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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적 진보
게시물ID : sisa_8466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쬬꼬렛맛스타
추천 : 0
조회수 : 3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10 21:49:48
2000년대 중반 노통 임기시절 네이버 덧글에서 자칭 보수 욕하는 말은 주로 수구꼴통이었습니다. 근데 그거에 대응하는 보수쪽 사람들은 수구라는 말이 뭔지도 모르고 수구진보라는 모순적인 말을 써대는 통에 비웃음을 샀었지요. 그 때는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상황 보면 진보한태 수구라는 말을 붙여도 별로 어색하지 않습니다. 뭐 안철수하고 국물당 노골적으로 밀어주는 건 성향이라 치더라도, 한 사람을 향해 질문 좀 덜 받았다고 성명서 내고 생쇼를 하고 자빠진 모습 보면 가관입니다. 단지 서울대 학벌이 아니라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만만해서 그런 걸까요?

제가 보기에는 이 나라의 소위 진보들은 현재의 구도가 바뀌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판을 바꾸려는 소위 친노, 친문쪽을 공격하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재 진영구도와 사회구조가 부조리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들의 기득권, 진보의 리더라는 밥줄을 어떻게든 지키고자 안간힘을 쓰는 것 같더군요. 지금의 사회구조를 유지하려는 쪽으로요. 실상 진보들 보면 항상 말만 좋았지 실천의지를 보인 적도 없었죠.

ㄹ혜 정부가 종식되면 단순히 진보 보수로 나뉘던 정치 헤게모니도 종말을 맞이할 겁니다. 보수(pay) 내에서도 바른정당이니 자유한국당이니 하는 것이 그렇고, 소위 진보라는 울타리에 묶였던 친노/친문, 운동권, 기타 궁물들도 갈라져 나오겠죠. 그런데 이 이후의 싸움에서 다른 진보는 무슨 수를 써도 친노친문의 벽을 넘을 수가 없습니다. 대중적 지지에서부터 이제는 정치세력까지 뭐 하나 친노친문을 넘어서는 게 없죠. 그들에겐 구체제,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으로 나뉘어 있는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만이 지들 살 길인 겁니다. 그래서 문재인을 그렇게 공격해대고 친문패권이 어쩌고 하면서 구체제의 상장인 국물당을 팍팍 밀어주는 것이죠. 수구적 행태를 좆중동이 아닌 한경오가 보여주는 상황인 겁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극과 극이 통한다는 얘기를 점점 잘 이해하게 됩니다. 극우놈들이야 거대 기득권을 쥐고 있으니 수구적이 될 수밖에 겠지만, 좌파들이 한 줌짜리 기득권 가지고 놓지 않으려고 보이는 수구적 행태는 애처로움을 넘어 추잡스럽기까지 합니다. 수구진보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도 와닿는 현 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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