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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10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상대도 하지말라"
게시물ID : history_131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나Ent
추천 : 4
조회수 : 10251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3/12/20 18:41:34
1995년도 내가 초등학교 3학년
아니 그때는 국민학교 3학년이었지
아버지께서 가지고 오신 내 몸집만한 커다란 박스
그안에는 전략 삼국지 60권이 들어있었다
전략 삼국지 60권...그당시 가격만 30만원 정도되는 고가의 만화책이었다ㅋ
 
어렸을 적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유비 관우 장비~~가도 가도 끝없는 넓은 땅
당해낼 자 없으리 아 아~~천하는 언제나 통일이 될까 하는 주제가로
KBS에서 방영되었던 삼국지 만화가 원작인 책이었다
 
그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그저 만화책이라서 한번 읽었는데
60권을 아마 한달도 안되서 다읽었던걸로 기억...
10권씩 학교에 가지고 가서 한 반에 있는 아이들이 다 돌려봤었지
우리집 찾아와서 다음편 빌려가는 친구도 있었고 ㅎㅎ
그렇게 우리학년 전체라고 해봤자 남자 30명도 안되었지만
다 돌려봤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에 잃어버리는 책도 있었고
하지만 나는 그와중에도 20번이고 30번이고 보고 또 보고
화장실 갈때도 보고 그냥 할일없으면 봤다
말이 60권이지 만화책이라도 이거는 페이지가 200페이지 가까이되고
글자도 많아서 일반 만화책 생각하면 안됨 ㅋ
 
그렇게 읽으면서 어린 나이에 몰랐던 전쟁에 대해서 알게되고
정치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되고
두말할것도 없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함축되어 있는게 삼국지다
이 책을 접한것을 계기로 해서
소설 삼국지 중국에서 만든 20부작인가 되는 삼국지 드라마도 보고
그당시 서점에서 삼국지신문이라는 것도 있었는데 그것도 보고
아주 삼국지에 미쳐있었지
근데 이게 나이가 들수록 처음에는 유비가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조조는 그냥 나쁜 악인이구나 했던게
두 사람 모두의 입장이 되보니
그럴수 밖에 없겠더라고
누가 나쁘고 누가 잘못했고 누가 잘했고를 떠나서
그런 기준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거지
 
그책에 프롤로그에 보면 이런 문구가 있다
"삼국지 10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상대하지 말라"
그말 백번 공감한다
나는 살면서 우리 가족 친구 그 외 수많은 사람들과 부딪히고 싸우면서도 한번도
내 소신을 굽힌적이 없다
당연히 주변에서는 싸가지 없네 세상 혼자사네 그래 그럴지도 몰라
그래서 어린나이에는 그냥 닥치고 살았어
서태지 노래 이어폰에 꽂고 말이지
 
사춘기가 지나고 대가리가 크니까 더 이상 불의를 참을수가 없더라
군대 제대하고 나서는 나는 그랬다
더 이상 나를 건들지마라 나는 가시가 돋혀있었던 거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과 싸우고 트러블 일으키고 하면서도 나는 항상 당당했다
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잘못한게 없는 일이니까
나는 할말한거 뿐이라고 물론 세상이 그걸 이해해주는건 아니지만 나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거다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가 이런말을 했다
 
" 내가 세상을 배반할지언정 세상이 나를 배반하게 할 수는 없소 "
 
자신의 아버지와 다름없었던 분을 베어죽이고 난 뒤 자신 휘하에 있는 장수 진궁에게 한말이다
진궁은 조조에게 실망해 여포에게 갔고 훗날 조조에게 붙잡혀서 여포와 함께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어렸을적에는 마냥 조조는 천하의 패륜아 쓰레기 못된 놈 그랬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당시 조조의 마음은 어땟을까 어쩔 수 없이 자신을 길러준 양아버지를 죽이고
그것도 자신의 부하가 보는 앞에서...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서 그렇게 말하고 속으로 얼마나 아팠을까
개도 자기 주인은 안물어뜯는다고 오죽했으면 저 상황에서 저랬을까
진궁이 마지막으로 잡혀왔을때 조조가 말했다
 
" 한번 더 나를 위해 일을 해줄수 없겠는가? "
 
진궁은 후회하고 있었다 아뿔싸 조조를 배신해 찾아간게 겨우 여포라니...
호랑이 새끼가 개 밑으로 들어간 꼴이 아니고 뭔가....
결국 후회해도 늦었다 진궁은 떳떳하게 죽음을 택했다
 
그 사람의 언행을 보면 그 사람 인생이 보인다고...
돈 앞에서 그 어떤 인간도 자신의 본성을 숨길수는 없더라고
그래서 나는 돈은 항상 펑펑썼어
내가 100만원 벌면 그거 다쓰고.. 왜? 또벌면 되니까
그냥 그렇게 살았어 누구한테 손벌리지 않고
그래서 나는 항상 당당했어 가진게 있든 없든
근데 세상이라는게 혼자 사는게 아니다 보니 나도 상처를 많이 받았어
그래서 문제가 뭘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문제는 처음부터 있었던 거지 항상 나는 남의 의식을 생각하며 살았던거야
내 소신대로 살면서도 괜히 남한테 쓴소리 싫은소리 할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지
이제 사는 법을 알겠어
그냥 아무말안하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면 되는거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 친구들한테만 진심으로 대하면 되는것
그 외에 지나치는 인연들은 그다지 신경쓸 필요도 없는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라는것
 
내 자신이 유비가 되건 조조가 되건
그것 또한 내 자신의 본모습이라는 것
삼국지를 읽지 못한 사람은 읽어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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