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패러디의 원작인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는 1865년 살롱전에 출품되었습니다. '점잔과 위선을 구분하지 못한 파리 시민들은 공적인 장소에서 저토록 노골적인 작품을 보면서 ‘정든 유곽’의 기억을 떨쳐내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150년 전에 작품에 대한 예술계의 평입니다. 15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높이 평가 받는 예술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단지 정치 풍자에 쓰였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주최한 전시회였다는 이유로 그 국회의원과 작품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면 그것이야 말로 시대착오적인 소위 우리가 말하는 '꼰대'스러운 상황입니다.
표창원 의원이 주최한 전시회에 걸린 그림을 이유로 윤리심판원에 회부된다는 것은 2가지 측면에서 부적절합니다. 첫째로 작품의 적절성과는 별개로 회부된다는 사실 자체가 예술계에 대한 탄압입니다. 전시회의 의미 자체가 시국과 정치에 대한 풍자의 의미를 담고 있는 상황에서 반성해야할 정치권력이 여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자 예술의 영역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그 그림은 부적절하지 않습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이 만천하에 밝혀진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민간인의 부적절한 관계를 풍자하는 것은 명예훼손도 아니고 허위사실유포도 아닌 표현의 자유의 영역입니다. 또 단순히 나체라는 이유로 그림이 자극적이라는 발언은 예술에 대한 이해 없이 일차원적이고 원초적인 차원에서의 접근이며 우리의 마음에 녹아들었던 역사와 명화에 대한 모욕입니다. 이 작품을 풍자가 아닌 본인에 대한 도발이고 모욕이라 생각한다면 예술이 아닌 외설로 보일겁니다.
무구한 역사와 함께 예술은 국민의 개몽을 담당해왔습니다. 우리는 압니다. 시인들의 손가락을 짓밟고 노래와 그림을 불태워버렸던 작자들이 누구인지를. 예술을 사회적 정치적으로 묶어버리는 건 민중의 눈을 가리고 입을 막는 행위입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표현에 자유에 대해 예술의 탄압에 대해 정치권력이 반성해야할 시점에서 전시회에 정식으로 출품된 그것도 명화를 패러디한 작품 때문에 주최자가 윤리의원회에 회부된다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게다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치던 야당의 행보라니 더욱이 믿을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