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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아빠가 되려면 멀었다.
게시물ID : baby_131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성2
추천 : 49
조회수 : 2456회
댓글수 : 52개
등록시간 : 2016/03/22 12:10:53
24개월 된 아들이 있는 나이만 먹었지 여전히 철없고 와이프 표현대로 하면 눈치 없는 아빠입니다.
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질투했던 일들과 기억나는 재미있던 이야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무궁무진하게 많은 데 일단 두개 정도만..

아이가 태어나고 느끼는 건 '내가 이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고 이 아이가 나를 돌보고 키우는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본문에 등장하는 '삼삼이'라고 불리는 아이가 바로 귀엽다고 눈에 넣으면 치명상을 입을 거 같은 제 아들입니다. 

그럼...

1. 찌찌
나는 안타깝게도 엄마 젖을 먹고 자라지 못했지만 (하지만 엄마젖을 먹고 자란 형들보다 키가 우월하게 크다. 어머니는 그것은 소젖의 기적이라
말씀하시며 형제 중 가장 키가 작은 작은형을 볼 때마다 '저 자식도 소젖 먹일 걸 그랬어...' 하시며 후회하시고는 한다.) 삼삼이는 엄마 젖을 먹고 
성장했고, 모유 수유를 끊은 후 엄마의 찌찌를 만지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고 잠들어서도 한번씩 뒤척이며 엄마의 찌찌를 찾곤 한다. 

간혹 주말 와이프는 삼삼이 낮잠을 재운 뒤 동네 서점 또는 스타벅스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러 외출한다. 와이프가 문을 열고 나가면 
"제발 엄마가 올 때까지 일어나지 말아라..삼삼아.." 하며 간절히 기도한다. 하지만 무신론자인 나의 기도는 정성이 부족했는지 
삼삼이는 "찌찌.."라고 하며 뒤척인다. 다시 아이를 재우기 위해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굴 따러 간 엄마와 혼자 남은 아이가 주인공인 노래를 
토닥이며 열창했지만 삼삼이는 더 큰 목소리로 "찌찌" 하며 잠투정을 했다. 결국 나는 부성애와 희생정신을 발휘해 삼삼이의 손을 내 찌찌에 
갖다 댔다. 순간 삼삼이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그래도 이건 아니지!' 하는 표정으로 성질을 내며 "아니야! 아니야!" 하며 더 큰 소리로 울었다. 
아무리 달래도 삼삼이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삼삼이를 안고 달래며 

"야! 니 엄마꺼랑 별 차이도 없는데 왜 그래!" 라며 말했을 때 뒤에서 싸늘한 시선이 느껴졌다. 아차!..

뒤에 집에서 고생하고 있다 생각한 나를 위해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 들고 온 와이프가 서 있었다. 그때까지 아이에게 집중하느라
와이프가 들어온 인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어디 나랑 별 차이 없다는 그 찌찌 만져나 보자.." 

만져만 보겠다고 한 사람이 강하게 비틀고 있었다. 내가 '아아아악' 하며 소리를 질렀을 때 와이프는 삼삼이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삼삼아 아빠가 좋아서 소리 지르는 거야.." 

그 뒤 삼삼이는 내가 잠자고 있거나 멍하니 앉아 있으며 와서 살며시 내 상의를 올리고 내 찌찌를 비튼다. 그리고 내가 좋아서 소리 지른다고 
생각한다. 황제펭귄은 수컷이 4달간 먹지도 않고 알을 품는다고 하는데 나는 내 새끼가 고작 내 찌찌를 만지는 게 싫다. (아프다..)
뽀로로만도 못한 나는 아직 아빠가 되려면 멀었다.

2. 고자라니
아이를 키워본 아버지는 공감하겠지만, 아이와 놀아주거나 생떼를 부리는 아이를 말리다 보면 간혹 소중한 불알 주머니를 가격당할 때가 
있다. 나도 몇 번 맞아봤는데 16개월 이전 까지는 남자만이 아는 그 고통을 참을 수 있었으나 그 이후로 참을 수 없게 되었다.
추운 겨울 아이를 데리고 갈 곳이 없어 제2롯데월드에 갔을 때 건물 내부에 있는 전차 모형을 보고 삼삼이는 너무 좋아했다. 전차 모형 안에는
사진을 찍는 여학생들, 데이트하는 남녀들이 있었다. 몇 번을 나가자고 해도 삼삼이는 전차 안에서 나가지 않으려 했다. 결국 삼삼이를 강제로
안고 밖으로 나오려는데 발버둥 치며 생떼를 부리던 삼삼이의 발이 정확히 나의 연약한 불알 주머니를 가격했다.
순간 나는 하늘이 노래지고 극심한 통증에 아이를 안고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모르는 여학생들은 '저 아저씨
왜 이러지?' 하는 표정으로 바라봤지만, 그 자리에서 지켜본 데이트하던 젊은 남성들은 '아~~~' 하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아이를 안고 터미네이터가 처음 지구에 왔을 때 자세로 잠시 있었다. 짧았지만 극심한 고통으로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삼삼이가 해맑게 웃으며 나를 보며 말했다.

"아빠~ 응가?"

그래 이 자식아.. 차라리 내가 지금 응가 때문에 이 자세로 있는 거면 좋겠다.

와이프는 그렇게 놀아주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걷기 전부터 내 배 위에서 폴짝폴짝 뛰게 하며 놀아줬는데, 아이가 어렸을 때는 마치 트램폴린을 
타는 것을 지켜보는 것 같아 흐뭇했지만, 아이가 점점 크면서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아빠의 고통을 모르는 삼삼이는 지금도 내가 누워있으면 
자연스럽게 달려와 내 배 위에서 점프를 한다. 문제는 내 배의 크기는 성장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배의 크기에 비교했을 때 아이는 발은 빠르게 
큰다는 것이었다. 지난 주말 봄 거실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데 "아빠~~"하는 경고음과 함께 삼삼이가 달려와 내 배위에서 발을 굴렀다. 

"억.. 삼삼.. 억.. 그.. 억. "

그리고 발을 헛디딘 삼삼이가 정확히 고추와 불알 주머니 사이를 밟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생각이 오갔다. '와이프 말을 들을걸.. 삼삼이가 동생 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그래도 아담해서 다행이야 컸으면 더 아팠
겠지.. 그나저나 날씨는 좋구나..' 
결국 삼삼이에게 더이상 이렇게 놀면 안 된다는 것을 설명했다. 

"삼삼아 이렇게 놀면 좀 전 아빠가 아야~ 했잖아. 삼삼이도 아빠도 여기 (고추)는 쉽게 아야~ 하는 데라서 조심해야 해.."

최대한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했다고 생각했지만 삼삼이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결국 더 쉽게 설명하기로 했다.

"삼삼아 여기 (불알 주머니)에 삼삼이 동생들 아가들이 많이 있거든. 삼삼이 동생 아가들 때리면 안 되지? 그런데 삼삼이랑 놀 때 가끔
동생들이 아프데.. 그러니까 이제 아빠 배 위에서 놀지 말고 다른 데서 놀자~" 라고 했다.

엄마 닮아 영특한 아들이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뒤 삼삼이는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내 불알 주머니 근처를 만지며 '아가~" 라고 하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알기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능력이 부족한 나는 여전히 아빠가 되려면 멀었다.
출처 24개월차 아빠가 쓴 글입니다.

제발 즐겁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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