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참모 중 한 명이었던 안희정은 대선자금의 모든 책임을 지고 구속됩니다. 이 때의 재판을 받던 상황을 묘사한 어떤 분의 글이 있어 옮겨 봅니다.
[글 : 최성식]
- 2016년 3월 15일
2004년은 2002 대선자금 재판이 한창일 때였다. 구속이 돼서 구치소에 들어가면 보통 개인비용으로 하늘색 재소자복을 사 입는데 맵시가 괜찮고 3만원도 안 한다. 구치소에서 주는 옷은 갈색 옷이었는데 워낙 오래돼서 여기저기 헤져 있고 그렇다. 변호인접견실에 나오는 피고인들은 하늘색 옷만 입고 있었고 당시 가장 범죄사실액수가 많던 피고인은 예쁜 여자 변호사가 매일 접견을 왔다(그 변호사는 나중에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
당시 안희정씨도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안희정씨는 변호인이 접견을 자주 오는 것 같지도 않았지만 그 많은 피고인/피의자 중에서 유독 혼자만 갈색 옷을 입고 있어서 혹시 접견장에 있으면 단박에 눈에 띄었다. 정말로 돈이 없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그때 대선자금 받은 피고인들, 준 피고인들은 정말 별의별 변명을 다 했다. "안 주면 불이익을 받을까봐 줄 수 밖에 없었다", "관행이라서 받았다", "주길래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말도 안 되는 변명인데, 법정에서 순서 기다리면서 계속 듣다보니 세뇌 비슷하게 돼서 그럴듯하게 들릴 정도까지 됐다. 그러던 중 혼자만 갈색 옷 입은 안희정 피고인이 덜덜 떨면서 일어나 최후진술을 하는 것을 듣게 됐는데,
맙소사! 자기를 무겁게 처벌해서 승자도 처벌받는다는 선례를 남겨 달라는거다!
변호인대기석에 앉아 순서 기다리던 생판 남인 내가 일어나서 "여보세요! 방금 징역 7년 구형받은 사람이 그게 할 소리에요? 인생이 창창한데 어쩔라고 그래요, 빨리 깎아달라고 빌어요!"할 뻔 했다. 찾아보니 그 순간을 정확하게 기록한 기사가 남아 있다.
안희정씨는 징역을 하루도 에누리없이 전부 살고 만기출소했고, 2008년에 통합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전과자는 무조건 공천배제한다고 해서 공천에서 탈락했다. 나는 '저렇게 담대한 사람이 나랏일을 해야 하는데' 하고 아쉬워했고, 지역구가 이인제 지역구라서 무소속출마해도 괜찮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 사람, 하룬가 이틀만에 냉큼 승복해버리는거다! 당시 발표한 개인성명이 또 남아 있다.
(후략)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 영상을 보고 눈물흘리는 안희정)
안희정은 그의 나이 38세에 대통령을 만들었습니다.
44세에 최연소 원외 최고위원으로 당선됐고,
46세에 민주당 최초의 충남도지사가 됐습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릴 때 그는 과감히 도전했고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53세가 되는 올해에는 대통령 후보직에 도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