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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animal_1746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몬첼로
추천 : 2
조회수 : 17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1/18 02:27:17
지난 겨울 그리고 유월
검사결과는 아무것도 없고
빈혈이 심하다고.

이번에도 그런줄 알았지
간식 챙겨주면 먹고
토하지도 설사하지도 않아서 
너는 그냥 빈혈있는 고양이구나 했지

뼈가 드러나게 마르고
귀가 노래지고
그루밍하지 않은 털이 떡지고

그래도 나는 네가 목숨이 아홉개니까
그 전에도 이러다가 금방 괜찮아졌고
지금은 또 잘먹으니까

멀쩡한줄 알았어

의사가 하는 말이 너무 아팠는데 
하루종일 울지않으려고 했어 하루야

내가 담배를 펴서 그랬을까
내가 화장실도 안치워주는 게으르고 나쁜년이라서 그랬을까
아님 나랑 엄마랑 그렇게 착한 너한테 소리질러서 그랬을까

너는 정말 진짜로 착하기만 했는데
서너달이란 그 말이 너무 아픈데

나는 이상하게 그래도 니가 더 살아줄 것 같아
너는 아직 어리고
나를 닮았으면 목숨 아홉개중에 아무래도 다섯개는 아직도 니가 가지고 있을 거 같아

그런데 자꾸 너무 내가 못된 것 같아
병원비가 무서웠을까
나를 탓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무서웠을까

너는 고개를 계속 흔들거리면서
나를 쳐다봤는데
그건 무슨 의미였니

내가 아무것도 몰라서 
너한테 미안하고 내가 너무 싫다

그래도 너는 일곱번쯤 다시 살아줄거라고 믿어

미안해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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