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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와이프, 터미널 못데려주겠다는 남편 글쓴 글쓴입니다.
게시물ID : wedlock_63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rs.
추천 : 43
조회수 : 10248회
댓글수 : 316개
등록시간 : 2017/01/09 17: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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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16년 12월 12일에 글을 썼네요.
 
http://todayhumor.com/?wedlock_5949
 
처음 혼자 친정간다고 남편한테 터미널까지 데려다달라했는데
 
남편이 어이없어 하길래, 욱하는 심정으로 쓴 글인데.. 생각보다 폭발적인 댓글과 남편에 대한 비판에 놀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결국 강남터미널에 혼자 갔습니다.
 
이 글을 쓴 다음날 남편이 퇴근길에 제 손을 잡으며, 미안하다 했습니다.
 
화내지도, 싸우지도 않았는데 제가 여기에 글썼단 것도 모를텐데, 자발적으로 사과를 해서 너무 놀랐습니다.
 
그런적이 거의 없던 사람이었거든요...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너에게 너무 막말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합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이렇게 무방비상태로 진심어린 사과를 받으니 할말을 잃고 맙니다.
 
남편은 데려다 주겠다고 하지만, 쉽게 그럼 다시 동서울로 끊을께~ 라고 하지 못하고 그래.. 시간되면 데려다줘 라고 하고맙니다.
 
그런데 16살 먹은 남편의 어린 사촌동생이 근처 경기도 쪽에 레슨있다고 삼촌으로부터 남편이 함께 가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습니다.
 
남편은 거절하지 못했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남편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 가겠다고 합니다.
 
남편도 미안해하고, 제가 친정가고 당연히 남편이 데려다준다고 생각하신 시어머니가 전화오셔서
 
그런 일이 생겨서 어쩌냐고, 혼자 갈 수 있냐면서 미안하다시며 걱정해주셔서 혼자 천천히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에 서울로 올라온 후에도 터미널에서 지하철 30분 타고 버스를 20분 타야했지만
 
남편이 지하철만 타고 오면 역까지 마중나오겠다고 했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강남터미널까지는 무리인것같아 알겠다 했습니다.
 
그렇게 터미널 사건은 마무리되었네요......
 
 
 
이 일이 일어난것도 벌써 한달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제가 쓴 글에 달린 댓글을 수없이 보았습니다.
 
너무 혼란스럽고 복잡해서 쉽게 피드백할 수 없었고.... 긴 시간 홀로 남편과의 연애와 결혼에 대해 다시 돌아보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포괄적인 저의 연애와 결혼과정에서 생긴 일들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이 게시글은 즉흥적으로 쓴게 아니라, 몇 번을 다시 읽어보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지, 과장된 건 없는지 혼자 많이 수정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 누구에게도 말못할 혼자 담아뒀던 건데, 이 일화들을 풀어내는 이유는
 
신랑 대신 욕해달라는것도, 저를 천하의 불쌍한 애로 만들어 동정해달란것도 아닙니다.
 
우리 사이에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는게 좋을지...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입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그냥 뒤로가기 누르셔도 됩니다..
 
 
 
저는 20대 후반, 남편은 30대 중반 6살 차이입니다.
 
같은 직장 동료였고 친하게 지내다가 연애하고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1. 결혼준비
 
 
원래 결혼준비하면서 많이들 싸운다고하는데 저희는 결혼준비로 싸운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저희는 양가 도움 다 거절하고, 빚도 거의 없이 저희가 모은 돈으로 전세구하고 같이 살림살이 채워넣었습니다.
 
물론 저보다 훨씬 신랑이 모은돈이 많았지만 신랑은 오히려 다른 남자들처럼 집 못해와서 미안하다며
 
우리끼리 소박하게 시작하자는 말에 흔쾌히 따라준 저에게 고마워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신랑에 비해 모은돈도 없었고, 오히려 그것에 미안해하며 부모님 도움을 받지 말자고 한 신랑에 고마웠습니다.
 
