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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의 장그래, 장그래 아주 지겨워 죽겠네
게시물ID : gomin_13099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hha
추천 : 11
조회수 : 938회
댓글수 : 56개
등록시간 : 2015/01/05 14:15:05
모 대학교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요즘 드라마 '미생'이 대세죠?
평소 드라마 안 보던 저도 재미있게 봤고 딱히 나쁜감정은 없습니다.
 
 
사실 저는 계약직이긴 하지만 장그래처럼 극한 상황에 놓였던 적도 없고 그만큼 무언가 열심히 하다가 실패한 적도 없고
제가 계약직에 있는 게 너무 슬프고 나는 왜 안될까 힘들다ㅠㅠ 했던 적도 없습니다..
대학교 졸업하고 할거 없을때 우연히 교수님 추천으로 일을 하게 되었고
많지는 않지만 정해진 월급 꼬박꼬박 받으며 2년 채웠고 나름대로 제 시간도 많아 공부도 많이 하고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2월에 계약이 끝나면 퇴직금도 받고 3개월간 실업급여도 받게 되서 여유있게 취업준비도 하고 여행도 좀 다녀오고 할 생각입니다.
나름 꿈꾸고 있는게 있어서 지금도 서울 왔다갔다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구요.
말 그대로 극적이지도 않고 드라마틱하지도 않고 딱히 누군가에게 동정받을만한 삶을 살고 있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기성세대님들..
미생 열풍이 부니 감성 돋으시는건지.. 오차장 빙의라도 하시는건지..
오늘 점심시간 제가 근무하는 대학원 원장님과 팀장님, 차장님, 옆자리 계약직 선생님 저, 이렇게 밥을 먹었습니다.
다 부모님 뻘이죠.
평소엔 별로 신경도 안써주고 대학교 계약직, 조교 하면 그저 때되면 갈아치워지는 소모품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으시는분들이
뭘 그렇게 우리 장그래들 안타까워서 어쩌냐, 장그래들 힘내라, 을이 갑이 되는 해가 올해다, 미생이 완생이 된다 어쩐다.. 하시는지..
네, 물론 걱정해주시고 생각해주시는거 좋습니다, 감사하죠.
그런데 좋은 말도 한 두번이지.. 무슨 아련한 연민의 눈동자를 하고선 힘내라고 격려를 ㅎㅎ
것도 평소엔 그러지도 않으시던 양반들이.. ㅋ
 
 
 
덕분에 지금 점심 맛있게 잘 먹고 스트레스때문에 체해서 죽을 맛이네요 ㅋㅋ
하도 그런 소리 듣다보니까 진짜 내가 그렇게 불쌍한가? 취직 못하고 계약직 하고 있는 나는 쓰레긴가? 다른 사람들 눈엔 내가 그렇게 보이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자신감 하락이네요 ㅋㅋㅋㅋ
 
 
 
저기요, 저 괜찮거든요...
트렌디해보이고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같아 보이시려는 마음은 알겠는데 적당히 좀 하세요 ㅠㅠ
전 장그래가 아닙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계약직이라고 항상 장그래처럼 좌절하고 괴로워하고 극적으로 사는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님들이 절 그렇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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