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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 반 안철수 정서가 심각한 것 같다
게시물ID : sisa_8458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초일엽
추천 : 23
조회수 : 3111회
댓글수 : 34개
등록시간 : 2017/02/09 09:19:59
제목을 보고 좀 놀라실 분이 계시겠죠? 반문 정서가 아니라 반 안철수 정서가 심각하다니, 이 양반이 돌았나, 아니면 정파적 스탠스로 억지를 펴려고 그러나? 언론에서 호남 민심을 보도할 때 반문 정서를 입에 달고 사니 그럴 법도 합니다.
 
하지만, 제 말씀을 들어보시고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비슷한 경향을 띠지만,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를 가지고 이야기해봅시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하여 지난 2월 5~6일 무선(100%) RDD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광주/전라 지역 대선후보 지지율이 이렇게 나옵니다.
 
문재인 53.6%
​안철수 10.1%
​입니다. 이 외에 안희정 16.1%, 황교안 7.3%, 이재명 6.5%, 손학규 4.5%로 나옵니다.
 
과반 이상을 지지받는 문재인에 대해 반문 정서가 있다고 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10%의 지지밖에 못 받는 안철수에 대해 반 안철수 정서가 없다고 하는 게 옳은지 자문자답해보시기 바랍니다. 호남에 “안철수로는 정권 교체 쥐뿔도 없다. 안철수는 싹수가 노랗다.” 하는 반 안철수 정서가 팽배하기 때문에 10%의 지지밖에 못 얻는 것 아닐까요? 만일에 안철수가 비록 부산에서 데려온 양자이기는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새끼~” 하는 정서가 있었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10%의 지지율은 나오지 않습니다.
다자 대결 구도에서 과반의 지지율을 얻는 정치인에 대해 반문 정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비합리적입니다. 대선 후보 1, 2위를 달리는 후보에게는 언제나 일정 부분 비토층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정도의 의미를 부여해야지, 반문 정서로 명명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중앙일보가 자사 조사연구팀에 의뢰하여 1월 31일, 2월 1일 양일간 각각의 정치인에 대해 호감이 가는가, 안 가는가라고 물어 호감도와 비호감도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문재인은 전국 호감도가 50.3%이고 광주/전라 지역 호감도는 63.3%로 나타났습니다. 또, 비호감도 조사에서 전국 47.5%인데 비해 광주/전라에서는 36.7%로 나왔습니다. 문재인은 광주/전라 지역 조사에서 호감도가 전국에 비해 13% 더 높고, 비호감도에서 10% 가까이 낮게 나옵니다. 아니, 문재인은 광주/전라 지역에서 호감도가 제일 높고, 비호감도가 제일 낮습니다. 그러는데도 호남에 반문 정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반면, 안철수는  호감도에서 전국 27.6%로 매우 낮지만, 광주/전라에서는 45.0%으로 비교적 높습니다. 또, 비호감도 조사에서 전국 65.1%로 나왔지만, 광주/전라에서는 조금 낮게 54.2%입니다. 안철수도 광주/전라 지역 호감도가 전국에 비해 높고, 비호감도가 낮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재인과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안철수는 광주/전라 호감도에서 문재인의 63.3%에 비해 무려 18.3%보다 낮고, 비호감도에서 문재인의 36.7%에 비해 17.5%나 높습니다. 그만큼 호남에 친문 정서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반  안철수 정서가 상대적으로 팽배해 있다고  해석할 만합니다.
또한, 안철수가 호남 지역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살피면, 더더욱 호남에는 반 안철수 정서가 엄청나다고 결론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당 지역구 의원들은 2석 빼고 전부 호남에 포진해 있습니다. 호남의 언론이나 일부 호남 지역주의자들 역시 국민의당을 옹호합니다. 알앤써치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전국 지지율은 10.6%인데, 광주/전라 지역에서는 25.4%로 갑절 이상 높습니다. 국민의당은 영락없는 호남당입니다.
 
국민의당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안철수의 지지율은 다른 지역에서는 몰라도 호남에서는 월등히 높아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안철수의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은 앞서 말한 대로 10.1%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속 정당은 25.4%의 지지를 받는데, 당 소속 유력 대선주자는 절반도 안 되는 10.1%의 지지를 받는 것은 반 안철수 정서가 팽배하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문재인과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집니다. 문재인이 소속한 민주당의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이 50.8%입니다. 문재인의 광주/전라 지지율은 앞서 말한 대로 53.6%입니다. 민주당에는 문재인 말고 안희정, 이재명 등 기라성 같은 후보가 있음에도, 문재인 지지율이 소속 정당의 지지율보다 2.8%나 높게 나오는 것은 호남에 반문 정서가 있는 게 아니라 문재인으로 몰아주려는 친문 정서가 형성되고 있다고 해석해야 마땅합니다.
 
요컨대, 호남에는 반문 정서가 없습니다. 오히려 친문 정서가 커지고 있습니다. 반면 호남에는 반 안철수 정서가 심각할 정도로 팽배해 있습니다. 호남의 반문 정서 운운하는 담론은 호남 지역주의를 이용하여 호남에 할당된 의회 권력을 독점하려는 호남 토호 세력과 민주당으로의 정권 교체를 막으려는 보수 세력들이 호남과 문재인을 분리하고자, 유력 대선주자에게 통상적으로 있는 비지지층의 정서를 왜곡 과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과거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렇습니다.
 
그럼.
ps. 이 글에서 언급된 여론조사의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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