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은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03246 란 제목의 베오베글에 대해 내가 댓글을 쓴것이다. 진보적 성향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모였다는 곳에서 이런 글에 대해 무수한 물타기식(의도했던 안했던) 댓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에 반대 의견을 공론화 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따로 올린다.
원글에 김지영이라는 여성(들)이 성추행을 당했단 얘긴 없다, 아버지에게 많이 혼났단 얘기가 핵심이겠다, 왜 학원을 멀리다니냐, 왜 모르는 사람과 말을 섞냐, 왜 치마가 짧냐... 즉 딸의 행실에 문제를 삼은 그 시각은, 95%이상의 성폭력 사건에서 여성들이 피해자인데, 그 피해자들의 행실을 탓하는 그 시각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즉, 네가 행실을 잘 하고 다니면 그런 불쾌한 문제는 예방할 수 있다는 착각... 그 착각은 성폭력 사건들에 있어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 여성이기에, 결국 여성들이 행실을 잘 하고 다니면 그런 성폭력 문제는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점에서 그러한 시각은 성차별적 시각이 되는 것이다. 성폭력 사건들의 절대 다수의 가해자가 남성인데, 그 남성들의 평소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언행, 여성에 대한 억압적 태도 등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그런 가해는 안 했을 텐데라는 말은 거의 아무도 하지 않는 다는 사실에서, 추행을 하는 이가 잘못이며 그런 것을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선 별로 얘기하지 않는 것, 그런 면들에서 김지영(들)의 아버지(들)가 딸(들)을 "혼낸" 것은 성차별적인 것이다. 이는 명백히 젠더, 성별의 문제이다.
그런데, 다수의 댓글을 단 이들, 그 글들을 지지하는 이들이 보이는 물타기, 즉 남성도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범죄 피해는 남녀구분이 없다는 등의 글을 보면 진보적인 시선을 가진 이들도 꾀 다수가 그저 극단적인 여성주의를 비판할 뿐 대한민국의 젠더이슈에 있어서는 보수층의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성차별적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 성폭력에 압도적인 성차가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여성의 문제가 언급될 때, 좀더 관심을 갖는 것이, 남성의 문제도 중요하다고 하면서 그 여성문제에 대한 의견제시를 억누르는 것에 비해, 자신이 느끼는 그 남성의 문제, 남녀 모두가 겪는 폭력과 억압의 문제에 대해 궁극적으론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다른 사람/그룹이 겪은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에다 대고 내가 겪은 문제도 문제라고, 그러니 우리 모두가 겪은 문제라고 하는 것은 특정 그룹이 더 많이 겪는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얘기하는 그문제에 대해, 다른이들이 자신들의 문제도 중요하다고, 그러니 그런 얘기 그만하라고 할 땐 뭐라고 할 것인가? 개별문제는 개별문제로 온전히 존중받고 제대로 다뤄져야 하지 않겠는가.
15%의 인구비율인 미국흑인들 중 일부 시민들이 경찰로부터 무고히 죽은 사례가 계속 되니, Black Lives Matter 라는 운동이 몇 년전 일어났다. 시간이 좀 지나니, 70%이상을 차지하는 백인들 (라틴계가 아닌) 중 소수가 White lives matter, all lives matter 라는 구호를 들고나왔다.
온전히 지성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 중에 누가, 폭력과 억압이라는 큰 문제에 있어 어느 성이 혹은 어느 인종이 더 중요히 다뤄지고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겠는가? 그러나 위와 같은 식들의 물타기는 특정 성, 인종, 그 외 계층이 겪고 있는 그들의 독특한 어려움의 문제 제기를 저해한다. 당신의 어려움 알겠다, 그 아픔 알겠다, 그러나 그것때문에 다른 사람의 어려움과 아픔 호소를 억압하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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