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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식 기자 -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에 대한 소회
게시물ID : sisa_8484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나가다12
추천 : 4
조회수 : 175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2/14 20:37:10

처음 퍼온 분의 글:


신명식 기자는 내일신문 편집국장 출신으로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진심캠프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호남에서 농사 지으면서 간간히 페북에 글을 쓰는데 어제 안철수 발언과 관련해서 2012년 단일화에 대한 글이 올라왔기에 퍼왔습니다, 참고로 문안 모두에게 비판적인 분이란걸 감안하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에 대한 소회>


마침내 '짐승' 발언까지 나오기에 몇 번을 망설이다 적는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과 안철수가 힘을 합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둘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있다. 그렇기에 이 문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는게 좋다고 본다. (내가 단일화협상 당시 문캠프 사정은 잘 모르니 이 글의 한계는 있다. 다만 단일화협상을 전후한 안캠프의 사정을 말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평생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 적이 없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최선을 찾아 '비판적 지지'를 할 뿐이다. 내가 할 일이 없나 돈이 없나 알량한 식자의 자존심이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문재인, 이유불문 백 번 잘못했다. 전적으로 그의 책임이다. 


안철수, '그의 방식으로' 선거운동 열심히 했다. 누구든 이걸로 시비 걸면 안된다.


지난 대선에서 나는 문과 안이 힘을 합쳐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보았고, 어느 쪽에서 일하든 나중에는 하나로 합쳐진다고 생각했다. 농한기를 이용해서 내 돈 쓰며 3개월 정도 자원봉사를 하는 것도 괜찮다 싶었다. 국민소통위원 이라는 명함을 주기에 젊은시절 택시노조에서 일했던 인연을 찾아 택시기사들을 만나러 다녔다.


그런데 안철수가 그런 방식으로 후보를 양보인지 포기인지 한건 정말 잘못한 것이다. 자신이 단일후보가 되면 이기고, 문재인이 단일후보가 되면 진다던 사람이 왜 그렇게 포기를 했나? 나는 그게 가장 잘못 됐다고 본다. 안철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했다.


그는 왜 포기했을까? 어느 시점에서 당 조직을 가진 문재인이 호남에서 상승세를 타면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를 앞서가기 시작했다. 박근혜와 맞붙을 후보로는 문재인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고 나오는데 정작 단일화 여론조사에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아마 여론조사를 했으면 승패는 반반이었을 것이다.


그는 패배의 위험 보다는 안전한 '양보'를 택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단일화를 위한 양자티비토론 하고 오더니 "상대는 나를 공격했지만 나는 비판할 대목이 많았지만 예의상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하수라고 본 사람에게 당했다고 생각하니 자존심이 무척 상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막후 담판이 깨지니 갑자기 캠프 간부들 몇 명 부르더니 "나 후보사퇴 합니다" 했다. 공식논의구조에서는 전혀 검토가 안됐다. 뒤에서 누구와 상의했는지 모르지만 공식선에서는 전혀 논의가 안된 걸 덜컥 발표했다. 캠프 안에서 그 누구도 그런 식의 후보사퇴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선거캠프에서 일하던 모든 사람들이 멘붕에 빠졌다. 이건 양보가 아니라 포기였다. 이유도 몰랐다. 대부분 캠프 근처에서 저녁 먹다 들어와서 날벼락 맞았다.


그 자리에서 누군가 물었다. "문재인을 도울 겁니까?"


안철수 묵묵부답.


그날만큼은 양보가 아니라 포기였다. 상처 받은 자존심 스스로 달래기였다.


그래서 나는 서둘러 오마이뉴스에 '안철수도 외면한 안철수현상의 주역들'이란 글을 기고했다. 문재인과 안철수가 계속 선의의 경쟁을 하며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것때문에 욕 많이 먹었다. 말은 옳다만 이 시점에서 허탈감에 빠진 캠프 사람들의 아픈 곳을 찔러야 했냐는 반발이다. 그런데 어쩌나, 대선은 코앞인데.

그래도 안철수는 나에게 전화해서 "글 잘봤다, 꼭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마음을 추스린후 그 후 열심히 선거운동했다. 이걸 시비 걸면 안된다. 


내가 비판하는 건 왜 누구와도 상의 하지 않고 포기인지 양보인지 했냐는 것이다. 그때 공식논의구조에서 사퇴 결정과 이후 대책까지 논의를 했다면 그야말로 살신성인 양보가 됐을 것이다. 아니, 단일후보가 되었고 대통령이 됐을지도 모른다.


안철수는 소수의 인원으로 선거조직을 만들었다. 양 캠프의 통합보다는 그걸 원했다. 그 조직에 들어가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은 뿔뿔히 흩어졌다.나는 대선 전 날까지 택시기사들을 만나고, 문재인을 지지해야 하는 논리를 정리해서 수 백명의 택시기사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선거 다음날 생업으로 돌아왔다.


안철수가 미국에서 돌아와 새정추 라는 걸 만들었다. 공동대표가 나에게 전화해서 추진위원에 이름을 올려달라고 부탁했지만 완곡하게 사양했다.그런데 명색이 공동대표들이 어느 날 새벽 멘붕에 빠졌다. 통합민주당과 새정추가 통합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온 것이다. 전혀 낌새를 못챘다. 윤여준과 김성식이 떠났고, 광주시장 공천이 유력한 윤장현은 남았다. 새정추 추진위원이라는 사람들이 통합을 '추인'해 주었다고 한다. 안철수는 다시는 이렇게 하지 않겠다고 사과를 했다고 한다. 


1년여 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할때는 누구와 상의하고 결정했는지는 나에게 정보가 없다. 자수성가한 창업자 오너의 한계인가? 그가 정치를 하려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정치지도자와 동지관계인지, 오너와 머슴 관계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그의 정치지도자로서의 소양을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특히 그가 나홀로 후보사퇴를 한 것은 여전히 용서할 수 없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지혜를 모으고,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하고, 누구 됐든 단일후보가 결정되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했다.


내가 겪은 바로는 자존심 때문에 나홀로사퇴, 이후 마음을 추스려 적극 지원운동, 이것이라고 본다. 직장까지 버리고 캠프에 참여했던 사람들(수억원의 연봉까지 포기하고 캠프에 참여한 사람도 있다), 한때 안철수현상을 갈망했던 지지자들에게 나홀로사퇴는 큰 상처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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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p=571&b=bullpen2&id=7298247&select=title&query=&user=&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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