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꿀잼 알바
1편 놀이공원 귀신 아르바이트
보 수:★★
위 험 도:★
복지여건:★★★
재 미:★★★★★
경 쟁 률:★★★
처녀귀신, 늑대인간, 우물귀신
귀신 아르바이트
압니다. 생각만 해도 재미지지 않습니까? ㅎㅎ (-_-ㅎ) 놀이공원 귀신 아르바이트라... 최고의 꿀잼 알바지요. 군대 가기 전에, 이 알바를 했었는데, 친구 녀석들이 워낙에 강력 추천해서 시작했습니다. 귀신 아르바이트는 특별히 한여름 밤에만 운영되는 ‘*** 공동묘지’라고, 놀이공원 300~400M 산책로의 야외 세트를 꾸며서 운영했습니다. 경쟁률은 좀 높아서, 친구를 통해 몇 주 정도 대기하다 겨우 들어갔습니다.
사람들이 산속 길(귀신 코스)을 걸어 다니면, 곳곳에서 저승사자, 그네 귀신, 처녀 귀신을 만난답니다. 특히 친구들과 저는 우물귀신과 묘지 귀신, 늑대인간 역할로, 가장 막중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귀신 알바 코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죠. (-_- 자부심)
놀이공원 귀신 알바의 최대의 장점은, 놀이공원 내 다른 아르바이트생들과 친분을 쌓아, 다양한 놀이기구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마음만 먹으면 부메랑을 10번 이상 타도되는 거죠. 하지만 놀이공원 알바 한 달 정도 하다 보니, 더 이상 놀이기구를 안 타고 싶더군요. 짜장면 집 아들이 짜장면을 싫어하는 기분이랄까요. (-_-)
그리고 놀이공원에서는 일하는 분위기가 좋은 편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즐기러 오는 곳이기 때문이죠. 웬만하면 웃고, 웬만하면 실수도 눈 감아 주고, 웬만하면 즐겁게 지내다 가려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병원 응급실에 일한다면? 사람들이 다치고 슬프고, 무엇인가에 대해 화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도 있겠죠? 자신이 어디에서 어떤 분위기 속에서 일하게 될런지도 한 번 생각해 보아야겠죠. 병원은 대신 환자가 회복되고, 감사해하는 것에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놀이공원은 보수도 괜찮았습니다. 시급(시간당 급여)가 최저시급과 비슷한 정도였지만, 야간이나 주말에는 조금 더 급여가 지급되었습니다. 그래도 대기업? 중견기업? 같은 곳에서 일하면 급여가 밀리지 않고 잘 나오는 것도 좋았습니다. 제가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정말 아르바이트 비용을 고의적으로 늦게 지급하는 곳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좋은 회사, 큰 회사, 이름 있는 회사에 취업하라고 하시나 봅니다.
귀신 알바의 단점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아! 한 여름에만 운영되다 보니, 알바를 오래 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겠네요. 주로 시즌별로 운영되다 보니, 6월~9월 정도까지만 운영됩니다. 대신 실내 귀신의 집은 계속 운영이 됩니다.
그리고 어떤 귀신을 선택할지, 짱껨뽀(가위·바위·보)로 결정했는데, 분장하는 귀신 걸리면, 좀... 왕짜증 납니다. 피부도 상하겠지만.... 무엇보다 계속 분장하고 있어야 합니다. (-_-) 소복 입고 처녀귀신 분장하고, 사람들 많은 곳에서 국수 먹어 봤습니까? 놀이공원 다른 알바생들이 가여워합니다. 잠깐 화장실이라도 갈라치면, 처음 오는 알바생들이 식겁합니다. 갑자기 화장실에 마주치면 (-_-! 임신도 안 했는데, 애 떨어질 뻔!
# 일 과
오후 4시
출근. 우리는 어둠을 좋아하는 귀신이므로, 남들이 퇴근할 때, 서서히 일을 하러 갑니다.
오후 5시
식사 및 분장. 말했듯이 계속 분장하고 있거나, 계속해서 자기 집(?)에 위치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도 하기 전에 밥부터 줍니다. (-_-? 이득인 건가?)
오후 6시
귀신 회의. 어떻게 하면 안전하면서도, 사람들을 식겁하게 하고, 그래도 너무 놀라면 안 되고... 그래도 너무 작게 놀라서도 안 되는... 그런 되도 않는 회의를 하며 자리를 잡습니다. (-_- 회의는 왜 하는 건지...)
