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Corsair K95 RGB 적축 사용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내일 출근 때문에 자야 되는데 12시에 키보드에 쌓인 먼지를 보고 급 청소 욕구가 생겨 1시간 동안 닦고 문지르고
청소를 하더니 사용기를 적고 있군요 -_-;; 내일 출근 어쩔...
1. Corsair K95 RGB 적축은??
바로 이렇게 생긴 녀석입니다.
감성 빼면 시체를 커세어(일명 허세어)에서 내 놓은 기계식 키보드죠.
흔히들 기계식 키보드 중 적축의 끝판왕 하면 커세어를 많이들 꼽으시는데,
이 녀석은 그 커세어 키보드들 중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녀석입니다.
키보드 왼쪽에 달린 18개의 매크로키, 전 키 RGB LED 지원,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전키 매크로 설정 가능 등등등
다양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키스타일에 알류미늄 상판으로 인하여 디자인적으로도 최첨단을 달리고 있습죠.
가격은 자비 없는 30만원대. 게다가 국내 정발판은 무조건 106키 배열을 따르고 있습니다.
아니 근데 사실 국외 제품 104키 버젼을 사더라도 큰 의미는 없는 것이... 하단 키 배열이 변태 배열이라 키캡 놀이를 못합니다.
필코 마제스터치2 닌자 갈측(US 104키 버젼)과의 비교샷입니다.
펑션키 크기가 다들 다르죠? 그래서 해외 버젼을 직구하더라도 키캡 놀이는 제일 하단부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안습.
2. 적축이란?
제가 기계식 키들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잘 소개 되어 있는 블로그 글을 퍼왔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커세어는 흑축을 제외한 갈축, 적축, 청축, 그 외에도 최근 회축(일명 스피드축), 저소음 적축을 내놨는데요.
제 키보드는 이 많은 축들 중에서 적축 버젼입니다.
각 축마다의 특징이 있지만 적축의 가장 큰 특징은 낮은 키압과 상대적으로 적은 소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키 압이 낮다는 것을 실감하는 것이, 손을 키보드 위에 올려 놓고 멍 때리고 있다가 어느 순간 무한 입력되는 키를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냥 손가락을 키 위에 올려 놓는 것만으로도 키가 눌려 버리는 것이죠.
특히나 적축은 청축이나 갈축과 달리 키가 입력되었다는 신호가 없기 때문에 무심결에 키를 누르고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자 입력에 좋아서 장시간 타자를 치더라도 손가락에 피로가 덜하죠.
실제로 저는 커세어 적축을 약 1년 반 정도 써왔는데, 가장 좋았던 것이 자소서를 미친듯이 쓸 때,
하루에 몇 만자씩 타자를 치더라도 손가락에 피로감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커세어 전에 쓰던 멤브레인의 경우 손가락에 피곤함이 여실히 느껴졌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소음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소음을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습니다.
키가 보강판을 때리는 것은 소위 말하는 구름 타법을 이용한다면 어느 정도 감소가 가능하고, 요즘 나오는 키보드들 중에는 내부 흡음재를
삽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Corsair K95 RGB 적축 같은 경우 흡음재가 없습니다.
또한 스페이스나 엔터, 쉬프트 등 펑션 키 일부에 체리식 스테빌라이저를 채용하고 있는데, 이 경우 금속음이 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윤활을 통해 금속음을 잡아줄 수 있다고는 하는데, 저는 순정을 사용하고 있어서.
하우징 아래 쪽에 살짝 보이는 금속이 바로 스테빌라이저입니다.
3. 개인적인 사용기
1) RGB 기능
아무래도 Corsair K95 RGB에 가장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부분은 RGB 기능입니다.
위에 사진은 청소를 하면서 키캡을 다 벗겨 내고 찍은 사진이고, 아래 쪽은 불을 끈 상태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위에 모니터가 켜져 있어서 약간 뿌옇게 나오네요.
아무튼 이런 총천연색 RGB 기능을 지원하고, 저는 각 개별 키를 단색으로만 설정하여 이용하고 있지만
웨이브 기능이나 키를 눌렀을 때만 LED가 들어오는 등 각종 다양한 조명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디자인
Corsair K95 RGB 같은 경우 디자인이 정말 이쁩니다.
일단 비키스타일이라 다른 키보드들에서는 하우징에 가려진 키캡 하단 부분이 그대로 노출되고, 이를 통해 체리 키와 LED가 드러납니다.
이렇게 말이죠.
그래서 좀 더 매력이 느껴지는 면이 있습니다. 뭔가 비밀스러운 속살을 훔쳐보는 느낌이랄까.
또한 알루미늄 하우징을 차용하고 있어 다른 키보드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면이 있습니다.
사진에 보시면 뭔가 재질이 플라스틱이 아닌 것 같죠?
검은색 알루미늄 하우징입니다.
알루미늄이라 정전기가 일어나지 않으면서도 금속 특유의 느낌을 살리고 있습니다.
3) 왼쪽의 매크로키
사진에 보시면 키보드 왼쪽으로 총 18개의 매크로 키가 위치해 있는 것이 보이실겁니다.
