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 여러분.
2017년 새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직장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대형병원으로의 이직입니다.
두려움 반, 기대 반이라는 마음을 안고 새 인생을 출발합니다.
지난 총선부터 최근 국정농단 사태에 이르러
오유를 보면서 마음의 위로를 많이 받았습니다.
슬쩍 구경만 하던 제가 가입을 하게 되고 글을 쓰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소통이라는 것이 제 개인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리고 국민 이전에 하나의 인간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주체적인 인간입니다.
제가 인간이면서 동시에 국민일 수 있는 이유는 저의 판단이 옳고 그름을 떠나
제가 살고 있는 국가에 대해서 주인의식을 갖고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에 대해 글을 쓰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투표를 하기 때문입니다.
투표를 통해 이기고 지는 것은 제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승자독식 구조의 대한민국 선거제도를 이해하면 그만일 뿐입니다.
내 생각이 오롯이 살아있고, 주변 사람들을 감화시키면서 다음 선거를 준비하면 됩니다.
민주주의는 선거나 삼권분립같은 제도적인 면에 대한 것도 있지만
민주주의라는 말 자체로 우리가 이해해야 할 의미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을 민주주의의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원칙의 골자는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주인의식'입니다.
주인의식을 가진 국민들이 많아질수록 그리고 토론이 활성화될 수록
그 사회는 더욱 민주주의적으로 발전한다고 믿습니다.
적어도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대한민국의 주인이라는 주인의식과 책임의식,
그리고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표현을 무시하고 억압하는 국가 행태에 대한 분노,
마지막으로 생명과 삶, 그리고 인간을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저는 현직 의사입니다. 환자분들 중에는 특히 연령이 많으신 어르신들은
"종북"이나 "빨갱이"라는 표현을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마음이 많이 착잡합니다.
하지만 그들도 국민이기에 그리고 인간이기에 그들의 삶을 위한 치료에 전념할 뿐입니다.
최근에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에 관한 경선룰에 대하여 이견이 생기고 있더군요.
그렇습니다. 이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 후보들도 지지자들도 이견이 있을 수 있지요.
하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원칙만은 분명히 전제돼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국민은 대한민국의 주인입니다.
그렇다면 정당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바로 당원입니다.
당원이 아닌 사람은 정당의 주인이 아닙니다. 당원이 정당의 주인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주인이기 때문에 또한 책임이 있습니다.
마냥 대한민국에 태어났기 때문에 주인이 아니라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이 있기 때문에 주인인 것입니다.
책임은 지지 않고 권리만 누린다면 그것은 주인의식이 아니라 지배의식입니다.
정당의 책임은 당원에게 있습니다. 당원들이 판단하고 당원들이 책임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민주당에 입당한 당원들은 책임의식을 가지고 입당한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태어남에 따라 수동적으로 주어진 것임인 반면
정당의 당원은 능동적으로 자신이 취득한 것임을 알아야합니다.
정당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고 책임을 질줄 아는 사람들이 바로 당원입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도, 부모님을 만난 것도, 태어난 지역도
어쩌면 자신의 선택이 아닌 주어져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성을 만나고,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의지이지 않습니까.
그러한 과정 속에서 자신이 주체적인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지 않습니까.
정당에 가입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주체성에서 인간의 빛이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책임감을 가진 당원들의 권리를 축소시키는 것은 도대체 어떤 마음입니까.
민주주의는 국가에 대한 주인의식 속에서 아름다운 국민을 만들어내고
정당 민주주의는 정당에 대한 주인의식 속에서 훌륭한 당원을 만들어냅니다.
경선룰의 각 항목에 대한 비율은 차치하더라도 각 후보가 원하는 방향을 봅시다.
당원의 권리를 축소시키려고 하는지, 아니면 확대하려고 하는지.
그것만 보아도 민주주의 그리고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뽑는데 중국이나 일본의 국민이 개입할 수 없습니다.
서울시장을 뽑는데 인천이나 경기도의 시민들이 개입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 후보는 당의 자산인데 다른 당의 당원들이 개입해서는 안됩니다.
책임을 분산시키는 경선룰을 왜 고수해야합니까. 오히려 정당의 책임을 늘려야지요.
책임감을 가진 당원들의 권리를 축소하는 생각이 과연 정당 민주주의일까요.
오히려 당원을 확충하고 더많은 책임을 당원들에게 안겨야하지 않을까요.
국민경선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정당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어진 조건에서 정당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려면 오히려 당원의 책임을 늘려야합니다.
당원들은 권리를 행사하는 권리당원이기 이전에 책임을 지는 책임당원인 것입니다.
권리당원의 권리를 축소시켜야한다는 정치인은 책임당원의 책임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당원 외로 분산시키면서,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훌륭한 정당 정치인이라면 당원의 권리를 점차 확대시키는 정치인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리당원이나 일반당원들은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주어진 당헌, 당규에서 최대한 권리당원의 책임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이 정당 민주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짧게 보는 것이 아니라 길게 보는 것입니다.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저는 책임감을 가지고 진료를 봅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를 돌봅니다.
권리를 가진 의사가 아니라
책임을 지닌 의사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당원들도 마땅 그렇다고 봅니다.
권리가 아니라 책임을 주장하십시오.
당원은 책임을 지닐 자격이 있습니다.
더민주는 민주주의 그리고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마십시오.
당헌, 당규에 따라 국민경선을 포함하되 당원의 책임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책임지기 때문에 국민인 것이고
책임지기 때문에 당원인 것이고
책임지기 때문에 인간인 겁니다.
책임을 분산시키지 마십시오.
책임은 우리가 질 것입니다.
부디 정당 민주주의를 지키기 바랍니다.
못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러분.
모두모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