두 향 다 아침에 나가면서 벌이 꼬일까봐 무서웠던 향들ㅋㅋㅋㅋㅋ
룸메 언니가 밤마다 바르는 로션 뭐냐고 향이 너무 좋다고 물어보기도 했었어요.
로션을 바르고 같은라인 바디미스트까지 뿌리고 잠자리에 누우면 제 이불속에서도 달달함이 막 꽃폈었어요.ㅋㅋ
그래서 지금 제 새내기 시절을 생각하면 이 달달한 두 향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지금 20대 초반이거나 막 대학교에 들어가는 친구들이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거 말고도 빅시랑 배쓰앤 바디웍스에 여러가지 제품군이 있고 본인이 선호하는 향을 찾아 직구로 저렴하게 살 수 있어요.
그리고 재작년까지 사용했던 더바디샵 자몽라인
너무 유명하죠?ㅋㅋ 저는 자몽을 좋아해서 사계절 내내 자몽로션에 자몽미스트까지 뿌리고 다녔어요.
여름에는 지나가는 애들 한테서 다 자몽냄새가 나더라고요 ㅋㅋㅋㅋ 저만 맡은건진 모르겠지만
흔함에도 불구하고 상큼해서 질리지 않는 향이에요.
그리고 외국에 나오면서 짐을 줄이기 위해 제 향기 제품군들을 모두 한국에 버려두고 왔어요.
그렇지만...정말 향기없는 삶은 무미건조 하더군요.
그러던 도중 쇼핑을 갔다가 우연히 향수 소분해서 파는 곳에 들리게 됩니다.
여러가지 향수를 시향해보고 맨 처음에 똭 꽂힌 건
돌체 앤 가바나 넘버쓰리 램프하트리스
탑 : 핑크페퍼/키위/루바브
미들 : 쟈스민/시클라벨/수박
베이스 : 머스크/샌들우드/레몬트리
처음에 너무 좋아서 뿌려놓고 다른곳 쇼핑을 한 바퀴 돌고 왔어요. 시원한 과일향이 정말 맘에 들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향이 날아가면서 있는 새콤?시큼?한 향이 갑자기 뭔가 이상한거에요. 어디선가 맡아 본 향 같기도하고.
그리고 본능적으로 뭔가 내가 싫어하는 냄새가 난다 싶었죠.
그래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미들노트에 수박이 ㅋㅋㅋㅋㅋ
제가 수박을 별로 안좋아해서.. 아 이 향이 수박 향이구나 싶더라고요.
(아마 수박향 좋아하시는 분한텐 맞을거에요. 우리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향이죠
찾아보니까 국내에선 안판다네요.. 직구하셔야 할듯)
같이 간 제 남자사람친구는 계속 괜찮은데 왜그러냐고 묻고
저는 아니라고 수박향이란걸 알고나니까 갑자기 이 향수에서 수박향만 맡아지고 애정이 확 식는다고..ㅋㅋ
그래서 다시 매장에 가서 다른것들 향을 맡아봤죠.
그런데 아까는 램프하트리스에 꽂혀서 인식하지 못했던 엄청 좋은 향이 갑자기 확 나는거에요
뭐지? 하고 다시 돌아봤어요.
그거슨 바로
샤넬 샹스
탑노트 : 파인애플/핑크페퍼/히아신스/파촐리
미들 : 쟈스민/레몬
베이스 : 머스크/파촐리/바닐라/베티베르
갑자기 이건 내 향이다 싶은거에요. 뭔가 제가 평소에 추구하던 이미지?를 연상케하는
처음 향이 톡!쏘면서 현대적인 여성을 연상케 해요. 커리어 우먼 스타일?
뭔가 일을 척척 잘 해낼 것 같은 사교적, 지성적이고 강한 이미지
그런데 탑이 날아가면서 그 톡 쏘던 이미지가 옅어지고 애교섞인 향으로 변해요.
나는 차가운 도시여자 하지만 내남자에겐 따뜻하겠지 향임ㅋㅋㅋㅋㅋ정말..
다른분들 평을 찾아보고 싶어서 검색을 해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샤넬 샹스 후기도 적고..
제가 쓰는 이 노랭이보다 핑크색 후기가 압도적으로 많더라고요. ㅋㅋ 샹스 오 땅드르요.
오 땅드르는 좀더 소녀소녀하고 자몽향이 느껴진대요.
하지만 저는 이제 더이상 소녀가 아니기 때문에...ㅋ
저한테 맞는 인생 향수 하나 찾아가네요.
