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향수를 좋아하는지라 그 동안 사용했던 향수에 대해 간단히 써보겠습니다.
제 나이대는 30대 초반이니 비슷한 연령대 남자분들께서 만약 향수로 고민 중이라면
한번 쯤 눈여겨봐두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단,참고로 제조사의 각 노트에 대한 설명에 의존하진 않고 개인적인 느낌에 의존했습니다.
그래서 들어있지 않은 향을 맡거나 들어 있는 향을 못느끼는 부분도 조금 있을 수 있어요.
1. 블가리 - 뿌르 옴므 였습니다.
(현재는 사용안해서 사진은 퍼왔습니다.)
아주 대중적인 향수로 본인이 맡아도 좋고 주변 사람들도 좋아하는 향이나
좀 흔하고 지속력이 약하죠. 20세에 여친 분께 선물 받고 거의 6년 내내
사용했던 향수 였는데 지속력 때문에 거의 향이 같다던 뿌르 옴므 익스트림도
써보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전혀 다른 향이였습니다.
향수를 뿌리면 상큼하고 달달한 시트러스(오렌지가 귤로 생각하면 편합니다)와 함께
풀냄새와 쌉쌀한 차 냄새가 납니다. 저는 비냄새? 물냄새를 많이 느꼈어요.(좋은 쪽으로)
향이 거의 사라질때쯤엔 포근한 머스크(멋진 교회 오빠에게서 날 듯한) 향이 납니다.
모든 계절에 좋지만 봄에서 초여름에 사용하기 아주 좋은 향수에요.
무겁지 않고 상큼하고 너무 가볍지 않아서 많은 나이대를 커버할 것 같습니다.
(불가리 블루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2. 디스퀘어드2- 히 우드 로키 마운틴
구매한지 얼마 안되서 가장 애용하는 향수가 된 아이에요. 남자 답고 겨울에 뿌리기 좋지만
무겁지 않다고 해서 구매한 향수 인데.
첫향은 흔히 히노끼 탕 들어가면 나는 나무 냄새가 조금 나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이 납니다.
시원한 느낌이 좀 들고요 잔향은 이상하게 어렸을때 엄마나 이모 품에 안기면 나는
그 특유의 화장품 향이 나서 아주 좋았어요. 다만 이름 부터 남자 향수라서 조금 ???
하긴했지만 무겁지 않고 풀향 나무향 달콤한 향입니다. (그리 자연 친화적인 느낌보단 인조적인 느낌)
다만 뿌리는 저는 아주 만족하는데 향수 뿌리면 보통 한두번은 이거 무슨 향이에요?
물어보는 질문이 한번도 안들어온 향수라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히 우드 시리즈는 여러 시리즈가 있는데요.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없이
도전해보시면 됩니다. 20대 중후반이 좋을 듯 해요.
3. 케네스콜 - 블랙
여름용 향수로 사용했던 녀석입니다. 첫향은 시트러스의 시큼 달큼함과 화~~한 민트 느낌
그리고 약간은 비오는 날 냄새 같은 부분도 조금 있는데 시트러스 향이 가장 진합니다.
가볍고 상큼하기 때문에 너무 많이만 뿌리지 않는다면 부담 스럽지 않은 향이에요
잔향은 아까 위에서 말한 머스크 향이 납니다.
사실 남자 향수의 정석이라면
시트러스(오렌지,귤)- 페퍼(화함) or 버티베(풀향) or 플로랄 (꽃) - 머스크(사향냄새, 포근포근 달달 부드러움)
순이라서 거기서 크게 벗어나진 않습니다.
다만 사용하는 사람이 적어서 참 좋았고 무슨 향이냐고 묻는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독특하진 않아요.)
전체적으로 존 바바토스 아티샨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아주 약간 더 느끼한 느낌)
20대 중반에서 후반까지가 좋지 않을까 합니다.
4. 존 바바토스 아티샨 블랙
재작년이였나요? 남자 향수의 대 유행의 주역 존 바바토스 아티샨의 블랙 버전입니다.
그냥 존 바바토스 아티샨이 시트러스의 정석으로 상큼 달달이였다면
거기에 남자다움 능글능글함? 느끼함? 진지함? 을 추가한 버전이에요.
존 바바토스 아티샨의 시트러스에 저렇게 덩쿨 진 나무의 콤콤한 냄새를
추가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위의 향수들보다 조금 무거운 느낌은 들지만 너무 무겁지는 않습니다.(케네스콜과 느낌 비슷)
개인적으로는 쫙 빼입은 그레이 체크 정장에 빨간 행거 치프를 꽂은
뺀질뺀질하게 잘 생긴 남자(성격은 친절) 가 뿌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대 후반에 어울리겠네요.
5. 크리스찬 디올 - 파렌하이트 (화씨)
고전 명작 파렌하이트 입니다. 무거운 향이고요. 초딩 때 외국 사는 고모가
아빠 선물로 가져오셔서 맡아보고 숨이 탁 막히는 향으로 첫 만남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든 후 사용하고 나니 너무 고전이라서 사용하는 사람이 적고
요즘 트렌드에 조금 벗어나다보니 독특한 향 때문에 아주 사랑하는 향수가 되었어요.
첫향은 쌀쌀해진 늦가을에 늦은 비가와서 낙엽들이 다 떨어졌고 그 낙엽들이
쌓여 있는 냄새들이 강하게 나는 느낍니다. 저는 그 속에서 타이어? 고무 타는 냄새를 느꼈고요.
약간 매운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 끝향은 달달한 머스크 향이 나고요.
이 향을 뿌려놓으면 기분이 조금 다운되고 고독한 느낌이 드는데 그게 즐겁습니다.
어울리는 계절은 누가 뭐래도 가을에서 겨울이고요. 많이 뿌리면 주변 사람이 괴로워할 수 있습니다만
도대체 무슨 향이냐고 묻는 사람도 많고 술마시다가 도대체 무슨 향이냐고 기분이 이상하다고
자꾸만 안겨드는 아가씨를 만들어 낸 적도 있는 향입니다. (단, 한번이지만)
30대 초중반부터~~최소한 청바지에 맨투맨 차림은 아니길..
6. 크리드 - 어벤투스
니치 향수이고 어찌보면 남자 향수 끝판왕입니다. 어마무시한 가격을 뽐내는데요.
백화점에서 시향하고 외국 배송으로 125ml로 한방에 그냥 샀습니다.
(너무 비싸다보니 작은 용량은 다쓰면 다신 못 살 것 같아서요. 이게 50만원 넘었던 걸로...)
첫향은 시트러스 향이라고는 하는데 저는 파인애플의 달달한 향을 느꼈습니다.
상큼하고 가볍고 달달한데 위에서 설명한 시트러스들과는 좀 다르게 상큼하지만
톡 쏘진 않고 부들부들하게 상큼합니다. (파인애플 향 첨가된 사탕 같은)
끝은 머스크 이고 여름에 뿌리면 다들 좋다고 합니다.
요즘 니치 향수들을 많이들 쓰셔서 예전보단 덜하지만 같은 향 나는 남자를
딱히 마주칠 일은 없을 겁니다. 향수의 영감은 나폴레옹같은 진취적인 남자에서
따왔다고는 하는데 도깨비의 이동욱이나 공유에게서 나면 딱 좋을 향입니다.
돈값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주변에서 다들 좋다고 하는거 보면
좋은 향수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봄~ 초 여름 용이고 (한 여름엔 향수를 안쓰는게 더 좋다고 생각해서)
나이는 20대 후반이나 30대 초중반이 잘 어울립니다. 다만 캐주얼보다는
정장쪽에 가깝습니다.
긴 글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