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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4480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베오베가는길★
추천 : 7
조회수 : 11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10 11:27:01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오그라들어 있을 오유저 분들께 한번쯤 피식하시고
불금 보내시라고, 예전 기억을 떠올려 에피소드 하나 풀어봅니다
마지막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2012년 초여름
뭐 눈만 마주쳐도 좋아죽는다는 연애 초창기
푸켓으로 3박5일 여행을 갔습니다
그녀와 나
날씨는 한없이 맑았고,
햇살이 따갑기는 했지만,
너무나 눈이 부신 날이었죠.
우리의 많은 계획들은 모든게 순조로웠고,
그곳의 모든것은 완벽했습니다.
푸켓내에서 자유로이 다니기 위해 하루에 만원 조금 넘는 돈을 주고 스쿠터를 렌탈해
알지도 못하는 길을 쏘다니며 여행을 했드랬죠..
이런 사진들도 남기면서 말이죠..
푸켓에서의 클라이막스에 치닫던 마지막 날.....
쫄래쫄래 스쿠터를 타고,
까론비치를 지나 까따비치도 지나 까따노이 해변으로 가는 길에 생긴일입니다.....
125cc스쿠터이긴 했지만,
기분만은 람보르기니 페라리 안 부럽게,
사랑하는 그녀를 뒤에 태우고 씐나게 푸켓의 바람을 가르고 있었습니다.....
까따노이입구쯤에 도착했을즈음......
전방 20m정도 앞에 있는
생전 처음보는 엄청 큰 파리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고,
이내 이 파리는,,,,
그녀의 귓속으로 쳐 박혀주셨습니다.....ㅠ
그나마 다행인것이,
지나쳐 온 길에 카타노이 현지 119(?)구조센터가 위치해 있었고,
경기를 일으킨 그녀를 내 팽겨치고,
전 냅따 그곳으로 달렸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Help me...!!!!! Help me!!!!! 뽤로우 미!!!!뽤로우 미!!!!!!"
"허리 업!!! 허리 업!!!!"
그렇게 망중한을 즐기고 계시던 그곳의 현지 아재들을 데리고 그녀에게로 달렸습니다.......
한참을 울었을 그녀도 지쳤는지,
그게 아니라면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았는지.....
갓길에 쭈그려 앉아 양쪽귀를 부여잡고 흐니끼고 있더군요......
그런 그녀를 보고,
구급대원은 태국어로 제게 물었습니다...
'무슨 문제이냐????' (어디까지나 제 관심법이겠지만 이런 내용이 아니었을까 하네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만,
어떻게든 그녀를 구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두유 노 쁠라이~~??? 잉~~잉~~~~"
쁠라이만을 외치며 한동안 손짓발짓하며.....
손가락으로 귀를 가르키며,,,," 인이어 " 를 연발했습죠.......
그걸 듣던 그녀도 피식하고,,,,,구급대원도 웃고.......
하.....어찌어찌해서 그녀를 데리고 다 같이 해양구급센터로 갔습니다....
뭘 바라면 안되겠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녀의 귓속에서는.....파리가 엄청나게 부비적거리며 그녀의 더 깊은곳을 탐하고 있었고,
그 파리님이 돌진하는 만큼 우리에게선 멀어져가셨죠......
그 파리의 흔적은 그녀의 가장 민감한 표피와 떨리는 고막만이 느낄 수 있었을 뿐.....
나를 포함한 구급대원 모두 그 파리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큰 소리로 오열하는 그녀.....
보이지 않는 파리의 존재를 부정하는 구급대원.....
아무런 조치를 해 줄수 없었던 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곳에서 눈에 보이는 핀셋을 부여잡고,
직접 그녀의 귓속을 쑤셔보았음에도........
끝끝내 짧디짧은 다리한짝 안 보여주셨던 파리님...
나 또한 파리님 존재의 유무를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기에,
그나마 그곳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했던,
그녀에게 되물었습죠...
"정말 귓속에 뭐 들어간거 맞어???"
제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싸닥션 맞을뻔했습니다..
간호사였던 당시 여친이 제게 나지막히 말하더군요....
"오빠 못 꺼내겠으면, 그냥 안 움직이게 죽여줘.......!!"
순간 또 다시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습니다.....
어떻게 귓속의 파리를 죽여야 하지/?????
핀셋을 이용한 압사???