알뜰살뜰 같이 가전제품사고, 혼수 고르는 재미가 너무 쏠쏠했고
 
예단 예물 등등 오고가는거 없으니 부모님들 간 갈등없이 순조롭게 결혼준비하였습니다.
 
 
2. 성격차이
 
 
그러나... 연애하면서 안보이던게 보이니 많이 싸우게 됩니다.
 
저랑 신랑은 친할때는 정말 성격이 잘 맞구나 했지만, 막상 정말 가까워지니 성격이 너무 달랐습니다.
 
신랑은 철두철미하고, 분단위로 알람 맞춰놓고 살만큼 계획적이고 심하게 합리적인걸 추구했습니다.
 
저는 즉흥적인걸 좋아하고, 좀 느리고 게으르기도하고, 감성적입니다.
 
신랑은 매일매일 운동하고 술이나 게임, 친구들모임등을 하지않고 오로지 운동후 뉴스보고 일찍 자는게 평소 생활입니다.
 
그러나 저는 운동도 좋아하지만, 친구들 만나는것도 좋아하고 맛있는거 먹는것도 좋아하고 사교적입니다.
 
그리고 제가 친한 사람이 많은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어디 나서고, 모임하고, 술마시는걸 싫어하고, 실속없는 모임들(친한 친구들 만남)을 싫어했습니다.
 
전 신랑과의 연애와 결혼으로 제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야 했습니다.
 
결혼준비로 바쁘기도하고, 결혼하면 원래 아가씨때처럼 놀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수긍하였습니다.
 
 
 
3. 임신
 
그렇게 결혼준비하다가 결혼식 두달전에 임신사실을 알게되었고, 신랑은 너무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임신하고 저희는 더 많이 싸운듯합니다.
 
신랑은 임신소식듣고 케익사서 함께 축하하고 아기 태명을 지어줬고, 고맙다고 합니다.
 
우린 그날 가장 행복했습니다.
 
그러고는 고통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아기를 너무 좋아하고, 결혼하고 바로 아기를 갖고싶어할 정도였기 때문에 저에게도 아기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런데 임신은 쉬운게 아니더군요
 
정말 건강체질이었는데, 임신하고나니 입맛도 없고 현기증이나 저혈압, 무기력증이 심해져서
 
직장에 알리지도 못하고 초기에 일하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임신하니 그렇게 무던하던 성격이 예민해지고 서운한게 많아집니다.
 
신랑은 연애 한달정도는 10년넘게 쉬지 않던 운동을 쉬어가면서 저랑 데이트하더니(항상 퇴근후 저녁을 먹지 않고 운동하던 사람임)
 
연애 한두달 지나니 항상 운동이 먼저였고, 운동하고 잠깐 만나는게 다였습니다. 그리고 평일에는 집에 가서 일찍 개인정비하고 자야하기 때문에
 
그것이 틀어지는걸 싫어합니다.
 
임신하기전에는 그게 전혀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임신하고나니, 전 신랑의 도움이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입맛도 없는데 혼자 저녁먹기도 싫고, 무기력하고 몸이 안좋아져서 신랑의 다독임이 필요했습니다.
 
결혼한게 아니라서, 저는 작은 원룸에 혼자 밥을 챙겨먹어야했고, 그게 쓸쓸하고 싫었습니다.
 
임신전에는 저도 결혼앞두고 다이어트한다고 운동하면서 저녁은 간단히 먹었기에 전혀 문제가 안됐는데
 
임신하고 몸이 안좋아지니 운동도 그만두고 먹는것도 신경써서 먹어야했습니다.
 
신랑은 운동하고 자취방에 잠깐 들러 뉴스같이 보다가, 집에 가야할 시간에 가야했는데 그게 왜그렇게 서운하던지...
 
그래도 티 안내고 두달만 참자 다짐했지만
 
신랑은 제가 그런걸로 징징대지 않아도, 제 마음 눈치채고 그거자체로 스트레스받아합니다.
 
