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시작되자마자 끝나버린 연애.
예상을 했어도, 준비를 아무리 해도 막아낼 수 없던 그 뒤의 저릿함,
가만히 앉아 있어도 미칠 듯 쿵쾅거리는 심장,
어디로 눈을 돌려도 달려오는 오랜, 수많은 기억들,
불 꺼진 방안이 못견디게 두려웠던 밤을 위로해 준 건 저승이의 눈물과 이야기였습니다.
행복했던 순간만 남기고, 슬프고 괴로웠던 순간들은 다 잊으라는. 그렇게라도 해피엔딩 이어달라는.
제게도 지나간 사랑은 모두 행복이었는지, 하나도 잊지는 못하였지마는
저승이의 눈물에 언제나 펑펑 따라 울었지마는
슬픔과 괴로움만은 많이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도깨비를 기다리며, 또 보는 재미로 살았습니다.
문득문득, 도깨비 종영하고 나면 또 어떻게 사나 걱정이었지만 어느새 또 많이 나아졌네요.
그들이 그렇게라도 해피엔딩인 게 또 제게도 작은 행복이었네요.
세상에서 한 발짝 씩 멀어지고 있는 저를, 세상을 향해 등떠밀어 준 신,
2017년은 도깨비라는 신이 제 곁에 잠시 머물다 갔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