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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펌] 여섯번째 생일 날, 제 딸은 죽었습니다
게시물ID : panic_922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개독교
추천 : 18
조회수 : 222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1/20 03:51:05
지금 제가 어떤 느낌인지 설명할수가 없네요.
제가 지금 겪은 일이 너무나도 정상적인 것하고는 동떨어져있어서...아무래도 제가 드디어 미쳤다고 거의 확신하고 있습니다.

거의 말이죠.

제 아내, 베아는 출산중에 죽었습니다.
아내는 아름다웠고 유쾌하고 현명하고 고집이 셌죠.
웃는 소리가 너무나도 큰 나머지 식당에서 밥먹는거 조차 크나큰 도전이었고, 쳐다보는 눈빛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제 손을 벌벌 떨게 만들었었죠.
그리고 전 그런 그녀를 잃었습니다.
딸을 낳던 도중에 말이죠.

내 딸 샘.

물론 전 샘을 원망할수도 있었습니다. 
아무도 할수 없는 방법으로 내 아내를 뺏아간 샘.
정말 그 무엇보다도 순수했던 아내를 가져간 샘.
하지만 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전 베아가 어떤 원망도 바라지 않았다는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베아는 우리의 유일한 아이가 증오로 인해 인생이 망가지는걸 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건 슬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 불시에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그런 이야기도 아니고요.
이건 더욱 사악하고 불길한 이야기에 가까울뿐입니다.

제 딸은 언제나 활기넘쳤습니다.
항상 뛰어다니고 소리지르면서 정글짐을 위아래로 뛰어다녔죠.
유치원에 큰 폭풍을 몰고 다니곤 했습니다.
그래서 딸의 여섯번째 생일날, 친구들과 같이 영화관을 갔을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억눌렀던걸 주체를 못했던지, 인도에서 요리뛰고 저리뛰고 숨고 피하고 하는 딸을 겨우 쫓아갈수가 있었습니다.
딸은 인파속에 때때로 뒤를 돌아보며 "아빠, 빨리와!" 라고 외쳤습니다.
거의 심술을 부리는듯한 목소리였죠.
사랑할수 밖에 없는 딸이었습니다.

전 제 아이를 쫓아가려고 했습니다.
정말 그럴려고 했습니다.
도로로 제 아이가 뛰쳐나왔을땐 그 앤 너무나도 저를 바라보는데 바빴고, 버스는 멈출 시간이 없었습니다.
역겨운 드드득 소리와 함께, 세상은 침묵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전 형태가 망가진 제 아이를 팔에 껴안아 들었습니다.
눈물을 흘릴 만한 감각도 없었습니다.
움직이기에도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제가 오로지 느낄수 있던건 따뜻한 피가 고요히 제 옷자락속으로 스며드는 느낌 뿐이었습니다.
충격을 받았을 당시, 제가 단지 생각할수 있던건 어떻게 이 청바지를 세탁해야될까라는 고민뿐이었습니다.
네, 끔찍하게 들릴수있습니다. 저도 잘 알아요.
하지만 당신에게 모든것을 산산조각 내버리는 죽음은, 모든걸 없애고 사람으로써 행동하게 하는 날것의 사고방식밖에 남기지 않습니다.

그 사고의 다음주의 기억은 흐릿합니다.
단 하나의 기억조차 어느것 하나 제대로 생각해낼수 없었습니다.
다만 중간중간에 친구들과 가족들의 끊이지 않는 조의의 행렬과 어느 순간때나 터져 나오던 저의 울부짖음, 문이 닫히는 소리, 조용히 울리는 냉장고 소리, 또는 라디오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들만이 뒤죽박죽 섞여있습니다. 

전 새까맣게 입고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단순히 옷만을 의미한게 아닙니다.
제 존재의 본질 자체는 아주 까맣게 물들어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느낄수 없었고, 아무것도 생각할수 없었습니다.
마치 죽은 시체가 물에 떠서 선헤엄을 치는것처럼 그저 행동만을 옮겨가며 하루를 이어갔을뿐입니다.
모두들 샘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했고, 얼마나 그 아이가 완벽했는지 말하고 싶어했습니다.
얼마나 제 딸이 천사였는지 제가 마치 모르는것처럼 말이죠.
마치 제 딸이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지 인식하지 못했었던것처럼 말이죠.