 
 
4. 임신 후 에피소드 1
 
 
그리고 가끔 서운한 티 내면 신랑은 그동안 참아왔던 울분을 쏟아냅니다.
 
넌 내가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니 옆에만 붙어있길 바라지? 그냥 발목묶어서 니 옆에만 있어주면 되지?
 
내가 운동도 안하고, 가족도 없이 니옆에만 있어주길 바라지??? 숨막힌다. 넌 날 옥죈다
 
이러려고 너랑 결혼하려고 햇던거 아니다. 원래 안그랬는데 왜 이렇게 변했냐
 
등등
 
제게 소리지르며 한참 쏟아냅니다.
 
전 그런 말들이 너무상처가 되어, 오빠가 그러길 바라는게 아니다..나는 오빠가 운동하는게 싫은게 아니다.
 
오빠가 집에 가는걸 싫어하는게 아니다. 가끔 나와 밥도 같이 먹어주고, 내 몸 어떤지 걱정도 해주고
 
그냥 그런 정도의 관심이다. 그런데 오빠는 오빠 생활하는게 너무 당연하고, 임신한 내가 이 많은 변화들을 혼자 감내하면서
 
가끔 서운한 티 비치는것도 못마땅해하면 우리는 어떻게 같이 사냐
 
내가 언제 오빠더러 운동하지말랬냐.. 그냥 일주일에 한두번은 나랑 밥먹어줄 수도 있고
 
몸이 아프면 같이 있어줄 수 있잖아. 그게 힘들면 날 잘 달래주면되지 그게 그렇게 화낼일이고 내게 쏟아낼 일이냐
 
울며 말해도 본인 힘든것만 압니다.
 
그렇게 해결법도 없이 서로 감정만 상하기 일쑤입니다.
 
 
퇴근후에는 저는 저녁먹고 기다리다보면 오빠 운동끝나고 잠깐 오면 난 그 잠깐동안 얘기도하고 싶은데 뉴스봅니다.
 
뉴스 끝나면 갈 시간이고, 그게 너무 서운한데, '오늘은 뉴스말고 나랑놀자' 라고 하면 신랑은 그걸 제가 티비도 못보게 하냐고 소리지릅니다.
 
그렇게 점점 골이 깊어지고, 그러면서 제 몸은 더 아프게 됩니다.
 
갑자기 핑 돌아서 쓰러지지만, 현기증이 멈추면 다시 앉아 일을 하고, 배도 콕콕아프고 몸살기운은 항상 있고
 
더운 여름인데도 혈압이 낮고 더위도 안타고 기운없는데도 별 걱정하지않고
 
제가 꾀병이라고 생각하는 듯 행동할때마다 상처받았습니다.
 
워낙 제가.. 힘도 세고 건강했어서, 제가 관심받기 위해 아픈티를 오바해서 많이 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는데
 
그게 그렇게 사무치게 서러웠습니다. 아프단 말도 못하면서, 더운 여름날 자취방 짐도 싸고, 정리도 하고
 
짐도 같이 옮기고 8월 중순 입주를 위해 8월 1,2주 가장 더운 폭염에 짐나르고 청소하고 (물론 같이 하긴 했습니다)
 
그렇게 너무 힘든데도 걱정해주는 기색이 없는 것 같아 너무 힘들었습니다.
 
 
 
 
5. 임신 후 에피소드 2
 
 
제가 너무 아파 직장도 못가고 뻗어있을때, 퇴근 후 운동 다하고 집에가서 옷까지 다 갈아입고 밤 10시쯤에 와서 오늘은 옆에서 같이 있어주겠다고
 
그러던 날이 있었는데 왠일인지 신랑이 오니 기운도 나고 너무 좋고 감동받았습니다.
 
