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앙일보 이상렬 특파원의 칼럼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맨해튼 거리에서 흑인 부모가 아이의 작은 손을 아플 만큼 꽉 쥐고 가는 모습을 심심찮게 봤습니다. 흑인작가는 그 이유를 "아이들이 붙잡혀 갈지 모른다는 내재된 불안감 때문"이라고 설명하더군요"
현재 흑인은 노예가 아니지만, 노예였던 선조의 DNA(?)가 남아 있어서 어떤 특정한 행동양식을 보인다. 하는 것이겠지요.
우리네의 조상도 한핏줄이긴 하나, 사실 동등한 부류의 사람들은 아니었죠.
1) 왕족 또는 양반 이거나 2)중인 또는 평민같은 자유인이거나 3) 노비 로 나눌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중에서 노비는 대체로 한 집안에 대대로 속박되어 살면서 그저 주인께 충성하는 것이 나의 운명인 것으로 알고 살던 사람들이죠.
사실 양반들은 겉으로는 왕에게 충성했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명예나 권력, 부를 더 중시했던 사람들이고
자유인들은 개인적인 충성을 바쳐야했던 존재조차 없었지요.
아이 손을 너무 꼭 잡고 가는 흑인 부모를 보며 '아 저들의 조상은 노예였고, 그 행동양식이 아직 저들에게 내재되어 있구나'를 느끼듯이
한국에서도 '아 저 사람의 조상은 어떤 사람이었겠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사례 몇가지가 있습니다.
작년 말 탄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 L 의원이 화제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굳이 안해도 될 '단식'까지 하면서 과잉 충성하는 거 아니냐 하는 여론이 있었지요.
그를 두고 '충신'이니 '간신'이니 하는 논쟁이 있었고, 의리가 있어 좋다는 지지자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의 조상이 '노비'였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그냥 개인적인 충성을 보이는 것이지요. 충신/간신은 양반의 얘기니까 갖다 붙여도 뭔가 어색하고 의리는 너무 현대적인 단어입니다.
그냥 노비의 DNA라고 하면 이해가 확 됩니다.
노비 중에서도 성격 고약한 놈들이 있어, 주인의 위세를 업고 동네 농민들을 괴롭힌다던가 하는 질나쁜 자들이 있습니다.
밖에서는 목소리 크고 안하무인 격이지요. 안에서는 결국 노비일 뿐인데 말입니다.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고 했던 분의 행동양식을 잘 보시면 딱 그 케이스입니다.
예전 어느 인터넷 글에서 시골 아주머니의 천진난만한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나라를 팔아먹어도 1번이여~" . 여기서 1번은 새누리당,한나라당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세뇌를 당한 거다, 제대로된 교육을 못받아서다.
아닙니다. 그녀는 훌륭한 노비의 DNA를 가진 것입니다.
주인이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그 주인을 배신하면 그건 좋은 노비가 아니지요.
최참판이 죽었다고 주종의 관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노비들은 그 집안에 그대로 남아 최서희를 모셔야 하는 법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를 이렇게 잘먹고 잘 살게 해주셨는데 우리가 그 따님에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주장하시는 분들.
제 생각에 거의 100% 노비 자손입니다.
마지막으로 "누가 누가 집권하면 나라를 김정은이한테 갖다 바친다, 누구누구는 김정은 명령을 받는다."
이런 사람들도 노비 핏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구요? 그 분들은 "주인이 없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내 주인은 아무개인데 네 주인은 누구니?
나는 자유인이야. 나에겐 주인이 없어.라고 해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하는 것이죠.
어떻게든 주인을 만드려다 보니 무리수가 나옵니다.
그러면 자유인 계층, 즉 농민이나 중인 같은,의 DNA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임진왜란 때 임금이 우릴 버리고 도망쳤다고 궁궐에 불을 지른 사람들, 하지만 한편 의병이 되어 끝까지 나라를 지킨 사람들.
이게 자유인의 DNA 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