다른 사람들과 서있던 한 남자가 저에게로 걸어와 커다란 가죽 책을 건네주었습니다.
전 그때 그분이 샘 친구들의 부모님중 한 분이라고 생각했고 같이 찍은 사진 모음집을 저에게 건네주신거라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그때 전 너무나도 무감각해져있었던 나머지, 그의 손이 얼음장같았고 그가 한번도 제 딸에 대하여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달동안, 전 제 자신을 잃어버렸었습니다.
술을 마시고, 이젠 텅 비어버린 아파트에 혼자 머물러 오래된 박스셋을 바라보았습니다.
너무나도 무감각해져버린 나머지 울 수도 없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제 여동생이 저에게 찾아와 제 손을 붙잡고 이젠 이 껍질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동생은 가만히 앉아 제 어리석고 무의미한 말들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우울함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천천히 잘 설득해주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동생의 말은 저에게 있어서는 또 다시 현실을 살아갈 힘을 불어넣어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책을 편건 그때였습니다.
샘이 저에게 주었던 모든 기쁨을 기억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우울하고 비참한 감정없이 제 아이의 삶을 되짚어보려고 준비했었습니다.

전 첫 페이지를 펼쳤습니다.
책은 기본적으로 바인더 형식이었는데, 제 딸이 자라나는 모습이 담긴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저는 눈썹을 찌푸렸습니다.
사진들은 다 거리를 두고 찍혔고 약간 흔들려있었습니다.
그리고 몇몇 사진들에만 제 모습이 같이 찍혀있었습니다.

구역질이 나는 기분이 들었지만, 이후의 사진들이 좀 더 이해를 시켜줄것이라 믿었습니다.
아무런 동요없이 제 딸의 삶의 순간들을 악착같이 관찰하려는 듯한 사진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 남자가 이 사진들을 구했는지에 대해 각종 이유들을 떠올렸습니다.
사진들은 점차 제 딸의 생일날로 가까워져왔습니다.
샘이 다섯살이 된 후 제가 자전거를 선물했던 날과 곧이어 까진 무릎이 찍혀있던 그 날의 사진을 볼수 있었습니다.
책은 아직도 많은 페이지가 남아있었기에, 전 나머지 부분은 비어있을거라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러갔던 여섯번째 생일 날 바로전의 샘의 사진이 그 앨범에 있었습니다.
전 그날 샘이 입겠다고 우긴 분홍색 우비와, 제 손이 그 애 어깨위에 올려져 있는걸 알아볼수 있었습니다.

사고에 관련된 사진은 없었습니다.

대신 제 아이의 삶은 그 책안에서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일곱번째 생일날 사진에는 저와 샘이 정원에서 페인트에 뒤범벅이 된채 있었습니다.
거대한 캔버스가 바닥에 있었고, 그 안에 굉장히 그림이 지저분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샘의 일곱번째 생일때 말이죠.

샘의 일곱번째 생일...

방금 마주한 현실이 제머리를 강하게 치고 지나갔고, 전 책을 쾅하고 닫았습니다.
전 부엌 식탁에 주저앉아 그 가죽책을 바라보았습니다.
이건 정말 새디스틱적인 취향의 합성이다.
그렇게 바랬습니다.
저에게 아주 끔찍한 장난을 치기위해 시간을 들였다 그렇게 바랬죠.
전 '바랬다'라고 말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설명은 믿을수 없었으니까요.
그 설명뿐만이라도 말이죠.

더 이상 아무것도 잃을게 없다고 결심하고, 전 이를 악물고 계속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를 들으며 전 아주 세세하게 그 책을 읽는 동안 느꼈던 그 때의 감정은 차마 설명할수 없겠네요.
노력은 해볼수 있겠지만 여러분들도 이런것들에 대해 아무런 준비조차 하실수 없었을겁니다.

제 아이의 삶은 계속되었습니다.
이제 사진속에선 젖니가 빠지고 학교에 등교하는 첫 날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는 제 손은 점차 광란적으로 변했고 그러다 무언가를 눈치채게 되었습니다.
바로 사진사가 점차 가까워진다는 사실이었죠.
점점 더 말이죠.
아이가 나이를 먹는건 당연한 수순이지만, 사진사는 계속 더욱더 가까워져 왔습니다.
아마 점차 대담해진거겠죠.

제 딸은 아름다웠습니다.
깜짝 놀랄만했죠.
십대가 된 제 딸의 모습은 마치 아내와 똑 닮아있었습니다.
그 모든 곱슬머리와 웃는 모습도 말이죠.
저도 사진속에서 점차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지만, 제가 같이 찍힌 사진은 점점 더 줄어만갔습니다.

