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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덕후 열전 (2) - 클레멘스 8세.
게시물ID : coffee_28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카오기름
추천 : 13
조회수 : 63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2/08 00:29:39
커피는 원래 중동에서 주로 마시던 음료였습니다.
율법으로 술을 금하는 무슬림들에게 커피는 꽤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음료였죠.

유럽에서 커피를 먼저 접하게 된건 십자군 전쟁에 나간 기사들 입니다. 전쟁은 서로 다른 두 문화의 충돌이며, 그것이 매우 잔인하고 다시 벌어지면 안될 일일지라도 그 과정에서 많은 문화적 교류가 일어납니다. 십자군 전쟁중에 원정을 나갔던 기사들중 상당수가 커피를 접하게 된것이지요. 다만 이 당시에는 이교도의 음료였던 커피는 악마의 유혹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색깔부터 까맘.. 그래서 실질적으로 전파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조금씩 커피가 퍼지게 된건 르네상스 초기였습니다. 밀무역으로 들어오던 커피를 맛본 사람들은 그 맛에 빠져 벗어나지 못했지요.(현재까지 어느 문화권에서도 커피가 전파된 이후 근절된 적이 없을정도로 강력한 중독성을 가지는게 커피입니다.) 종교적으로 직접 금하거나 성경에 금지 사항이 있지는 않으니까 이교도들이 마시는 음료라는 약간의 죄책감이 있어도 점차 많은 사람들이 마시게 됩니다.

이쯤되면 종교계에서 가만히 있을수 없지요.
급기야는

"무슬림들이 즐겨마시는 커피는 사탄의 음료다. 이를 금해달라."

라는 식의 청원이 교황의 귀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 당시 교황은 클레멘스 8세.
이분이 참 대인배인게, 저런식의 청원이 들어오면 무작정 금해볼만 할텐데도, 일단 검증을 해보자라는 스텐스를 취합니다.

그리고 직접 마셔보시게 되지요.

결과는 예상하시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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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향과 맛에 반하신 교황성하는

"이렇게 맛난것을 이교도들만 마시다니 용서할수 없다능! 세례를 주어 기독교도의 음료로 삼을테니 널리 마시도록 하라능!"

이라는 결론을 내리십니다.(이게 1605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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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e-coffee.jpg

(그당시 저런컵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서양쪽에서는 클레멘스8세에 대해 저런 짤들이 돌아다닙니다.)

본인이 계속 먹고 싶어 그랬는지,
아님 그전부터 마셔왔던게 커밍아웃 당했는지,
다른 꿍꿍이가 있어 그랬는지는 모를일이지만,

모든게 종교중심으로 돌아갔던 저 시기에 유럽의 커피 보급에 큰 영향을 끼쳤음은 부정할수 없겠지요.

p.s. 그냥 썰로 돌아다니는 말이지만, 수질이 좋지않아 포도주나 맥주를 물대신 마셔대서 제대로된 정신머리가 박힐 틈이 없던 유럽에 있어, 각성효과가 있는 커피의 보급은 유럽의 급격한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활을 했다고도 합니다. 유럽의 문화적 암흑기에 가까웠던 중세시대에 미친듯이 잘나갔던 중동쪽의 문화를 생각하면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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