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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북손의 포켓몬칼럼] 버터플 - 뒤바뀐 포켓몬
게시물ID : pokemongo_60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adia
추천 : 15
조회수 : 7568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7/02/04 22: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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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가 유명세를 타면서 포켓몬 1세대에 대한 향수에 젖어
어릴 때 했던 vgb? 에뮬로 하던 포켓몬 게임도 기억나고 그러던 찰나,
우연히 알게 된 칼럼니스트 글을 보고 
하루종일 그 분이 쓴 글을 정독했어요 ㅋ.ㅋ

그 중 제가 재밌게 본 에피소드들 올려봅니다.


버터플- 뒤바뀐 포켓몬

버터플.png 버터플

어릴적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을 시청하신 분들이라면 
이 '버터플' 이라는 나비를 모티브로 만든 포켓몬을 잘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그만큼 버터플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각인될 만큼 감동 그 자체였으니까요.

지우가 첫번째로 잡은 포켓몬인 캐터피가 버터플까지 진화하여 결국 지우와 이별하는 그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될만한 손에 꼽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기에 버터플의 인지도는 지금까지도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버터플2.png
-버터플과 이별하는 장면

아무튼 이 에피소드가 없었다면 버터플은 지금만큼 유명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사람들이 기억하기엔 너무나도 많은 몬스터가 존재하고
사람들은 평범하고 진부한 컨텐츠는 쉽게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버터플은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에서 손에 꼽는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중 하나를 꿰차면서 유명한 포켓몬이 되었습니다.
그 누구라도 기억에 남겨둘만큼 매우 감동적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우리가 알고 있는 버터플이 아닐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놀랍게도 우리가 알고 있는 버터플의 모습이 절묘한 우연이 만들어낸 산물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주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합니다.

001.PNG
그 의문은 매우 단순합니다.
그것은 바로 저 캐터피의 진화과정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사실 우리는 너무나도 익숙하게 캐터피가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캐터피가 진화하여 단데기가 되고, 버터플이 되는 과정은 이젠 우리에게 매우 익숙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고정관념을 깨고 보면, 우리는 무언가 이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세마리의 포켓몬 중에서 버터플의 모습이 유독 특이하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002.PNG

좀더 자세히 살펴보시면 캐터피와 버터플은 닮은 구석이 정말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어릴적부터 별다른 생각없이 자연스럽게 넘어갔던 부분이었지만
두 포켓몬은 진화과정이라기엔 의아한 기분이 들 정도로 닮지 않았습니다.

물론 진화하면서 모습이 많이 변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애벌레가 나비로 진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충분히 나비의 모습을 하고있는 버터플에게 아무런 의심을 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요?
그저 조금 닮지 않았다는 사소한 이유때문에 사람들이 버터플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것일까요?

물론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캐터피와 버터플이 다르게 생긴것과는 별개로  
이상하리만치 버터플과 너무 닮은 포켓몬이 하나 있거든요.

콘팡.png 콘팡

그 포켓몬은 바로 콘팡입니다. 
'곤충포켓몬'으로 분류되어있는 콘팡은 버터플과 아무런 연관점이 없는 포켓몬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놀라울만큼 버터플과 닮아있습니다. 

물론 두 포켓몬을 같이 비교해보지 않는다면 그 사실이 체감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닮아있는지 직접 비교해보신다면 아마 여러분들도 놀라실지도 모릅니다.


003.PNG

아무런 연관점이 없던 두 포켓몬을 비교해보는 순간 닮은 부분들이 적나라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진화과정이라고 설명해도 위화감을 없을 정도로 두 포켓몬은 공통점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일단 두 포켓몬 모두 보라색 몸통에 매우 비슷하게 생긴 더듬이를 가졌습니다.
또한 똑같이 생긴 붉은 복안을 지니고 동그란 모양의 코에 송곳니로 보이는 뾰족한 이빨을 지녔습니다.
게다가 몸통에 짧게 솟아난 손가락마저 완전히 똑같이 생겼고 다리의 생김새또한 비슷합니다.

