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독 날이 많이 춥더라구요. 한동안 주말외출은 주말근무나 경조사 아니고선 없었는데 오랜만에 주말에 밖에 나갔다 왔습니다. 하필 제일 추운날 왜 나간건가 싶더라구요. 찬바람 맞으면서 삼십분 넘게 걸으니 머리도 아프고. 영화라도 볼까 하다가 그냥 커피만 한 잔 마시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 때 혼자 걸어서 돌아오는데 괜히 눈물이 나더라구요. 사실 한 5,6개월 쯤 전에는 매일 같이 울었었던 적이 있어요. 그 땐 혼자살 때 였는데 멀쩡하다가도 집에만 들어가면 눈물이 쏟아지더라구요. 하루의 마무리가 펑펑 우는 거 였을 정도로요. 그냥 삶이 너무 무섭고 혼자라는 게 외롭고 모든 게 다 서러웠어요. 한 달 쯤 넘게 그렇게 지내다보니 문득 내가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상담을 받기 시작했어요. 그냥 이런 저런 말들을 쏟아내면서 누구한테도 못한 말을 하면서 속풀이를 했던 거 같아요. 근데 정말 하고싶은 말들은 못했어요. 아마 자기방어겠죠. 내 바닥은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상담을 받아도 집에 들어가면 우는 건 나아지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마침 계약이 끝나기도 해서 본가로 돌아왔습니다. 출퇴근만 4시간 걸리는 데 그래도 일단 돌아오는 게 나을 거 같아서요. 그랬더니 우는 습관은 사라졌어요. 엄마아빠 앞에선 울 수가 없으니까요.
그러다가 한 번씩 오늘처럼 갑자기 울음이 터지네요.
예전엔 펑펑 울고나면 속이라도 시원했는데 이젠 그렇지도 않아요.
우울증일까요. 왜 사는 가 싶어요. 죽고 싶다가 아니라 죽었으면 좋겠다 싶구요. 다른 사람들은 왜 살까도 궁금하고. 찰나의 행복과 기쁨을 위해 오랜 외로움을 견디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