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음식은 다이어트 용으로 만들어 먹은 음식은 아닙니다.
따뜻한 잔치국수가 먹고 싶은데, 제가 요즘 탄수화물 음식 섭취량이 조금 많아지면 몸이 붓습니다.
염분보다 붓기가 더 심한 듯해서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이런 괴식(?)이 탄생했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다이어트 용으로 곤약을 즐겨 드시는 분들 꽤 많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드시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 곤약이 썩 맛있지는 않습니다.
제 입맛이 좀 이상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곤약에서 비릿한 맛이 느껴져서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곤약 먹을 때면 양념맛으로 가리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특유의 맛이 잘 가려지지는 않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요리는 곤약면을 이용한 잔치국수라고 해야할까요?
이 음식의 가장 큰 장점은 갖은 채소를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잔치국수에서 소면 대신 곤약면을 쓴 것밖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1. 다시마, 멸치, 황태포채를 물에 넣고 끓이면서 육수를 냅니다.
5분 정도 지나면 다시마는 건져 버립니다. 버리지 않고 드시는 분이라도 일단 건져 내야 육수 맛이 좋습니다.
저는 워낙 황태를 사랑하고 기운 없을 때 이거 이상 보양식이 없는지라 황태를 많이 넣습니다.
나중에 건져먹는 맛도 좋구요.
멸치는 우리 강아지 몫이니 따로 챙겨두고요.
2. 채소는 일반적으로 잔치국수에 쓰는 것들 그냥 넣으시면 됩니다.
저는 양파, 애호박, 알배추를 사용했습니다.
알배추를 많이 넣으면 달달하니 맛도 좋고, 포만감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잔치국수에 넣지는 않지만, 냉장고에 굴러다니길래 넣어봤더니 비주얼은 별로인데 맛은 괜찮습니다.
욕심껏 팽이버섯도 넣어봤는데, 이건 별로입니다. 버섯 닝닝한 냄새를 잡기가 힘들더라구요.
3. 간은 적당히 하세요
국간장 조금 넣으시면 될 듯...
4. 중요한 조미료는 후추와 마늘입니다.
듬뿍 넣으세요.
미흡한 간 때문에 약간 닝닝해질 수 있는 맛을 커버하고 결정적으로 곤약의 이상한 그 맛을 잡아주는데 최고입니다.
누군가 집밥에서 길거리 음식맛이 난다면 그건 후추 때문이라고 하던데, 무릎을 치고 공감하는 맛이 됩니다. ㅎㅎㅎ
5. 한소끔 끓으면 곤약면을 물에 헹궈 물기를 쪽 짜고 대충 잘라서 넣어 줍니다.
곤약면은 그냥 따뜻해지기만 하면 되니까 살짝 한번만 더 끓으면 불을 끕니다.
6. 계란을 줄알쳐서 쫙 얹어줍니다.
황태랑 계란이 들어서 적절한 단백질 보충도 되고, 채소 잔뜩 먹을 수 있어서 좋고, 결정적으로 요즘같이 추운 날은 따끈하니 딱 좋습니다.
국물만 벌컥벌컥 다 들이키지 않으면 아주 참한 음식입니다.
아무리 다이어트 식이라도 맛있게 먹어봅시다.
어제, 그제 운동하고 돌아와서 땀이 식으면서 싸늘해진 몸을 녹이기에 딱 좋은 음식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골뱅이 무침이랑 같이 먹었다는 건 안 비밀...
재료가 서로 겹쳐서 같이 만들어 먹었다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