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춥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다가 스케쥴도 딱히 생기지 않고 뭔가 공부하기도 싫은 날은,
보통 가까운 거래처나 총판에 가서 시간을 때우곤 합니다.
전 기술직이지만 그래도 업무 관련해서 안면도 트고 가까워지면 도움을 주거나 받을 일이 꽤 있으니까요.
며칠 전 영업부장님하고 밑에 영업하는 과장 한명이 아는 거래처에 놀러간다길래 저도 일이 없어서 냉큼 쫓아갔습니다. (저도 과장)
점심먹고 커피 마시면서 하릴없이 수다나 떨다가, 어쩌다 결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전 미혼이고 오유의 아이덴티티에 맞게 당연히 솔로.
결혼 언제하냐, 애인은 있느냐, 등등 이것저것 묻는 분들에게 30대 한국 남자들이 흔히 하는 영혼 없는 대답으로 빨리 넘어가려 했지요.
그러다 거래처 차장님 한 분이... 배우자보다 13살 많으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지금 마흔 넷이신데 결혼한지 6년 되셨다는군요. 자녀는 한 명.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냐고 물으니 연애도 3년쯤 했는데 연애기간 동안 서로 상대쪽 집에 잘 해서 크게 어렵지 않으셨다고.
가끔 고게나 연게에 커플간의 나이 차이에 대해서 이런저런 글이 가끔 올라오면, 거즘 사랑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는 댓글이 있는가 하면 젊은 사람이면 다른 사람들을 더 만나보는 건 어떠냐는 댓글도 있죠. 양 쪽 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지금의 사랑을 포기하라는 말은 옳지 않지요. 그건 스스로가 가질 사랑에 대한 결정권을 순전히 나이 탓으로 부정하는 게 되니까요. 18살에게 투표권을 주자는 시대인데... 성인이면 성인 대접을 하는 게 맞긴 하지요. 그렇지만 여전히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커플에 대한 사회 통념은 견고한 면도 있고, 어느 한 쪽이 불건전한 의도일 수도 있지요.
물론 전 위아래 4살 이상 차이나는 연애를 해 본적이 없긴 합니다. 하지만 이래저래 사랑에 대한 사고의 폭을 넓힐 만한 고민거리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