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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르스키님께 – 왜 문재인이어야 하는가?
게시물ID : sisa_8388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나엘
추천 : 9
조회수 : 60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1/23 06: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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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답글로 쓰려다가 너무 길어져서 따로 글 올립니다.

저도 처음 님의 글을 읽었을땐 이건 또 뭔 분탕종자야?’ 라는 생각이 들어 무시하려고 했지만

공격적인 댓글들에도 하나하나 진지하게 답변을 하면서 토론하려는 진심이 보여서

진짜 고민하고 있는, 향후 우리의 동지가 될 수도 있는 분이라 믿고

비록 어설픈 개인의 의견이지만 성실히 설득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님이 거론하신 문재인에 대한 부정적 의견들을 요약해보면

문재인과 민주당은 정말 부패하지 않았는가?” 라는 질문과

정치철학이 무엇인가?” “국가를 이끌만한 자질을 보여줬는가?”

모든 선거에서 패배했는데 또 대선후보로 나서는게 맞는가?”

정책 방향 중 특히 로스쿨 관련 문제에 대한 입장과 사시생들에게 보인 태도,

그로 인해 정경유착, 부정부패의 뿌리를 끊을 수 있을까?” 일듯한데


부패에 관해서라면, 문재인은 99.999% 깨끗하다고 장담합니다.

작곡가 김형석씨가 말했죠. 까면 깔수록 팬이 되고 말것이라고.

저도 지난 대선때 노무현 사람이라 그냥 찍었지만, 최근에 수 많은 글과 자료들,

그의 행적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노빠에 이어 문빠가 돼버렸습니다.

원양어선 선장이던 친동생 일화, 청와대 근무시절 찾아온 친구들 문전박대당한 일화 등등

조금만 찾아보시면 청렴결백한 그의 성품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와 증언들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민주당 전체로 본다면물론 아니지요. 의원만 해도 백명이 넘는데 어쩌면 당연하겠지요.

그런데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고 지지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예전에 비해서 몹시 깨끗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더욱 더 깨끗해질 것이고 그 중심에 문대표가, 문대표가 목숨걸고 지켜낸 시스템 공천이, 그로 인해 영입할 수 있었던 깨끗하고 능력있고 신선한 표창원, 박주민 등등 소위 문재인 키즈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스템 공천’. 저는 문대표를 높게 평가하는 키워드로 하나만 꼽자면 이거라고 봅니다.


님이 말씀하신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급한 폭탄이 기득권세력이 로스쿨을 이용해 기득권을 세습하는 것이라는 것도 동감합니다만, 저는 그것보다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폭탄이 정치권의 특히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이라고 봅니다. 결국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 그걸 하기 위해선 아무리 뛰어난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한 개인의 힘만으론 불가능합니다.


소위 직업정치인들, 국회의원 뱃지 다는 것에 목숨거는 정치꾼들과의 적당한 타협이 없이는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무엇하나 마음대로 하기 힘들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현실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러하셨죠. 우리 모두가 목격했듯, 또 뒤늦게 후회하고 분노했듯, 이번에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문재인이 아니라 다른 누가 대통령이 된다한들 과반수도 안되는 의석들가지고 대개혁을 한다고 할때,

설사 이재명이 칼춤을 춘다고 할때 적들의 집요하고 치열한 반대와 저항을 어떻게 이겨낼지 상상해보면

안철수라면 몇 달도 안돼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징징댈테고, 이재명이라면 고소 고발만 수십건 하다가 꺽여서 부러질것이라 예측됩니다.


그래서 문재인입니다.

문재인은 이미 지난 총선때 비슷한 상황에서 이겨냈습니다. 그 당시 민주당 내부의 계파갈등은 한국 정치의 축소판이었죠.

님께서는 모든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하셨지만, 지난 총선에서는 현 국민의당 인간들의 온갖 공격과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승리했습니다(호남에서 졌으니 실패라고 한다면 또다른 논쟁거리가 되겠지만…)

그때부터 입니다. 집나간 민주당 지지자들, 원조 노빠들이 다시 희망을 품고 민주당으로 모이기 시작한 것이, 저처럼 최근 몇년간 민주당후보에게 투표는 하되 비례대표는 정의당에 주었던 사람들조차 민주당이 정말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걸 느끼며 열광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재인이 그때 보여준 바보스러울 만큼의 우직함,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원칙을 지켜내는 든든함, 최근에 말했던 우리를 공격하려거든 먼저 나를 밟고 가라는 얘기가 가장 믿음직한 근거가 아닐까 합니다.

