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에 호주로 돌아와놓고 1년도 안되어서 철없이 한국가서 한달만 쉬다올께~ 하는 나한테 한국에서 하고싶은거 하고 오라고 2천불을 손에 쥐어준 남편.
그런 남편한테 일본 경유하는 김에 엄마랑 동생이랑 좀 놀다 한국 들어갈까봐. 하니까 사람많은 오사카나 도쿄 가지말고 후쿠오카 가라고 해놓곤 여행루트 짜주고 있다.
어디서 이런 남편이 내 남편이 되었을까.
올해 한국나이로 20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나에게 친구들과 파자마 파티라도 하라며 국내 펜션도 알아봐 주는 남자가 어떻게 내 옆에 있을 수 있지?
그저 나에게 바라는건 자기 잠들때까지만 자기 옆에 누워있어달라는 소박한 사람인데 나한테 베푸는건 바다보다 깊고 넓은 마음으로 베푼다.
늘 나한테 꽃길만 걷게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는 남편이 어디서 뚝 떨어져 내옆에 있는지.
가끔 내가 자는모습이 안쓰럽다고 혼자 울컥해서 울기도 하는 이
착한 사람이 어떻게 내 옆에 있는지 오늘도 곰곰히 생각해본다.
그리고 다음번엔 남편 놀다오라고 2천불을 내가 쥐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