에프킬라를 이용한 질식사???
굶겨 죽여 아사????
모든건 시간이 해결해 준다 자연사???
읭???
죽음에 종류에 대해 한참동안을 고민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익사........
그녀의 귀에 소독용 알콜을 차고 넘칠 정도로 부어줬죠........
그렇게 3분쯤 파리님께서 사망하시길 기다렸습니다.....
그제서야 평온을 되찾으신 전여친님께서 이성적 판단이 가능해지셨고......
제게 짧은 한마디 명령을 내리셨쬬.......
"오빠 병원가자....!!"
병원???
어디에 있는데????
거길 어떻게 가지???
하....점점 눈 앞이 막막해졌습니다........
되도 않는 영어로 구급대원에게 물었습니다..
"웨어 이즈 더 호스피딸????"
말끝을 한껏 올려 이것은 의문문임을 강조하였고,
최대한 동남아 기후에 맞는, 된소리로 당신들을 배려하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현지 구급아재들께서도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셨었는지,
수능 영어 듣기 평가 자세로
제 시선은 회피한 채, 귀만 쫑끗거려 주셨고...
저의 그 외계어는 울림없는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
"두유노 호스피딸?????"
순간 구급대원분께서 제 말을 알아 들으셨는지..
아이 노를 외치시더군요....
그리곤, 자기네들끼리 뭐라 말씀하시더니,
구급차에 우리들을 태워주셨습니다........
그렇게 우리들은 난생처음 구급차를 그것도 태국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도착한 곳은 빠통 종합 병원이였고,
낡긴 했지만,
예상외로 큰 규모의 병원이었습니다..
나름 응급실이란곳에 도착하여,
접수를 하고,,,,,
구급대원에게 했던 말을 천천히 반복했습니다....
"쁠라이~~~윙~윙~ 인이어 헐.......쉬이즈 베리 식.....헬프 미...."
한껏 격앙된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하려 노력하였으나,,,
그 누구도, 제 말을 이해하는 사람 없었습니다....
순간 번뜩이는 순간판단으로,
눈에 보이는 컴퓨터를 가르키며,
"유즈더컴퓨터??" "인터넷 오케??"
흥쾌히 컴퓨터 허락을 사용한 간호사분의 손목을 잡고,
컴퓨터 앞에 앉아,
구글 번역기로, 한국=태국어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녀의 귀에 파리가 들어갔다.'
오케??
'그것을 빼주었으면 좋겠다.'
오케???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상황판단을 마친 간호사님께서,,,,,
그녀가 누워있는 침대로 가,
우리 딸래미 콩순이 병원놀이에 있는 흡사한 이경으로,
(불빛을 비추는 기능 외엔 아무기능이 없는)
그녀의 귓구멍을 관찰하기 시작해 주셨습니다...
한참을 관찰하던 간호사분께서 다시 저를 이끌고 컴퓨터 앞으로 데리고 가셨고,
구글 번역기로 태국어 = 한국어 에 뭐라 뭐라 타이핑을 하셨으나,
내가 알아 들을 수 있는 말이라고는,
'아무것도, 귀, 깨끗.......'
헐.....
이 모든것이 그녀의 연극이였단 말인가....????
그녀에게 돌아가,,,
"귀에 아무것도 없다는데..!!!!"하며 버럭 소리쳤습니다....
나라 잃은 표정으로 나즈막히 오열하던 그녀가,
순간 감정이 격해졌는지,
병원 떠나가라 대성통곡을 시작하였고....
그곳의 모든 시선은 그녀의 귓속으로 향했습니다....
참이든 거짓이든,
나라도 그녀를 믿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간호사들이 모여있는 곳을 가
"아이씨!!!! 인어이 쁠라이!!! 원모어 플리즈!!!!!"
절규에 가까운 외침으로 가장 연배가 있으신 아줌마 간호사를 데리고 다시 그녀에게로 갔습니다...
첫 관찰때보다 더 진중한 표정으로,
그녀의 귓구멍속을 관찰하던 간호사 분께서,
무엇인가를 발견하셨는지,
뭐라 소리치셨고,
이내 그곳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귓구멍속을 관찰하기 위해 몰려들었고,
몇분이 지나지 않아 ,
그녀 귓속의 파리님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떙큐베리머치를 연발하며, 감사의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그렇게 푸켓에서의 마지막 날이 끝날 줄 알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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