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유부징어 형님누님들 계신 곳이라 궁금해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사소한 고민이 있어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요.
우선 전 31살 직장인입니다. 여자친구는 없고, 결혼도 언젠가 인연이 되면 하고 말면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지냅니다.
월급은 실수령 250 정도이며, 월세는 40 가량 사용, 저축은 60만원 정도만 하고 있습니다.
실손보장을 겸하는 연금보험으로 10만원 정도 내고 있고요. 지금까지 모아놓은 돈은 1000만원 가량 되네요.
직장생활은 5년차인데 주변 형들이 "30살까진 놀아도 된다"고 하도 말해서 3년은 저축 없었고요(물론 월급도 이직 전이라 현저히 낮았습니다)
물론 저축이 적습니다. 어느날 여자후배가 제 얘길 듣더니 한마디 하더군요
"선배 결혼하려면 1억은 모아야 해요."
서울시내 외곽 빌라 전세가 2억정도 한다고 치면 남자 모아놓은 돈 1억 + 여자 모은 돈 1억은 나와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근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그냥 돈이 없으면 없는대로 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심정입니다.
조금 큰 오피스텔이나 원룸 전세로도 충분히 시작할수 있지 않을까, 돈이 부족하면 서울이 아닌 외곽으로 나가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꼭 서울 시내에 아파트나 빌라를 얻어야 하는가.
그렇지 않고 꼭 서울에서 집을 구해야 한다면 난 서울에서 살아가기 위해 결혼을 하는건가.
더 큰 문제의 핵심은
만일 내 가난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느냐라고 생각됩니다
요즘 소개팅을 자주 나갔는데 어쩌다보니 여교사들을 만나게 됐는데
간접적으로 거절을 많이 받았거든요. 소개해주는 사람 통해서. 조건이 안맞는것 같다는 얘기도 좀 들었고요.
제 주변에 파혼경험이 있는 친구들 경험담을 들으면 모아놓은 돈 없어서 파혼됐다는 얘기도 종종 들리고
30대 초중반 여자들만의 단톡방을 우연히 봤다가 조건이 안좋은 남자는 버려야 한다는 얘길 보고 충격 먹은 적도 있지만 뭔가 제가 그 '조건 안좋은 남자'가 되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고요.
이래서 여자친구가 없나 생각도 들기도 하고 자신감도 떨어지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외롭긴 한데 아무나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고
(여기서의 아무나의 개념은 제가 노력하면 연인관계로 발전시킬수 있지만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사람)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면(노력조차 없다면)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계속 여자친구조차 없이 살고 있는데요.
돈을 더 모아볼까 생각 정도는 하지만 막상 1~2억이란 목표는 부담이고, 애초에 결혼은커녕 여친도 없는데 뭐하러 돈을 모으냐는 생각도 드네요.
요약하자면
1. 서울서 결혼하려면 정말 2억이 필요한지
2. 불확실한 목표를 위해 돈을 모으는게 맞는지
3. 서울기준 결혼생활 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살아가시는지
입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