이 매크로키는 각종 기능을 다 입력해 넣을 수 있습니다.
특정 문장이나 단어를 입력하는 것에서 부터 마우스 움직임과 키보드 입력 동시 반영, 특정 프로그램 실행 등등등
MMORPG 같이 키를 많이 쓰는 게임을 하는 분들에게 유용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키들을 많이 쓰지는 않고, 프로그램 실행용으로 2개, 매크로 입력용으로 1개만을 사용하고 있지만 무척 편하긴 합니다.
이 매크로키 외에도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일반 키를 이용해서도 다양한 매크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전용 소프트웨어 화면인데요, 현재 창은 LED 설정 창이고, 왼쪽 위 액션 기능을 이용하여 매크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4) 키감
위에서 적축 특유의 느낌을 설명했습니다.
사실 저는 커세어가 체택하고 있는 체리 적축 외에 다른 축들, 오테뮤나 게이트론 등의 적축을 써보지는 못했습니다.
키보드 타건 매장에 가서 잠깐씩 두들겨 보기는 했는데, 솔직히 몇 초 두들겨 본 것 만으로는 체리와 오테뮤의 차이를 잘 모르겠더군요.
키보들 리뷰글들에서는 오테뮤가 체리보다 약간 무겁다고 하기는 합니다.
여하튼, 커세어가 체택하고 있는 체리 적축은 가벼운 키압이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키압이 낮아서 입력이 쉽지만, 그만큼 원하지 않는 키가 눌리면서 오타의 가능성도 있죠.
실제로, 이 키보드로 롤을 하면서 올라프 도끼를 q키를 눌러 던지는데 w키가 동시에 입력된 적도 많습니다.
넷째 손가락으로 q를 누르면서 무의식 중에 셋째 손가락이 w를 건드린 것이 입력이 되 버린 것이죠.
필코 갈축이나 레오폴드 흑축을 이용했을 경우 해당 문제점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문서 작성용으로 커세어 적축을 가장 애용하는 것은 손가락의 피로가 가장 덜하기 때문입니다.
커세어 적축 치다가 레오폴드 흑축을 치면 체감상 키압이 3배 쯤 올라간 것 같고 손가락에 부담이 팍팍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_-;;;
요새는 사무실에 리얼포스 무접점을 갖다 놓고 쓰고 있고, 집에서는 문서 작성할 일이 거의 없다보니 주력 키보드 자리를 내줬습니다만...
그래도 제 취준생 시절 자소서 작성을 함께 했던 든든한 동지였죠.
5) 소음
간혹가다 질문글에 사무실에서 쓰려고 하는데 기계식 키보드 추천해주세요~ 라는 글에 적축이나 갈축 추천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리얼포스 무접점 저소음 버젼 외에 사무실에서 쓰는 용도로 아무 키보드도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기계식은 태생적으로 소음을 동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스태빌라이저도 그렇고 보강판을 때리는 소리도 그렇고.
아무리 내부 흡음재를 넣고 신형 축이라는 저소음 적축을 개발하고, 윤활을 하고, 구름 타법을 사용한다고 해도 소음은 어쩔 수 없어요.
소음은 기계식 키보드 중 가장 조용하다는 적축 조차도 극복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입니다.
사무실 동료들이 키보드 소음을 용인하는 분위기라면 모를까, 적축이 조용하다고 사무실 들고 가서 쓰시는 순간
건너자리 팀장님이 자신을 노려보는 것을 느끼실 수 도 -_-;;;
그래도 가장 시끄럽다는 청축에 비하면 확실히 적축이 조용하기는 합니다만... 그냥 집에서 쓰세요...
6) 키캡
커세어 키보드에서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가 ABS 키캡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키보드는 전부 4개로 커세어 적축, 리얼포스 무접점, 필코 갈축, 레오폴드 흑축입니다.
이 중 커세어를 제외한 나머지 3개는 모두 PBT 키캡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필코 갈축은 ABS 키캡이나 PBT로 개인적으로 교체하였습니다.)
이중에서 커세어를 가장 오래 사용했고, 애정하고 있지만 키캡에 있어서만큼은 커세어가 가장 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106키 버젼에다가 하단 배열이 일반적인 키보드들과 달라 키캡놀이를 할 수 없는 커세어 키보드이기에 이 점은 더욱 아쉽게 다가옵니다.
ABS 키캡이 단순 플라스틱 느낌이라면, PBT 키캡은 뭔가 보들보들한 느낌이 아주 좋고 ABS에 비해 오염에 강합니다.
정말 하단 배열을 다른 키보드들과 동일하게 가져가서 키캡 교체를 수월하게 해주던가 PBT 키캡을 내놨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4. 마무리
자 이정도로 약 1년 반 정도 사용한 Corsair K95 RGB 적축에 대한 개인적인 사용기를 마치겠습니다.
사실 논RGB 버젼을 쓰다가 AS 받으면서 중간에 RGB 버젼으로 업그레이드 교환 받기는 했지만, 키는 똑같으니 1년 반이라고 하겠습니다 -_-;;
혹시나 이 제품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최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상으로 허접한 리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