오후 7시
서서히 날이 어두워지면, 우리는 힘을 갖기 시작하죠.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아주 작은 조명들만 하나씩.. 하나씩 들어옵니다. 음향이 빠질 수 없죠. ‘으흐흐흐~ 이히히히~.............. 꺅!!’ 역시 음향 효과가 짱입니다. 저 멀리서 슬금슬금 먹잇감(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오후 8시
“엄마!! .......... 꺅!......... 으악!!!!” 앞 코스에서부터 손님들이 비명이 들여옵니다. ‘음~ 결정했어.’ 손님들의 비명의 양과 질을 분석하면서, 대어(간이 작아 깜짝 잘 놀라는 손님)를 노립니다. 처녀귀신 친구(男)는 바람잡이를 합니다. 저는 (-_-+) 우물 속으로 들어가죠. 5분 뒤, 드디어 대어가 옵니다. 처녀귀신이 먼저 선빵(?)을 날리며, 손님에게 다가갑니다. 처녀귀신이 다가가면 손님들은 100% 귀신의 반대쪽으로 슬금슬금 피해 갑니다. 그때, 제가 우물에서 툭 튀어나옵니다. 헉! 놀라며, 사람들이 더욱더 구석으로 갑니다. 사람들이 몰린 구석, 수풀에서 늑대인간이 손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나오죠. (0_0!) ㅎㅎ 99.9% 놀랍니다.
오후 9시
저기 커플이 한 팀 오네요. 캬~! 대어 중에 대어지요. 딱 보면 압니다. 어정쩡하게 팔짱을 낀 것도 아니고, 안 낀 것도 아닙니다. 남자친구 팔을 여자분이 살짝만 잡았을 때는... 필히 만난 지 일주일~한 달이죠. (-_-) 귀신 알바 두 달이면, 귀신같이 알아맞히죠. 이번에는 지나갈 때까지 그냥 둡니다. 소리를 지르는 건 초보 귀신이나 하는 짓입니다.
가만히 말없이 있다가... 움직이는 게 귀신 다운 귀신이죠. 살짝만 겁을 줍니다. “꺅!” 여자분이 비명을 지릅니다. “에이~, 하지 마세요.” 남자친구가 말립니다. 갑자기 달려가다 멈춥니다. “꺄악!” 여자분이 비명을 지르며, 남자친구에게 꽉 안깁니다.
“에이~, 고마 하이소.”라고 남자친구가 말하면서, 꽉 안긴 여자친구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보입니다. 귀신과 남자친구의 눈빛이 통합니다. 여자분께 다시 뛰어갑니다. “꺄~~~~약!!” 여자분이 더욱 비명을 지르며, 남자친구를 꼭 껴안고 웁니다. “에이, 고마 하이소.”라고 말하며 여자친구를 달래며 나갑니다. 남자친구가 걸어가다 뒤돌아서서........ 저희에게 고맙다고 (-_-) b 엄지 척! .............. 오늘도 착한 일을 많이 한 귀신은, 피자빵 한 주디(입) 먹으면서 휴식합니다.
오후 9시 30분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되어갑니다. 저기 멀리서 아주머니가 한 분, 초등학생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것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처녀귀신, 늑대인간이 다시 자리를 잡습니다. 저도 우물 속으로 들어갑니다. 기다립니다. 순간을 놀라게 위해서는 기다림의 미덕을 알아야 합니다. 기다리는 귀신만이 놀래킬 수 있습니다. 아... 처녀귀신(男)... 오줌이 마렵다고 말없이 화장실에 가버립니다.
아!..... 뭐야? ........ 아!...... 뭐야? 초등학생이 우물에 돌멩이를 던집니다. (-_-) 에이.. 뭐냐면서 벌떡 일어섭니다. “꺄악!” 아줌마가 황급히 반대편으로 도망칩니다. 그때, 늑대인간이 아줌마의 어깨를 딱!...... “꺄악~~~” ..... 퍽!!!! (-_0?) ......... 아줌마가 휴지 뭉텅이로 늑대인간을 쎄립니다.(때립니다) 아... 역시나 세상에 쉬운 일은 없습니다.
오후 9시 40분
퇴근. 수고했다며 귀신들끼리 위로합니다. 우리를 늘상 괴롭히는 저승사자 예비역 형님(별명:멧돼지)도 오늘은 왠지 잘해줍니다.
# 킥보드
어느 날이었습니다. 귀신알바도 두 달 넘게 하다 보니, 사람들을 겁주는 것도 지루해질 때였죠. 일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야 하지만, 땡땡치 치고, 귀신 분장하고 놀이기구 타러 갔습니다. 귀신 분장하고 소복 입고 놀이공원에 돌아다니는 것도 이제는 익숙합니다. 사람들하고 사진도 찍어주고, 악수도 합니다.
아뿔싸! 바이킹 알바가 바뀌었습니다. “내가 함 말해 보께.” 늑대인간 친구가 바이킹 알바에게 갑니다. 둘이서 뭐라 뭐라 말합니다. 늑대인간이 다시 돌아옵니다.
“A~C, 안 된단다. 억수로 빡빡하게 그카네(그러네)”
“됐다. 고마 딴 거 타자. 멧돼지(팀장 형) 짜증 낸다.”
