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정말 많이 많이 좋아하는데
결혼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없어 헤어지게 되었어요.
종교가 이렇게 큰 걸림돌이 될 줄은 첫 만남 때 상상도 못했어요.
부모님의 반대에 여자친구에게 '나만 믿어' 라는 확신을 줄 수 없었어요.
여자친구를 너무 좋아하지만, 저에게는 부모님의 존재도 엄청 크거든요.
이럴 땐 너무 화목한 우리 가족이 잠시나마 미워지네요.
2년이 넘는 연애기간 동안..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보이고, 아무것도 안들리고, 그저 여자친구만을 바라봤지만,
끝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어느 순간, 그때부터 조금씩 힘들어졌어요.
마냥 행복하다가도 언젠가 끝이 올 것이란 생각에 울적해지곤 했어요.
무엇보다 가장 미안한건
이런걸.. 이러한 사실들을 진작에 제가 먼저 얘길 꺼내고 관계를 정리했어야 했는데..
헤어지기 무서워서 지금까지 끌고 왔어요.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그 순간 순간들은 제 생애 어느 때 보다 행복했거든요.
결혼을 빨리 하고자 하는 여자친구에게 확신을 줄 수 없는 사람..
아니, 안될 걸 알면서도 헤어지는 것이 무서워 계속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
정말 단 한마디의 변명이라도 할 수 있다면..
종교만 아니었다면, 우리 앞으로도 계속 서로 좋아하며 지낼 수 있었을 거야..라고 변명하고 싶어요.
주위 환경에 굴복해버린 스스로가 너무 무책임하고 초라해보여요.
차라리 대판 싸우고 나쁜 감정으로 가득찬 상태에서 헤어지면, 눈물이라도 안날 것 같은데..
아직 좋아하는 감정이 가득한 상태에서 헤어진거라, 정말 잊기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서로 몸도 마음도 힘든 시기에 헤어졌으니.. 더 힘들거구요.
언젠가 세월이 지나 돌아봤을 때, 행복한 순간만이 가득했던.. 그런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땐, 눈물보다는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전 끝까지 바보같은 사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