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던게 오유저 여러분.
5년 만에 복귀 한 아재가 그냥..
지난 이틀간 다시 던파를 플레이 해보면서
기억 난 던파에 얽힌 추억담과
오랜만에 플레이를 하면서 받은 충격(...)과
느끼고 생각했던 점들을 주절주절 여기에 다가 남겨봅니다.
예전의 던파가 생각이 납니다.
패기롭고 잉여로웠던 20대 시절 제 생활의 일부였자
게임 초창기 오베 때부터 함께 했던 던파..
와우 보다 정말 꾸준히 오랫동안 플레이했었던 던파..
제 던파 첫케릭이 남귀검 그리고 소울브링어였었는데
남귀검 1차 각성 발표때 시연된 블라슈를 보고 느꼈던 전율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렇게 열정적이던 호갱유저인 제가
게임을 접게 되었던 계기는 뭐 별거 없습니다.
그냥 뇌없플이 야심차게 기획했다고 주장하는 이벤트 하나 겪어보고
현자타임이 와서 접었습니다.
게임을 2011~2012년 초에 접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쯤엔 던파 역대급 병신크리티컬 흑역사인 키리의 약속과 믿음 이벤트가 있었지요
뭐.. ㅂㅅ같은 이벤트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긴 했었지만..
기억하는 병신같은 이벤트들 중에서 최고봉 이였던 민수찾기 이벤트보다
더 최악인 약믿대란때는 정말 세기말이 온 듯 전 서버가 난리가 났었습니다.
게임 밸런스는 파괴되어 정말 돈 많았던 헤비 현질+과금러들에게 기울어져 갔고,
게임 내 분위기는 정말 강원랜드 카지노 못지않게 도박판이 되어갔으며,
하루에도 헤비현질러들이 13, 15강화 성공 실패 시스템 알림이 미친듯이 울려펴졌었죠.
(덤으로 약믿 되팔이 장사꾼들도 덩달아 날뛰기도 했었습니다.)
그땐 진짜 게임이 끝물이라서
운영진이 이제 한탕하고 뜨자라는 마인드라서 이러는건가 싶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 기억나는 것들중에 제일 불쌍했던 사람이 약믿대란터지기전에
어디 서버였는진 기억안나는데 전섭 최초 +16흉박 성공했던 사람이
젤 불쌍하다고 생각했던게 기억나네요)
아무튼 이런 병신같은이벤트 때문에
저는 던파에 질려 게임을 접게 되었고,
현실앤파이터로 접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교 졸업반 되기직전이자
사회초년생이던 저에게 취업준비와 더불어
현실에도 존재하는 부익부빈익빈과
도박중독에 대한 체험을 미리 맛보게 한 다음 현실게이트를 타게 해준..
네오플의 조낸고마운 배려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고마워요 뇌없플
게임을 접은 후 저는 현실 속에서 참 바쁘게 살았습니다.
게임 상에서 하멜을 돌며 석상을 줍줍하고
녹도를 돌며 앵벌이를 하며 스펙업을 하고..
가끔 앵벌이가 지겨워지면
고던이나 헬 열어서 놀기도 하고..
그렇게 번 돈으로 이계에 가기 위해
기본 준비 소비템을 사서 이계를 갔던 것처럼..
현실 속에서 접었던취업공부 끝에
힘들게 취업을 했고..
또 노예처럼직장생활을 하며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으고
불안정한 세상 믿을건 내 능력밖에 없다 싶어
여러 가지 자격증 공부를 하고..
취업 후에도 꾸준히 스펙쌓기에 몰두를 했고..
그러다보니 바쁘게 정신없게 살다보니
제 인생에서 던파는 점점 잊혀져 과거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5년이라는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버렸고,
어느새 저는 30대 아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매일 저녁 퇴근 후 잠들기 전까지 위키와 유투브를 보면서 잠이 듭니다.
그러다 설 연휴 전 유튜브로 우연찮게
어떤 유저가 다크로드로 플레이 한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그 영상을 보는내내 말로는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뭔가가 참 뭔가 아련한게 그립더라고요.
그래서 설 연휴 마지막날 클라이언트 설치를 하고 접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중국인 우렁각시들이 다녀가진 않았을려나
기대는 했지만 현실은ㅋㅋ 응 그런거 없어.
아무튼 로그인을 하고 서버접속 후
케릭터 선택창이 딱 열리는 순간 감회가 새롭더군요.