사실 샤넬 향수는 작년쯤에 동생이 일본여행 갔다가 샘플용으로 된 No.5를 줘서 쓰면서 조금 애정하게 되긴 했어요.
처음엔 향이 너무 강하다 싶었는데 머리 아프게 강하진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게 점점 부드러워지더라고요.
샤넬 향이 저하고 맞나봐요.
부록으로 제 친구들이 쓰던 남자향수인데요. 남자분들 or 남친 선물용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서 남겨봐요.
페라리 라이트에센스 / 라이트 에센스 브라이트
퍼랭이
탑 : 그린애플/캘리포니아 레몬/라이치
미들 : 프리지아/오렌지 플라워
베이스 : 치쿠 우드/베치바/엠버/양치우드
하양이
탑 : 레몬/블랙커런트/배
미들 : 그린티/복숭아
베이스 : 샌달우드/머스크
옛날옛적에 남친 선물로 사줬던 향수네요..ㅎ... 네 당연히 전남친입니다.
돈도 없고 향수는 사주고싶어서 거의 한시간을 고민하다 산 향이네요
둘다 향이 조금 중성적이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파랭이가 좀더 시원한 느낌이고 하양이가 좀 더 달달한 느낌이에요
그냥 학생분들이 사기 좋은 향수 같아요..
너무 오래되서 잘 생각이 안나네요.. 향은 좋았던거 같은데 옛남친분을 별로 떠올리고 싶진 않아서 ㅋㅋㅋㅋㅋ
두뇌가 거부하는군요..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게요.
버버리 터치 포 맨
탑 : 아르테미시아/바이올렛 잎/만다린오렌지
미들 : 넛맥/화이트 페퍼/시더(향나무)
베이스 : 통카빈/베티버/화이트머스크
이건 제 친구가 쓰던건데 갑자기 좋은 향이 나서 처음엔 향수인지 모르고 바디샴푸 뭐 쓰냐고 물어봤어요.ㅋㅋㅋㅋㅋ
친구가 무슨향이 나냐고 물어봐서 달달하고 좋은 향 난다고 하니까 바디샴푸가 아니고 향수라더라고요.
이 향의 느낌은 밝고 다정한 남자의 느낌이에요 훈남이 쓸거같은 느낌. 달달하면서도 약간 섹시한 느낌도 있어요.
갑자기 확 오는 향은 아니지만 천천히 스며드는 느낌이 있는 향이에요.
이런 느낌 찾으시는 분들이 쓰면 좋을 것 같아요.
ck one 씨케이 원
탑 : 파인애플/그린노트/만다린 오렌지/파파야/베르가못/카다움/레몬
미들 : 넛멕/바이올렛/오리스 뿌리/쟈스민/은방울꽃/장미
베이스 : 샌달우드/앰버/머스크/향나무/오크모스
이 향수는.... 잘 모르겠어요 제 취향은 아니지만.. 이것도 엄청 국민향수라던데 맞나요?
친구가 자기 향수 자랑하면서 맡아보라고 했을 때 별로였는데 상처받을까봐 응..괜찮네.. 이랬던 향이에요
그냥 처음 딱 드는 느낌은 아 마초마초한 향이다.
느끼하게 마초마초 한게 아니고 그냥 남성스러움을 어필하는 청년의 느낌?
향이 한가지 강하게 확 들어오는게 아니고 사람냄새 나는 향이에요. 은근한 향
남자사람친구같은 향. 근데 그냥 진짜 남자사람친구라서 걔한테 여자친구 생겨도 질투 안나는 향ㅋㅋㅋㅋㅋ
어쩌다 보니 극딜하는것처럼 되버렸는데 ㅋㅋㅋㅋㅋㅋ 엄청 거슬리는 향은 아니에요. 적어도 멀미는 안나요.
그냥 제 취향은 아니어서 ..어울리는 사람이 뿌리면 또 느낌이 다를지도 몰라요. 제가 아직 그런분을 못만나봐서 그런가봐요.
분명 좋아하시는 분도 계실거에요.
이 향이 좋은 분들에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도 궁금하네요.
아마 이번 계기로 향수의 매력에 빠져버린 것 같아서 ㅜㅜ 돈을 많이 벌어야 할 이유가 또 생겼네요..
그래서 한국에 들어가기 전에 니치 향수를 구매해서 가려고 합니다. 혹시 좋은 거 있으면 뷰게님들 덧글 남겨 주세용<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