“한 바퀴 돌고 오자. 내 아는 동생이 오늘부터 일한다고 했다. 점마(저 놈)하고 교대하면, 그때 타자.”
직장에서 가출한 귀신들은 츄러스도 사 먹고, 돌아다니면서 사람들도 좀 골려줍니다. 바이킹 아르바이트 때문에 속이 상했지만, 이제 다시 바이킹을 타러 갑니다. 늑대 인간이 전화를 합니다.
“어~ 내다. 어데고? 왔나? 그래? 그럼, 우리 지금 가께”
“왔단다. 가자. 봤제? 내가 아는 동생 온다 안카드나.”
늑대인간이 잘난 척을 하며, 우리를 이끌고 다시 바이킹으로 갑니다.
“야! 근데, 니 동생 어딨노?, 안 보이는데” “어.. 이상하네. 임마.. 왔다는데.. 내... 함 다시 전화해 보께”
“여보세요.... 야.. 햄이다(형이다) 어디고, 바이킹 왔는데, 없노?”
“행님, 저 여기 있어요.. 여기!!”
누군가 저기 멀리서.. 전화를 받으며 손을 흔듭니다.
“점마, 왜 저기 있노? 가보자.”
....................
...........
.....
..
그 동생은... 유아용 바이킹을 맡고 있었습니다. (-_-) 저희는 온갖 짜증을 다 내고, 다시 우리의 보금자리인 묘지로 돌아왔습니다.
멧돼지: 야! 너희.. 어디 갔었어..
처녀귀신: 형님, 그게 아이고요..
멧돼지: I~C, 아니긴 뭐가 아니야. 빨리 자기 자리로 가!
멧돼지 형과 바이킹으로 몹시 기분이 상한 우리는, 일할 맛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사람들을 놀래키는 일은 재미가 아니라, 노동이 된 것 같습니다.
처녀귀신: 아..... 일할 맛이 안 나네.
늑대인간: 글체.... 근데.. 저거 뭐고?
한 꼬마 아이가 킥보드를 타고 옵니다.
처녀귀신: 이야.. 재밌겠다.. 우리 저거 좀 빌려 타자.
늑대인간: 하지 마라, 멧돼지 지랄한다.
처녀귀신: 에이 잠깐인데 어떻노. 어차피 어두워서 모른다.
결국 처녀귀신(男)은 아이를 꼬드겨 킥보드를 탑니다. 그리고 킥보드를 타고, 산 밑으로 내려갑니다... 어.. 어.. 어!! 속도가 너무 빨라집니다.
슝~~~~~~~~~~~~~~
정말 엄청난 스피드로, 귀신의 집을 질주합니다. 야외 세트가 산 길 오르막 길에 귀신의 집을 만들어서, 처녀귀신의 킥보드는 내리막 길을 40km 속도로 쏜살같이 내려갑니다.
슝~~~~~~~~~~~~~~~~
멧돼지: 으.... 으악!!!!!!!!!!! (멧돼지 형이 너무 놀라 수풀로 뛰어들다 넘어집니다)
귀신들: 꺄!!!!!!!!!!!!!! 악!!!!!!!!!!!!!! (대기하던 귀신들도 모두 놀라 자빠집니다)
그렇습니다. 귀신의 집은 약속입니다. (-_-) 우리는 어느 정도 다른 귀신들의 동선과 움직임을 알지 않습니까? 예측 가능한 건 무섭지 않습니다.
그런데, 킥보드를 탄 처녀귀신은, 상식적으로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스피드로, 킥보드에 몸을 싣다 보니 발은 보이지 않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소리 없이 앞으로 죽죽 죽~ 다가옵니다.
죽~~~~~~~ 죽~~~~~~~ 죽~~~~~
그러니 대기하고 있던 다른 귀신들은, 늘 앞에서 와야 할 손님이 아니라, 갑자기 뒤에서 확~! 다가오는 처녀귀신을 보고, 모두 까무러치듯이 넘어지고, 소리치고....
그 일로, 친구들과 저는 간식으로 피자빵 대신, 멧돼지 형에게 죽어라 욕을 먹어야 했습니다.
# 후 기
하나. 언제나 친한 친구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면 재미있다.
둘. 꿀잼 알바도 2주일이 지나면 지겹다.
셋. 여자친구와 귀신의 집을 가면 좋은 일이 생긴다. (-_-*)
넷. 귀신(알바)은 사람을 너무 놀래켜도, 덜 놀래켜도 안 된다.
다섯. 놀이공원 알바는 놀이기구를 타서 재미지다. 사람 구경하는 맛도 쏠쏠하다.
여섯. 큰 회사(놀이공원)에서 알바한다고, 절대 급여가 높거나 복지가 뛰어나지 않다. 언제나 최저 시급 (-_- 망할 세상)
일곱. 귀신 옷을 입고, 절대 킥보드를 타고 산 밑으로 내려가면 안 된다.
출처 | http://naver.me/xO8ROer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