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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지지율이 왜 맥을 못 추는가
게시물ID : sisa_8455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초일엽
추천 : 12
조회수 : 257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2/08 16:06:37
어제 손학규 국민개혁주권회의 의장이 국민의당에 입당하기로 하였다. 나는 이에 따른 파급 효과가 미미하다고 단언한다. 그들은 이를 두고 거창하게 '통합'이라고 말하지만, 국민개혁주권회의가 세력처럼 보이기 위해 손 의장의 지지자들 중심으로 급조한 임의 단체이고, 손 의장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1% 내외이어서, 이번 입당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낙선하고 정계 은퇴한 노정객이 원래의 계파 정당으로 복귀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정치 이벤트가 더더욱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통합(?)의 한 축인 국민의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미미한 지지율 때문이다. 오늘 발표된 알앤써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8.7%이고, 손 의장은 1.5%이다. 도토리 키재기 수준의 군소 후보들끼리 요란스럽게 언론 플레이한들, 무슨 반향이 있으랴.
안 전 대표는 이런 무의미한 이벤트를 하기보다는,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고 그 요인을 제거하려고 노력해야 희망이 있다.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왜 맥을 못 추는가?
 
안 전 대표는 혁신이 불가능하다며 제1야당 새정련을 탈당하고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이를 발판으로 하여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반대하는 제3지대의 정치 세력을 모아 대권에 도전하려고 하고 있다.
 
바로 위 문장으로 요약되는 안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는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을 침체케 하는 부정적인 요인이 집약적으로 담겨 있다.
 
 
호남당
국민의당 의원의 지역구는 대부분 호남이다. 국민의당이 호남 지방지와 일부 호남역주의자들로부터 옹호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바로 이 점이 국민의당 오너로 각인된 안 전 대표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영남 기득권 세력들은 그동안 집권 및 기득권 유지의 전략으로 호남 혐오 정서를 퍼트려왔다. 박근혜 정권에 와서는 이것이 극에 달했다. 지금도 인터넷 상에는 보수 진영 지지자들의 홍어어쩌구 하는 쓰레기글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호남 혐오 정서가 분명 잘못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에 엄존하는 지역 관련 정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남 외의 지역 유권자들은 호남 지역당을 정치 기반으로 한 안 전 대표를 선뜻 지지하고 나서기를 주저하는 측면이 있다.
 
, 국민의당 구성원과 지지자들이 문 전 대표를 호남 홀대론이라든지 영남 친노 패권으로 공격하고, 이 때문에 문 전 대표가 호남으로의 외연 확장을 힘겨워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정치 공세는 호남 외의 지역 유권자들에게 호남 분들이 너무 문 전 대표를 괴롭히는 것이 아냐? 문재인이 호남에서 뭘 크게 잘못했는데?” 하는 동정 여론 내지 반발 심리를 불러와서 호남 외의 전 지역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것을 수월하게 해주고 있다.
 
분당 책임
정당의 분열은 당내 제 세력 간의 정치적 이익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실패해서이다. 어느 한 쪽이 전적으로 잘못한 경우는 없다. 부부가 이혼을 할 때에도 어느 한쪽에 오로지 책임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2015년 문 전 대표가 당을 이끌 때, 문 전 대표는 비주류에 당직을 최대한 안배했다. 자신의 비서실장조차 비주류의 박광온 의원으로 임명할 정도다. , 총선 대책으로 안 전 대표와 함께 공동 선대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하기까지 하였다.
 
안 전 대표는 2015년 말, 자신이 제안한 혁신 전대안이 안 받아들여지자 탈당하였다. 이 혁신 전대안은 말이 혁신 전대안이지, 당의 공식 혁신안과 자신의 혁신안을 놓고 전당대회에서 겨루어 인준받는 쪽에서 당 대표를 맡자는 안이다. 이는 전당대회에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당 대표를 당내 개혁을 명분 삼아 중도에 사퇴시키려는 정치 공세의 성격이 컸다.
 
분당 과정의 책임론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스탠스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지만, 안 전 대표와 비주류 정치인들이 문 전 대표가 4.13 총선에서 정당한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어서 혁신 전대안을 핑계 삼아 탈당하였다는 것이 사태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분당의 큰 책임은 안 전 대표와 호남 지역구의 비주류 쪽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때 호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구 의원과 정치인들이 민주당에 잔류했고, 4.13 총선에서 호남 외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민주당 돌풍을 일으킨 점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 전 대표가 협상력을 발휘해서 왜 못 막아냈느냐 한다면, 리더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요컨대, 경중을 따지자면, 안 전 대표와 호남 비주류 의원에게 더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야권 성향의 국민들은 야권의 정치 세력이 똘똘 뭉쳐 정권 교체를 이루고, 그 후에도 다 함께 개혁과 적폐 청산에 힘쓰기를 바란다. 그런 국민들의 눈에는 제1야당의 분열에 큰 책임이 있는 안 전 대표의 행보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 점이 지지율 상승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본다.
 