잠들기 전까지 오랜만에 얘기도 하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러고 같이 잠이 들었는데 신랑이 갑자기 욕을 하면서 침대를 퍽퍽 치길래 잠에서 깨어 놀래서 오빠 왜그래 하며 손을 잡는데
 
놔!!!!!!! 이러면서 갑자기 스트레스가 폭발하는것처럼
 
나 좀 자게 냅둬!!!!! 나좀 그냥 내버려둬!!!!!!!!!! 다 지긋지긋하고 싫어!!!!!!!!!!!!!!!!!! 너도 싫고 다 싫어!!!!!!!!!
 
그냥 이러고 막 소리를 지르고
 
전 너무 무섭고 오빠 정신차려 왜그래 꿈꿨어? 해도 저를 침대로 밀치기만하고 소리지르더니
 
집에 가야겠다고 나섭니다. 전 진짜 이유도 모르겠고, 갑자기 자다가 깨서 소리질러서 너무 놀랐습니다.
 
제가 손만 대도 길길이 날뛰며 놓으라고 잡지말라고 하길래 멀찌감치 떨어져서
 
새벽에 어떻게 가냐고 울면서 달래고 다시 재웠습니다.
 
잠이 워낙 예민한 사람이긴 하지만, 제가 코를 골았다거나 아니면 자는데 깨웠다거나 한게 아닌데
 
새벽에 날벼락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짜고짜 소리지르고 일어나는 오빠를 잡았는데, 놓으라며 절 침대로 몇번 밀쳤는데
 
임신초기인 저는 놀라서 그런지 배가 뭉치는 것처럼 너무 아팠습니다.
 
그런데 또 잠이 깨면 난리칠까봐 숨죽이고  오빠 차키 들고 몰래나가서 차안에서 울면서 배를 달랬습니다.
 
신랑은 다음날 아무렇지 않아합니다. 그냥 자다가 내가 자기를 만졌는데 갑자기 분노가 몰려왔고, 내가 잠도 못자게 괴롭혔다고 합니다.
 
밤새 잠 못자고 배도 아파 다음날도 출근을 못합니다.
 
신랑은 또 아프냐면서 핀잔주고 씻고 출근합니다..
 
이렇게 살순 없을 것 같아 결혼을 다시 생각합니다. 그런데 용기도 없고, 뱃속의 아기는 어쩌나 싶은게 너무 슬프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그렇게 한 일은, 결혼 앞두고 여자만 예민한건 아니며..
 
결혼과 아기때문에 본인도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거겠거니..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잘 달래서 잘 살아야지 마음 먹으며 신랑에게 더 잘해줬습니다. 밥도 잘먹고 서운한티도 절대 안내고
 
결혼식 영상만드는거며 결혼준비도 열심히하고, 마음을 예쁘게 먹어야 아기도 행복하다 생각하며 다 참아냈습니다.
 
그런데 그럴수록 신랑은 자꾸 멀어집니다.
 
예전보다 연락도 뜸해지고 자기전에 항상 통화했는데 이제는 전화만 하고, 나 이제 씻고 누웠어.. 자야지. 낼보자
 
1,2분 통화하는게 다일 정도였지만 혼자 서러워 울었어도 다시 싸우긴 싫어서 혼자 참아냅니다.
 
그때부터였던것 같습니다. 항상 신랑 눈치보고 신랑 비위맞추는게 일상이 된거...
 
 
 
 
6. 임신 후 에피소드 3
 
 
제가 하루는 열이 펄펄끓어 10시반쯤 잔다고 연락와서 잘자라고 한 신랑에게 전화해서
 
나 너무 열이나... 어떡하지 라고 11시쯤 전화했습니다. 전... 부모님도 너무 멀고, 혼자 원룸에 있어서 신랑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결혼전이었지만 임신했기 때문에 따로 살았어도, 아플때는 전화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라고. 병원가. 나보고 또 거기까지 가라고? (차타고 10분거리)
 
그냥 내가 일을 그만둘께. 니옆에 24시간 붙어 있음 되잖아. 넌 내가 일도 안하고 너한테 붙어있길 바라지?
 
