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절친 친구가 있어요. 다른 모든면에서 완전 마음 잘 통하고 답정너 기질도 하나도 없는데 오늘 완전 속터질 답정너 행동을 해서 미치겠어요.
이 친구가 나쁜남자 하나에게 홀딱 빠졌는데, 이남자가 술만 마시면 친구 불러대고 다음날은 또 모른척 하고 그래요. 친구가 남자한테 우리 관계를 확실히 하자고 했더니 난 너에게는 마음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대요. 근데 어제도 둘이 술마시고 남자가 자기 집에서 자고갔다고, 나쁜놈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카톡으로 제게 상담을 한것임. 역시나 오늘도 카톡을 씹는다(무슨 공연을 같이 보러 가자 했는데 씹혔다 함), 정말 다시는 연락하지 말아야겠다, 나는 너무 상처받았다 등등등 하소연이 이어졌어요.
친구가 확실히 단념하게 하려고 '그남자는 너한테 마음없는게 확실하다. 좋아하는 여자가 공연보러 가자면 어느 남자가 거절하겠냐' 했더니
'그치만 오늘 아침에 나를 너무 사랑스럽다는듯 안아줬어' '어제는 진심이 느껴졌다고!!!'
사랑스럽다는듯, 진심이 느껴졌다는거, 너의 주관적 생각 아니냐. 술마시고 필름도 끊겼다면서 그 상황에서 그남자도 뭔짓인들 못하겠냐고 했더니 버럭 화를 내네요.
그 사람이 어제 얼마나 나를 아껴주고 해맑게 반겨주고 다정한 시간 보냈는줄 아냐고. 그 사람이 카톡 씹어서 상처받은 내 마음을 너까지 이렇게 후벼 파냐고. 너무한다고. 나는 고해성사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 꺼낸건데 이렇게 잔인하게 상처만 주냐면서. 말을 꺼낸 자기 잘못이다. 다시는 너한테 이런상담 안하마,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이런 큰 상처를 받게 되니 마음아프다는 둥......
그 상황에서 '그래 그남자도 니가 그리웠나보다. 잘 될거야. 그남자도 너한테 마음이 있네' 라고 대답을 해 줬어야 했는지.... 이 친구는 결국 그 소리가 듣고싶었나보네요.
결국 그남자랑 둘이 당사자끼리 얘기하라고. 나는 제3자라서 그날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그사람이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다고. 섣불리 단정지어서 미안하다 하고 대화 끝냈어요.
대화 끝난 후 나를 원망하는 친구가 답답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고게에 하소연이나 하려고 썼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