앞서 말했듯 야권 후보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적들과 보수언론은 물론 한경오 같은 진보언론이라고 하는 것들까지 모두가 합심해서 맹렬히 물어뜯으려 할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진정한 개혁과 적폐청산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문재인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문재인 못지 않게 좋아하는 안희정도 이번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안희정은 정말 열심히, 진심으로 그들과 대화하고 설득하려하겠지만, 그의 순수한 진심으로는 결코 그들의 잔인한 공격을 이겨낼 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로스쿨 문제를 포함한 정책 등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세부적인 면에서는 저도 님처럼 문재인이라고해서 전부 다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노무현 대통령만큼의 해박한 지식이나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은 부족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상관없습니다.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처럼 리더가 모든 분야에 해박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조조형이냐 유비형이냐 따진다면 저는 오히려 유비형 리더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800명이 넘는 싱크탱크가 있고, 수많은 참모진들이 있으니 그들끼리 치열하게 연구하고 토론하면서 더 좋은 정책 만들어내는 것이 한 명의 천재가 주도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해 세상 유래없을 만큼의 더 열광적이고 지랄(?)맞은 수백만명의 열성 지지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이라면 환장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정책들, 세부 전략 전술까지 맹목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 과로로 숨진 여성 공무원에 대해 올린 문대표의 페북 글에 여성 지지자들의 공격에서 보여지듯, 특정 정책에 대한 불만과 비판은 오히려 긍정적이고 건강한 민주주의의 일부분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더욱 님과 같은 분들의 비판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이라면 그 아무리 껄끄럽고 날카로운 지적이라도 국민들의 의견이라면 기꺼이 경청할 사람입니다.


님의 지인들처럼 문대표에 열광하는 지지자들이 첫번째 덕목으로 청렴결백, 정직함, 우직함 등 인성을 거론하는 것이

어찌보면 님이 지적한 것처럼 뚜렷한 정책 방향이나 정치 철학 등에서 내세울게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깨끗하고 정직한 건 인정. 그런데 정치인으로, 대통령감으로 그런 걸로 뭘 할 수 있는데?” 라는 질문들.

저는 이것이 현재의 대한민국 정치현실에서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은 지나칠 정도로, 가끔 결벽증이라 공격받을만큼 개인적인 물욕은 물론, 명예욕이나 권력욕도 없는 사람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대선도 본인 의사가 아니라 주변에 의해 등떠밀려 나왔고, 또 그로 인해 님의 말씀처럼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여러가지 헛점들도 보였고, 결과적으로도 패배했습니다.

소위 정치평론가나 언론 등 전문가들 중에는 패배 요인 중 하나로 문재인의 낮은 권력욕을 지적하기도 했죠.


그러나 그 패배 후, 박근혜 정권 하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면서 정치인으로서의 문재인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정권교체를 못한 데 대한 스스로의 반성도 있었고 그래서 더욱 치열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기 시작하면서

정권교체를 위한 목표의식과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치밀한 로드맵과 전략 전술을 구상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부터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필드에서 싸워줄 신선하고 능력있는 정치 신인들부터 정책과 전략을 만들어낼 참모들과 교수및 전문가들까지.

지금까지 발표한 정책들만 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는지 충분히 느껴집니다.

또한 현재 보여주고 있는 행보들을 보면 일정, 타이밍, 홍보 등 각 분야에서 참모진들이 정말 일 잘하고 있다는 것이 한눈에 보여져서 지지자로서 너무 뿌듯합니다.


제가 문재인에게 열광하고 기대하는 것은 유비같은 인품에 관우같은 올곧은 성품을 지녔기 때문일 겁니다.

훌륭한 인재들을 알아보고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 그들로부터 무한한 존경심과 순수한 열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면서도 원칙과 상식에 위반되는 요구나 공격에 대해서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커다란 산과 같은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당신들이 머리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해서 만든 가장 좋은 정책이라면 그대로 하세요. 저들이 아무리 반대하고 방해하더라도 신경쓰지 말고 밀고 나가세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원칙과 상식이 무너져버린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는 그 어떤 뛰어난 정책이나 비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쩌면 책임지겠다는 말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의 말이라면 믿음이 가는 그런 리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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