아깐 멀쩡하더니 왜 갑자기 열이 나? 이래서, 아까는 말 못했는데... 나 열나면 애기한테도 안좋대.. 걱정돼서 병원에 데려가달라고..
 
이러니까 소리를 지릅니다.
 
넌 내가 일도 안해야 속이 시원하지? 너 아까 내가 빨리 끊어서 서운해서 다시 연락한거지? 아프다고해야 내가 가니까 연락한거잖아
 
병원을 가라고 병원을!!! 아프면 나 찾지 말고 병원 가!!!!!!!!!!!
 
고래고래 소리지르길래 너무 아픈데 울면서 미안하다고 끊자고 하는데
 
시누이 되실 분이 전화와서(아마 신랑이 소리질러서 깨신거같음)
 
무슨 일이길래 밤에 이렇게 시끄럽냐고, 뭔일있냐고 해서 열난다했더니 놀라시면서
 
그럼 얼른 00이 보낼테니 병원가! 이러길래 아니라고 혼자 택시타고 가면된다고 깨워서 죄송하다고 그러는데
 
혼자라도 병원가야겠다고 나와서 택시타고 응급실 가는데, 어머님도 놀라셔서 전화오십니다.
 
그런데 옆에서 시누이랑 신랑 말다툼 소리가 들립니다.
 
거의 신랑 소리만 들리는데, '얘가 얼마나 나 괴롭히는 줄 알아?' '나 오라고 이러는거야 지금!' '잠도 못자게 해!!!'
 
등등 거의 울부짖으면서 저를 미친X 만들더군요..... 결혼식 3주 앞두고 그랬습니다.
 
어머님은 택시타고 우리집에 오라고, 우리집 옆에있는 큰병원에 오면 우리가 가겠다고
 
걱정되니까 여기로 오라고 하시는데, 아니라고 너무 죄송하다고 깨워서 죄송하다고 그랬습니다.
 
그러고 혼자 응급실갔는데, 응급실 의사가, 임신 초기라 저희가 할 수 있는게 없다고
 
큰 병원 연결해주겠으니 그리로 옮기겠냐고 햇는데 그냥 수액 좀 맞고 열떨어지면 가겠다 했습니다.
 
다행히 열이 좀 내리고 혼자 병원을 나오는데 그렇게 서러워 웁니다.
 
그리고 대체 이 오해는 어떻게 풀어야할지 감도 안옵니다.
 
남편될 사람이 나쁜놈은 맞는데, 왜 그렇게 저를 그렇게 자기 괴롭혀서 안달인 사람으로 만드는건지
 
너무 슬프고 어이없습니다.
 
그냥 떠나는게 맞는건가 생각하는데, 어머님이 또 전화오십니다. 그 병원 어딘지 말하라고... 00이 보내겠으니 혼자 있지말라하시는데
 
새벽까지 난리친게 너무 죄송해 택시 탔다고 집에 가서 쉬겠다고 했습니다.
 
오빠는 여전히 시누이랑 싸우는것 같았습니다.
 
집에 가는데 끊임없이 눈물이 나고 힘듭니다.
 
집에 가서 침대에 누우니 또힘듭니다. 8월 한여름인데도 두꺼운 이불 꺼내서 덮어도 오한이 가시지 않습니다.
 
그때 전화가 옵니다.
 
집에 갔냡니다. 집에 왔다고 이제 자라고 하니, 차분한 말투로 말합니다.
 
너 하나 땜에 식구들 잠 다 깨우고 잠 못재우니까 속이 시원해?
 
전 또 이악물고 웁니다. 죄송한 마음 뿐이야...
 
너처럼 별난 애 처음봤어. 나 너무 힘들다 그럽니다.
 
나도 너무 아파... 했습니다.
 
이제 자야겠으니 쉬랍니다.
 
알겠다 하고 잡니다. 그때가 새벽 1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출근은 9시까지고 직장이 코앞이라 8시에 일어납니다. 11시에는 자야되는 사람이니, 1시는 치명적일 수도 있지만 7시간밖에 못자는게
 
그렇게 힘이 든걸까요.
 
