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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공양을 오늘 새벽으로 정했다가 28일로 미뤘다. 광장에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내일 기도 끝에 불을 당기리라.
많은 고민을 했다.
생이라는 것이 이렇게 집요한 건지.....
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거처인 '동명여관' 숙박비는 이달까지 지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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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7일 아래 글이 정리된 유언장으로 보임-필자 주)
2014. 4. 16 세월호 학살이 일어나고 나는 참담함을 숨길 수 없었다.
진도 팽목항에 가서 기도를 하고 학생들이 구조되기를 간절히 기도했건만 그날 이후로 구조된 사람은 없었다.
나는 자식을 낳아본 경험이 전무하지만 그 아이들이 내 자식만 같아서 식음을 전폐하고 예불을 하기 위해 저녁 종을 치면서 울었다.
최고의 가치로 굳게 믿어온 불교의 가치
최고의 덕목이라는 종교의 의미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내가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다는 절망감.
아이들을 구해낸 의인들
그들을 생각하면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했다.
부정선거로 느꼈던 분노감보다 몇 십 배 더 했던 절망감.
나 자신의 한계, 무력감을 느꼈다.
이대로 있다가는 죽을 것 같았다.
더러운 권력을 무너뜨리지 못하면서
자진해서 죽을 수도 없는 절박감을 안고 한국을 떠났다.
베트남으로 갔다.
베트남에서 시커먼 강물 속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박근혜가 매국적 행동을 했다.
일본 종군 위안부 합의
그럼에도 국민들은 별 저항을 하지 않았다.
올 1월 6일 외무부에 화염병을 던졌다.
현행법을 말하기 전에 왜 승려가 외무부에 화염병을 던졌나에 대한 논의가 생기기 바랐다.
기물파손도 인명손상도 없었다.
목적은 여론확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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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박근혜 파문은 사필귀정이다.
부정선거로 권력을 탈취한 박근혜가 임기를 마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정치권은 정치의 함수를 도출하려고 할 뿐 근본적인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
이재명 시장만이 박근혜 퇴출 후 매국노 정치재벌의 축출을 말할 뿐이다.
나는 나의 소신공양후의 일은 생각지 않는다.
나는 나답게 갈 뿐이다.
자연스럽게 가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원이 있다면 이 땅에 새로운 물결이 도래하여 더러운 것들을 몰아내고 새 판 새 물결이 형성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불교, 승려들이 각성되어 민중 속에서 깨달음을 세상의 고통과 함께 하고 이 땅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는 주체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일체 민중들을 사랑하며..... 11.27
正顔合掌(정안합장)
12/23
가는데 아무런 회한이 없다. 세상을 향해 나는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이렇게 뜨거운 사랑만 남겨놓고 떠나간다.
권력, 더러운 명예에 찌들은 인생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고자 함이다.
출처 | http://c.hani.co.kr/hantoma/321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