우연이라기엔 두 포켓몬의 공통점은 너무나도 많은데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까지 닮아있을 수 있는 걸까요?

사실 두 포켓몬의 유사점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콘팡이 진화한 포켓몬도 마침 버터플과 유사한 나방형 포켓몬이거든요.

004.PNG
콘팡이 진화하면 독나방 포켓몬인 도나리가 됩니다.
하필 콘팡은 그 많고 많은 모티브중에 
버터플의 모티브인 나비와 유사한 디자인을 지닌 나방으로 진화합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나요?
대부분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넘어갔던 부분이지만
사실 콘팡이 도나리로 진화하는 모습은 캐터피보다 더욱 어이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 두 포켓몬도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으니까요.
(색..색깔...?)

005.PNG



콘팡과 도나리는 진화했다기엔 비슷한 부분을 단 한군데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마치 전혀 아무런 연관성 없는 포켓몬 두 마리를 보는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사실 사전정보 없이 콘팡을 진화시켰는데 도나리가 되었다면 
충분히 의아함을 느낄 정도로 두 포켓몬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진화과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심지어 콘팡은 번데기과정을 거치지도 않았는데 순식간에 매우 뜬금없는 모습으로 진화해버렸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이상한 진화과정이 탄생한 것일까요?

그런데 여기서 이 이상한 진화과정을 한번에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미 눈치채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도나리에게는 콘팡보다 조금 더 잘 어울리는 포켓몬들이 있습니다.

006.PNG
그렇습니다.
이상하게도 도나리는 캐터피의 진화과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위화감이 적습니다.

지금까지 알고있었던 고정관념을 깨고 보면 오히려 특이하게 생긴 버터플보다 
도나리는 좀더 나비에 가까운 생김새를 지니고 있습니다.
애초에 도나리의 일칭인 モルフォン는 morphon, 즉 몰포나비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게다가 캐터피, 단데기와 도나리의 공통점은 콘팡과 버터플 만큼이나 많습니다.
머리의 뿔과 눈동자가 보이는 눈, 배의 무늬의 유무까지 
오히려 도나리는 버터플보다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 포켓몬의 진화과정을 반대로 바꾸어놓았더니 오히려 서로 위화감이 줄어들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할까요?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가정을 할 수가 있습니다.

007.PNG

그렇습니다. 
두 포켓몬의 진화과정은 모종의 이유로 뒤바뀌고 말았던 것입니다.

버터플과 도나리는 그 위치를 바꾸어놓았을때 더욱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치 원래 저런 모습으로 진화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특히 초창기 1세대 포켓몬스터 도트를 확인해보면 이 사실을 더욱 확실히 체감할 수가 있습니다.


008.PNG
도나리와 버터플의 위치를 바꾸어놓았지만 아무런 위화감이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원래 진화과정보다 훨씬 더욱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젠 기존 진화과정이 더욱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두 포켓몬의 진화과정은 뒤바뀌어버린 것일까요?
혹시라도 이 모든 공통점들이 단순 우연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두 포켓몬의 진화과정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두 포켓몬의 몸무게가 매우 이상하게 설정되어있기 때문입니다.

009.PNG

먼저 버터플 시리즈의 몸무게입니다.
2.9kg였던 캐터피가 단데기로 진화하면서 키가 조금 커지고 몸무게가 9.9kg로 조금 늘어났습니다.

여기까지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런데 버터플로 진화하면서 갑자기 32kg로 몸무게가 뻥튀기됩니다.

이게 자연스러운 현상일까요? 
포켓몬이 진화했더니 갑자기 몸무게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놀라긴 이릅니다.
몸무게가 더욱 비정상적인 포켓몬이 있거든요.

010.PNG

도나리 시리즈의 몸무게는 더욱 이상합니다.

왜냐하면 30kg였던 콘팡이 진화를 하니까 오히려 몸무게가 12.5kg로 줄어버렸거든요
심지어 크기는 더욱 커졌는데 말입니다.