전 또 출근못하고 혼자 아파해야합니다.
 
 
 
7. 이별 결심
 
 
치가 떨리는 이기적임에 질려 혼자 살기로 마음먹습니다. 결혼 다 엎을까 마음 먹었습니다.
 
다음날 신랑이 점심시간에 집에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파리한 안색인 저를 보고 좀 놀란 것 같습니다.
 
저는 울며 말합니다.
 
애기는 내가 어떻게든 혼자 키울테니, 그만하자고 했습니다.
 
오빠네 식구들에게도 미안하고, 우리 엄마아빠한테도 미안하다고
 
나와 아기가 오빠를 힘들게 하는 것 같으니, 이제 그만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더니
 
웁니다.
 
그리고 끝까지 저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우리 집이 얼마나 우스우면 손바닥뒤집듯 결혼 뒤집냐고 합니다.
 
전 또 나쁜애가 됩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너무 좋으신 분들인 오빠 부모님과 우리 엄마아빠가 이 소식을 알고 상처받을게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생각할 시간을 갖자며 갑니다.
 
저는 또 쓰러져 울다 잤는데, 어머님이 저 먹이라며 백숙에 온갖 좋은거 다 넣고 죽을 만들어 오빠 통해 보냅니다.
 
문자가 오십니다. 지난 밤 혼자 있게 해서 미안하다고.. 입맛없어도 죽은 꼭 다 먹으라며.
 
어머님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 그리고 상처주고싶지 않아서 한번 더 참고 결혼식때까지 서로 잘하자고 말합니다.
 
어리석었던 저는 결혼하면 다 잘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8. 결혼 후 에피소드 1
 
 
결혼합니다.
 
제가 여행계획 다 짜고 렌트 예약했는데, 호텔 주차비가 너무 비싸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매일 렌트 하는게 어떻냐고 물었는데
 
걸어서 20분 정도면 괜찮다고 하여 그렇게 예약하였습니다.
 
그런데 처음 렌트하러 가는 날(신혼여행 2일째) 신랑이 화를 냅니다. 이렇게 먼 거리를 어떻게 걸어가냐고
 
렌트를 매일 이런식으로 해야되냐며 짜증냅니다. 전 또 눈치보며 아무말 못하고 신랑이 혼자 빠른걸음으로 걷는데 뒤따라 걸어갑니다.
 
20분을 걸었더니 힘듭니다. 늦게 가서 그런지 줄이 긴데 서있어야 하는데, 남편이 자기가 서있을테니 가서 앉아있으랍니다.
 
앉았는데, 핑돕니다. 결혼식 끝나고 쉬지 못하고 10시간 넘는 비행을 해서 몸이 안좋은가봅니다. 그때가 임신 12주였습니다.
 
앞이 안보입니다. 하얗게 보입니다. 앉아있는데도 술취한것처럼 어지러운것이 심상치않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는데, 오빠가 절 부릅니다. 차례가 되어서 여권이랑 등등 서류를 갖고 오라는 거같은데
 
일어나자마자 앞이 하얘집니다. 그러고 한동안 기억이 없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전 의자에 앉아있고, 사람들이 다 둘러싸고 저를 걱정스럽게 봅니다.
 
구급대원들이 와서 이것저것 말하는데, 영어가 아주 능숙한 신혼부부가 통역을 해줍니다.
 
혈압을 재고 온도를 쟀는데, 크게 걱정할 정도의 저혈압은 아니고 일시적인 현상인 것 같다며 얼음팩을 줍니다.
 
그런데 신랑은 없습니다. 데스크에서 렌트차 키를 받고 돌아오는데 표정이 이상합니다.
 
화난 것 같은데, 화날 일이 없는데 화가 난 것 같습니다.
 