3지대
3지대는 여러 의미를 띤다. 가장 기본적인 의미는 제1당과 제2당의 주도권 경쟁에서 패하여 밀려나온 나가리들이 변두리에 모여 정치적 재기를 도모하는 패자부활전의 정치적 공간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대선정국에서의 제3지대론은 문 전 대표를 반대하는 정치 세력들이 개헌론으로 연대해서 문 전 대표를 통한 민주당의 집권을 저지하려는 담론의 성격이 강하다.
 
우리 국민들은 솔직히 내각제니 이원집정부제니 4년 중임제니 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다. 국회의원 한번 더 하려는 사람들, 대통령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유불리가 있겠지만, 권력 구조가 바뀐들 우리 국민들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들은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하루빨리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양산된 파쇼적 체제를 일소해서 정상적인 민주 국가로 환원시켰으면 하는 바람이 월등히 강하다.
 
안 전 대표가 이런 제3지대론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어온 점은 인정하지만, 안 전 대표가 속한 국민의당이 제3지대론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3지대론은 국민의당, 나아가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을 옭죄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이 점이 억울하다고 생각한다면, 당의 리더로서 국민의당 지도부에 제3지대론을 철회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하여야 한다.
또, 안 전 대표가 38석 제3당 소속의 대선주자이기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한들,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가기 힘들다는 우려도 그를 섣불리 지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만일, 안 전 대표가 지금 민주당 소속이었다면, 안희정 충남지사의 최근 지지율을 훨씬 뛰어넘었을 것이다.
④ 언행의 비일관성
이 외에도 안 전 대표가 지지율 바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요인은 많다. 대표적으로 정치적 기치와 입장의 비일관성이다.
안 전 대표가 내세우는 정치적 기치는 그때마다 바뀐다. 정계 입문 초기에는 새 정치’를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웠다. 2015년 분당 시에는 혁신 전도사를 자처하며, 문 전 대표를 몰아부쳤다. 4.13 총선에서는 제3당의 탄생이 우리나라 정치의 모든 적폐를 해소할 것처럼 유권자를 현혹하며 다당제 신봉자를 자처했다. 최근에는  제4산업혁명을 부르짖고 있는 듯하다.
다른 정치 세력과 연대하거나 통합하는 것에 대해서도 자신보다 지지율이 훨씬 높은 문 전 대표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손잡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정치 공학적 연대에 신물나하고 있습니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하지만, 지지율이 1% 내외의 손 의장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환영합니다. 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며 호의적이다.
이처럼 자기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말을 바꾸니까 대표적인 비호감 정치인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하여, 지지율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이는 중앙일보에서 매월 실시되는 정치인 호감도 여론조사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작년 말까지 대선주자로 이재명 성남시장이 각광받았고, 요즘은 안 지사가 뜨고 있다. 이건 새 상품이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도 정치 입문 초기에는 새 정치라는 트레이드마크로 대중의 환호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정치 입문한 지도 어언 5년이 넘어가니, 새 상품으로서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없다.
 
이제는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자세가 필요하다. 호남 지역당의 존재가 바람직한지, 야권 분열을 그대로 두어야 하는지, 정치 공학적 관점의 개헌론, 특정 정치인의 집권을 비토하기 위한 이합집산이 옳은 건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그게 옳다고 생각하거나 정략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할 말이 없다. 쭉 그렇게 호남당의 굴레 속에 분당의 원죄에 짓눌린 채 자기 편할 대로 말 바꾸어가며 오래오래 국회의원 해 먹으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또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정치적 성장을 옭죄는 이 족쇄를 깨트리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라고 조언드리고 싶다.
그 방법은 어렵지만 이것밖에 없다.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합당하여 문 전 대표와 함께 정권 교체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하여 실천하고, 정치적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면 호남당의 굴레도, 분당의 원죄도, 제3지대론의 피해도, 제3당의 한계도 봄눈 녹듯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럼.
 
 
알앤2-8.png
< 클릭하면 원본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
 
ps. 이 글에서 언급된 여론조사는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하여 지난 25~6일간 실시한 조사로,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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