첫 케릭이자 던파 내 제 분신이였던 소울테이커가
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자리에서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저를 기다리고 있던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몇 초간 짧고 굵은 감상에 빠진 후 아라드로 접속을 했는데
사실 그때부터 정말 충격의 연속이였습니다.
접속 전 대전이 이벤트라는게 생겨서
싹 갈아엎어졌다고 듣긴 들었는데
이건 뭐.. 제가 기억하던 던파가 아닌 새로운 게임을 하는 기분이더군요.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아라드가 처음엔 너무나 낯설었습니다.
플레이를 하며 처음으로 충격을 받았던게..
너무나도 달라진 마을의 모습이였습니다.
제 기억 속 엘븐가드는 없어지고
헨돈마이어, 웨스트코스트.. 는 시궁창으로 바뀌었고..
기억하는 NPC들도 달라지고.. 달빛주점도 개박살이 났으며 ㅠㅠ
그놈의 키리년은 여전했지만
뭔가 암울했던 언더풋이 메인마을로 우뚝 서서
화려하게 변신해 있던 모습이 참 낯설더군요.
게임 시스템 상으로도 너무 대격변을 해서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레테의 강물이 없어졌고 마음대로(!!) 스킬을 찍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던가
못보던 스킬트리들도 별의별게 많이 생겨났고..
발컨지수 도입해서라도 쩔을 막으려했던
과거의 네오플이 지금은 버스기사 이벤트를 도입해서
공식적으로 쩔 받는걸 장려하는 모습이라던지...
새로운 케릭터들이 많이 생겨서
이젠 케릭을 봐도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것과..
제가 활동하던 길드는 이젠 유령길드가 되어버린듯 했고..
나름 카시야스/질풍 하면 그땐 좀 알아줬었는데..
제가 한창 게임 할 때 최종 던전이자 졸업템 파밍의 장소였던
이계는 이제 하나로 통합되어 1분 내로 컷되는 모습들..
덤으로 그렇게 파밍하기 힘들었던 크로니클 아이템들은
이제 거쳐가는 템들이 되었고..
제 급습툼스6셋+쉐도우레이지3셋은 그렇게 똥이 되었습니다..ㅠㅠ
모으는데 정말 힘들었는데.. 몇 년이 걸렸는데..ㅠ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무기이자
결장무기였던 유성락이
이제는 20만원대에 거래가 된다던가..
새로운 성장형 무기??와 레전더리라는 유닉위의 새로운 템등급...
던파 속 세상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이 바뀌었음을 느꼈습니다.
일단 오랜만에 플레이 했던 소감은
새로운 컨텐츠들이나 던전..
그리고 시나리오 에픽퀘를 플레이하면서
재미는 확실했었습니다.
예전처럼 생각없이 반복적으로 던전을 돌기보다
뭔가 이제는 제대로 된(?) 스토리가 생긴것 같다고 해야하나..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네오플이 복귀유저나 라이트유저들을 위해서
많은것들을 준비해서 배려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고요.
하지만 이래저래 정말 많이 바뀌어있는걸
직접 눈으로 보니 개인적으로는 만감이 교차를 하더군요.
분명 재미는 있는데...
묘하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아 이래서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옛날에 느끼던 감정들과 생각들이 하나 둘.. 떠오르더군요.
군대에서 군번이 꼬여 1년 만에 휴가 나왔을때
1년 만에 나는 그대론데 세상이 참 빠르고 많이 변해가는구나 라고 느꼈던
그때 그 감정을 게임을 통해서 또 한번 새롭게 느낄 수 있었고,,
(아마 게임속 제 소울이도 새로운 아라드를 보면서 똑같이 느꼈을려나요..?)
그 옛날 아무것도 가진건 없었지만
대학생이라는 신분에서 본분을 망각해야만
가질 수 있던 잉여한가로움..
그 한가로움 속에서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던파를 플레이하던
20대 때의 제 모습이 그리웠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전만큼 빡세게 게임하기도 힘들 것 같고..
아직까지 복귀 후 게임에 적응하기엔 시간이 좀 더 걸릴 듯 싶지만
제 분신인 소울로 아라드에서 끝을 볼 때 까진 당분간 즐겁게 게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여기까지 쓰잘데기 없이 길기만 긴 없는 한 아재의 추억담..
그리고 복귀소감을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