통역해주던 한국인 신혼부부가 얼굴이 너무 안좋다며 걱정해주고
 
병원에 갈 필요까진 없을 것 같고, 돈도 아마 엄청나게 나올거라고, 호텔가서 쉬는게 좋겠다는 조언을 해주며 떠납니다.
 
구급대원들도 병원에 안가도 되냐 재차 물었지만 괜찮다고 겨우 대답합니다.
 
겨우 일어나는데 아직도 어지러운 기운이 있습니다.
 
신랑은 구급대원과 신혼부부에게 고맙다고 하고 렌트차를 탑니다.
 
저도 탑니다.
 
신랑이 소리를 지릅니다. 대체 언제까지 이럴거냐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
 
너 꾀병인거 모를 줄 아냐고, 내가 니표정만 봐도 아는데 아침에 한소리했다고 나 약올리려고 쓰러진척하고 꾀병 부려서
 
이 사단을 만든거라면서 얼마나 사람을 쪽팔리게 해야 정신을 차릴거냐며
 
너랑은 못살겠다고, 도저히 아무것도 하고싶지가 않고 하기가 싫다면서 호텔에 내려줄테니 알아서 집에 가랍니다.
 
도저히 저랑은 한시도 같이 못있겠다고 울부짖습니다.
 
제가 무슨 말도 못하게 합니다. 소리를 너무 질러서 귀가 멍멍합니다.
 
속도 울렁거리고 힘드는데 눈물이 납니다.
 
언제까지 난 임신한 꾀병자가 되어야하는건지, 왜 내가 굳이 행복한 신혼여행까지 와서 꾀병을 부릴 일이 뭐가 있는건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그냥 사라지고 싶었습니다. 아무말도 못하고 소리없이 울고만 있는데 소리를 계속 지릅니다.
 
너같은 애 만난게 죄라느니, 너랑은 정말 안맞다느니, 사람 바보만들기 일쑤고
 
너같이 이상한 애 처음봤다고, 너랑은 한시도 같이 있기 싫고, 먼 타지까지 와서 이러는거 보니까 정이 떨어져서
 
도저히 아무것도 못하고 하기 싫고 당장 서울가고싶다고합니다.
 
좀 기운차리고 나 아까 꾀병부린거 아니다 그러면서 기어 잡고 있는 손을 잡았는데 그 손을 냉큼빼서 손등을 때립니다.
 
자기 몸에 손대지말라고 손등을 주먹으로 때려서 멍이듭니다.
 
너무 무섭고 힘들어 아무말없이 가만히 있었습니다. 신랑도 제정신이 아닌지
 
네비도 안찍고 그냥 차몰고 도로를 내달리기만 합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한참울다가 차타고 내달린지 2시간이 되었는지 어딘지 모르는 곳에 차를 세웁니다.
 
한동안 말이 없었고, 전 어지러워 눈감고 웁니다. 난 왜 하필 그때 쓰러진걸까, 좀 견뎠음 안쓰러졌을까
 
쓰러진거 쑈한거 아닌데, 거짓말 아닌데... 억울하고 아파서 가만히 있습니다.
 
신랑도 한참 아무말 없다가 그래도 할 도리는 해야된다며 예정되어있던 쇼핑몰 가서 우리 부모님, 시부모님 선물 사기로 한건 같이 사러갑니다.
 
멍하니 따라다니는데 시누이한테 페이스톡 걸어서 이가방 저가방 보여주면서 고르도록 합니다.
 
그렇게 몇시간 쇼핑하고나니 시간이 다 갑니다. 멍하게 얼이 빠진채 따라다니다보니 어느새 신랑은 제 손을 잡고 있습니다.
 
미안하다며 맛있는것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허니문이니까, 애써 마음 다잡으며 밥먹고 호텔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신랑은 저를 꽉 안아줍니다. 그래도 한국에는 무사히 가야한다는 생각에 다음날부터는 아무일 없다는 듯 다녔습니다.
 
그런데.. 6개월이 다되어가는 지금에서도 그 날 일은 너무 생생하며, 가슴 속 상처로 남았습니다.
 
