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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의 악순환이 드디어 시작됐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4838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PICA
추천 : 4
조회수 : 2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02 23:03:29
안녕하세요?
저희집은 산란계 농가를 하고 있습니다..
앞서 계란 관련된 글을 두번써서,,, 베오베에 간 적이 있었죠.
 
앞서 작성했던 글의 핵심은 두가지였습니다.
첫째로 AI초동조치 실패에 대한 정부책임이 크다는것.
둘째로 고질적인 계란 유통구조로 인한 생산농가와 소비자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것.
 
정책적 차원에서 수입계란이 들어오면서 계란시세가 점차 과거 가격을 되찾아가는 추세입니다.
최근에는 30개 기준으로 도매가가 5천원 안팎이니 소매가로는 7~8천원 수준이겠죠.
어찌됐든 개인적으로 수입계란 조치는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향후 수입계란을 계속 들여오기 시작한다면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겁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언론에서는 계란시세 폭등 이유의 하나로 생산농가와 유통상인의 물량 쟁여놓기를 지적했었습니다.
물론 일부 여력이 되고 규모가 있는 생산농가의 경우는 그게 가능했겠지만, 대부분은 유통상인의 쟁여놓기에 기인한것이라는걸
대부분의 국민들은 잘 모르십니다. 대부분의 생산농가는 쟁여놓을 시설이 있다고 해도 절대갑인 유통상인이 달라고 하면 줘야합니다..
왜냐하면 하루에 몇개씩 나오는지 뻔히 알거든요. 그런상황에서 계란을 안주고 버티면 향후 유통상인의 표적이 됩니다.
안줄수가 없어요.
 
저희집은 하루에 4만여개의 계란이 생산됩니다. 오늘 기준으로 약 1만 판. 갯수로 하면 30만개의 계란이 쌓였습니다.
유통상인들이 계란을 가져가지를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네들 창고에 쟁여놓은 그 계란을 먼저 처치해야 하기 때문이죠.
물론 계란 가격이 높아져서 소비가 덜되고,, 설 이후 개학하기 전까지가 비수기인점도 영향을 미쳤을겁니다..
 
이렇게 되면 다음과 같은 악순환이 계속 반복됩니다..
 
1. 소비자들은 수입란(원가에 이미 국민세금이 지원되어있는...)을 비싼가격에 구매해야 합니다.
   가뜩이나 대형마트의 경우 캡슐(15구, 20구 등)로 포장되어있는 계란이 매대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1판씩 주고 사먹는것보다 캡슐포장이 나을 경우도 있을겁니다.
 
2. 생산농가는 상인들이 계란을 가져가지 않아, 현금 유통이 원활하지 않고 보관장소가 없을경우 폐기처분을 해야 하는경우도 발생합니다.
   설령 유통상인이 가져가더라도 생산농가에서부터 신선하지 못한 계란을 공급하게 됩니다. 먼저 낳은계란부터 넘길테니까요. 당연히..
 
3. 유통상인은 쟁여놓은 계란을 팔아야 하니,,,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하지 못한 계란을 계속 공급하게되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앉게됩니다.
 
위 3가지가 계속적으로 반복되면 결국 소비자, 생산농가, 유통상인 모두가 피해를 보는 구조가 됩니다.
물론 그 원인제공을 누가했느냐하면 최초 AI초동조치 제대로 못한 정부. 그리고 물량부족사태를 가지고 돈벌어먹을려고 장난질한
일부 생산농가(95% 영세한 생산농가 제외)와 유통상인이겠죠. 마지막으로 이러한 상황을 그저 관망만 하는 농림부와 양계협회 등 관련 관공서..
 
이런 상황에서 양계협회나 정부에서는 어떤 일련의 협의를 거쳐 국내산 계란가격을 대폭 낮춰서 계란 유통의 숨통을 좀 틔워주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는데,
전혀 어떠한 움직임도 하지 않고 그저 관망만 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언론또한 이런 측면에 대해서 그 누구도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자극적인 기사... 흰계란이 맛있냐 영양이 좋냐... 이런 아무 의미없는 기사만 써왔습니다. 요샌 AI나 계란에 대한 기사도 별로 없더군요.
 
이러한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되어있는게 참 씁쓸합니다.
영세한 생산농가에서는 유통망을 뚫으려고해도 답이없습니다. 생산을 하면서 유통을 하는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군납이나 관공서 납품은
이미 농협이나 거대 대기업에서 대량 구매의 이점과 정치력을 활용하여, 모두 독점 납품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이요? 더 어렵습니다..
 
물론 생산농가도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점에서는 저 또한 공감합니다. 더욱 노력해야함이 지당합니다..
참고로 저희집은 정부에서 하라는 해썹인증이나 무항생제 인증... 적극적으로 다 했습니다. 특히 해썹인증은 인증제도 도입초기에 저희 도에서 최초로
받았을정도로 많음 비용과 노력을 해서 신선한 계란 품질좋은 계란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 계란을 가지고 유통상인들이고,, 지자체고 모두 장난질뿐입니다.
심지어 농장에서 자체적으로 계란을 팔려고 치면 지역 계란장사들이 난리가 납니다... 계란 장사를 할수도 없습니다.
 
저도 이제는 정치질을 좀 해볼렵니다. 저 또한 아는사람 통해서 통해서... 대기업,, 관공서 납품하도록 아쉬운소리하고 빽도 좀 써볼렵니다.
이런 악질적이고 엿같은 유통구조를 지난 수십년간 그 어느 누구 하나 관심도 없고, 고치려고 노력도 하지 않네요.
 
일개 영세한 생산농가에서는 뭘 할수가 없네요...이게 현실인가 봅니다.
오유분들은 관심이라도 좀 가져주시길 간절히 빌어봅니다.
 
두서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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