열 여섯번째 생일날은 무언가 이상했습니다.
소풍에 간듯한 사진에선 딸의 친구들은 밖에 둘러앉아 작은 플라스틱 컵에 든 음료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배경에 있었습니다.
이 사진이 찍힌 공원 관목근처에 어떤 검정색 형체가 서있었습니다.
여러분도 그 남자의 작은 그림자가 풀밭에 드리워져있는걸 눈치채지 못하셨다면, 아마 알아차리지 못하셨을겁니다.

전 상체를 잠시 뒤로 젖히고 숨을 내뱉었습니다.
이 상황은 너무나도 이상했습니다.
제 자신은 생각치도 못한 제 딸의 성장모습을 보게 된것에 대해, 그리고 과연 어떻게 이것이 끝나게 될지에 대해 너무나도 깊게 사로잡혀있었습니다.
이런 순간들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나머지 때때로 제 자신이 제 자신이 아닌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느낌을 들게했습니다.
이 사진들을 바라보며 마치 제 자신을 꿈에서 혹은 텔레비젼 프로그램에서 바라보는듯한 느낌조차 들었습니다.

전 계속 읽어나갔습니다.

그 검정색의 형체는 사진에 점차 더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전 거의 특징을 잡아낼수 있을정도가 되었습니다.
그의 존재감은 더욱 선명해졌고,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전 그가 사라지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사진은 점차 제 딸의 열여덟번째 생일에 가까워졌고 (매번 생일때마다 폴라로이드 사진 밑으로 "또 다른 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더 이상 제 딸은 제가 알아볼수 있는 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제 딸의 사진들은 희미하게 불이켜진 집안에서 찍혀있었습니다.
얼굴은 공포로 인해 일그러져있었고, 눈에 띄는 온갖 이상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가끔은 고대의 여왕처럼, 또 가끔은 바닥을 닦고있는 메이드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사진은 더욱 더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사진사의 다리 혹은 팔이 모든 각각 사진들마다 나타나기 시작했고, 무슨 옷을 입고 있던지 제 딸의 얼굴은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있었습니다.
전 죽을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제 딸의 얼굴엔 멍들이 가득했습니다.
너무나도 말라보였고 심지어는 아파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오 하나님, 전 더 이상 읽을수 없었습니다.

너무 역겹고 고통스러웠습니다.

내 딸...

하지만 전 나아갔습니다. 

...

책을 쾅 하고 덮어버리고, 절대. 다시는. 보지 않기로 맹세했던 제가 마지막으로 본 사진은 제 딸의 열 여덟번째 생일날 사진이었습니다.
그 사진 밑에는 엉성한 글씨체로 "마침내!"라는 설명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제 딸은 울면서 정면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검정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채 무릎을 꿇고 있는 제 딸의 입엔 사과가 물려있었고 양 손은 등뒤로 묶여있었습니다.
그리고 눈물로 화장은 다 번져있었습니다.
마치 저에게 제발 도와달라고 부탁하는것 같았지만, 전 아무것도 할수 없었습니다.

전 책을 덮고 방을 떠났습니다.
제 온 몸은 흐느낌에 의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습니다.

물론, 경찰에 전화할수는 없었습니다.
그녀는 죽었으니까요.

제가 잠들지 못했던건, 제가 본 사진들의 내용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아직 많은 페이지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사실때문입니다.
 
                                                                      - END




이에 글한 대한 개드립 사이트의 리플..



세가지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거 같다.


첫째 사진첩을 건넨것은 저승사자.

만약 딸이 버스사고로 인해 죽지 않았을 경우

펼쳐지는 미래를 저승사자가 사진첩에 담은것.



둘째. 딸을 스토킹 하던 스토커가

사진을 계속해서 합성하고 만들어 내서

'미래에 내가 이렇게 만들 것이다' 라는 사진첩을 만든것.



셋째는

사진첩을 준 사람은 저승사자

만약 딸이 버스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시에

딸이 점점 성장하면서 죽은 아내와 닮아가는 것을 보고

자신이 딸을 증오하게 되면서, 딸을 괴롭히기 시작. 

딸을 괴롭히는 장면을 저승사자가 찍어서 사진첩을 만든것.



다양하게 생각해봤음.

공통되는 관점은 딸이 누군가에게 감금 당해서

괴롭힘을 당하는 내용이 사진첩에 있다는 것?


출처 https://wh.reddit.com/r/nosleep/comments/2pp54a/my_daughter_died_on_her_sixth_birthday_a_man_just/

http://blog.naver.com/threetangz/220719818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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