마치 수치상에 오류가 난 것처럼 몸무게가 절반 이하로 갑자기 뚝 떨어졌습니다.

이 이상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런데 여기서 더욱 이상한 사실이 한가지 더 있습니다.
그것은 두 포켓몬의 위치를 바꾸고 나면 알 수 있게 됩니다.

011.PNG

그렇습니다.
버터플과 도나리의 위치를 바꾸고나면 몸무게가 정상적으로 변하게됩니다.

캐터피는 크기가 조금씩 커지면서 몸무게가 2.9kg > 9.9kg > 12.5kg 로 천천히 증가하게 됩니다.
콘팡 또한 크기가 조금 커지면서 몸무게가 30.0kg > 32.0kg 로 자연스럽게 증가합니다.

기존의 부자연스럽던 몸무게 수치는 마지 제자리를 찾은것처럼 안정적으로 변했습니다.
정말로 두 포켓몬의 위치가 뒤바뀐 것일까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요?

012.PNG

사실 초창기 포켓몬스터 게임에서 이런 버그들은 매우 흔한 일이었습니다.

96년도에 처음 등장한 포켓몬스터 게임은 디버깅을 마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무수히 많은 버그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체육관을 깨지 않아도 배지를 주었고, 등장할 일이 없었던 뮤가 등장했습니다.
심지어 MISSING NO 라고 불리는 버그 포켓몬까지 등장하곤 했었는데요

이렇게 버그투성이 게임이었던 포켓몬스터에 두 포켓몬의 정보가 바뀌어 입력되거나 전산에 오류가 생기는 일은
충분히 한번쯤은 일어날 법한 일이었습니다.


과연 두 포켓몬의 위치가 뒤바뀐것은 사실일까요?
사실 게임 프릭크는 지금까지도 두 포켓몬의 의문과 진실에 대해 아무런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것이 과연 사실일지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후로도 계속되어 발매된 포켓몬 게임들을 통해 그들이 간접적으로 던져준 정답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3세대 포켓몬 게임에서 새로운 시스템인 '특성' 이 등장했는데
모든 포켓몬에게 특성을 부여하면서 그들이 아주 비밀스러운 힌트를 우리들에게 던져주었기 때문입니다.

013.PNG

놀랍게도 두 포켓몬은 모두 복안, 색안경이라는 같은 특성을 얻었습니다.
모든 포켓몬들에게 특성을 쥐어주는 과정에서 포켓몬 제작진들은 콘팡과 버터플에게 같은 특성을 주었습니다.
마치 두 포켓몬이 원래 진화과정이었던 것처럼 말이지요.

심지어 기존 진화과정인 캐터피, 단데기는 버터플과 전혀 상관없는 특성을 지니고있고
도나리또한 마찬가지로 콘팡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특성을 얻었습니다.

게임 프릭크는 특성을 추가하면서 우리들에게 두 포켓몬의 진화의 비밀을 말해주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014.PNG

도나리는 버터플에 비해서 인지도가 굉장히 좋지 않은 포켓몬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나리의 존재를 잊고 지내고 
심지어 작중에서도 호감형으로 등장하는 일이 적습니다.

버터플은 우리에게 친숙하고 사랑스럽고 좋은 포켓몬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캐터피가 진화한 버터플이 지우와 감동적인 이별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두 포켓몬의 데이터가 뒤바뀌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쯤 우리는 캐터피가 진화한 도나리를 보며 당연하다는 듯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버터플의 존재를 완전히 잊고 지냈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우리가 지금 아무도 도나리의 존재를 신경쓰지 않는것처럼 말이지요 


우연한 버그가 만들어낸 두 포켓몬의 뒤바뀐 운명이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제작진들의 사소한 실수가 무려 20년째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까요.


-고북손의 포켓몬도감 




다른 시리즈도 가끔씩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고북손의 포켓몬 도감 - 버터플 편 http://naver.me/5vdGhQNJ
고북손님께 허락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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