평생 상처일 것 같습니다...
 
 
 
9. 신혼여행 후 잠깐의 평화
 
 
신혼여행 다녀오고 신혼집에서 살며 일상으로 돌아오니, 완연한 가을입니다.
 
더위가 꺾이고 시원해지고 결혼준비때문에 힘들었던 것들도 끝나니 여유가 생깁니다.
 
신혼여행때의 악몽은 묻어두기 시작합니다. 우린 한달간 싸우지도않고, 흔한 신혼들처럼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면서 아기 성별도 알게되고, 아기 초음파사진에 아기의 형체가 보이니 모성애 부성애는 더 생깁니다.
 
임신 초기의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기가 잘 크는게 고맙고 신기했습니다.
 
정말 잘해야지 마음먹습니다.
 
 
 
10. 싸움과 막말
 
 
에피소드 1.
 
 
사소한 일로 싸우기 시작합니다.
 
몸이 안좋던 임신 초기를 지나 조금씩 몸이 적응되고 식욕도 돌아옵니다.
 
그런데 몸매에 예민한 신랑은 제가 식단조절하며 운동하던 예전과 달리
 
임신하고 덜 움직이고 많이 먹으니 걱정이 되나봅니다.
 
그만 좀 먹으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신랑과 저는 식성이 다릅니다. 신랑은 밥보다는 빵을 좋아하고 군것질로 끼니를 떼우는 편입니다.
 
신랑이 먹는 끼니는 점심 한끼, 회사에서 먹는 것 뿐입니다.
 
퇴근후에 저녁을 먹지 않는 것도 일하는 내내 군것질을 조금씩 하고 저녁에 운동하면서 몸매를 유지합니다.
 
밥에 대한 집착이 보통사람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에 하루 세끼 챙겨먹는게 상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그렇게 많이 살찌는 빵, 초콜릿, 과자를 달고 살지만 배에 왕자가 없었던 적이 없는 것은
 
밥을 안먹고 운동을 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세끼 밥먹는건 무조건 살찐다 생각합니다.
 
저는 임신하였습니다. 아침은 우유와 시리얼로 간단히 먹고, 회사 가서 샌드위치, 김밥 등으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점심도 회사에서 동료들과 먹고, 저녁은 항상 그랬듯 혼자 먹습니다. 퇴근하고 절 집에 데려다줄때
 
제가 배고프다. 오늘 뭐먹지 하는것엔 항상 핀잔을 줍니다.
 
너 임신하기전보다 살 진짜 많이 찐거 알지? 원래도 별로 날씬한 편 아니었으면서 관리 안할래? 등등의 말로.
 
요즘은 뒤태만 보면 임산부인지도 모르게 배만 나오는 임산부들 많은데
 
넌 엉덩이도 커지고, 등살도 붙고.. 전혀 섹시하지가 않아. 라는 말을 농담식으로 섞어서 하거나...
 
운동 좀 해라 운동좀. 이라는 핀잔..
 
내가 매일 야식을 챙겨먹는것도 아니고, 하루 세끼 밥챙겨먹는것도 그렇게 못마땅하냐
 
끼니마다 배고픈건 당연한거다. 그대신 난 군것질을 안하지 않냐고 따져도 그 때 뿐입니다.
 
밥이 살 젤 많이 찐다며.....
 
 
그리고 나중에 애기낳으면 나랑 같이 운동 다닐거지? 내가 너 빼빼로 만들어줄게 등, 아직 아기도 낳지 않았지만 몸매에 대한 압박을 줍니다.
 
그 외에도 막말같은 것들.
 
저한테 툭하면 애새끼, 새끼라며 폄하하는데 전 싸워도 항상 오빠라는 말을 했습니다.
 
야, 너도 안하고...
 
그런데 너무너무 열받았을때 딱 한번 개자식이라는 말을 했는데
 
그전에 남편은 저에게 애새끼가 사람 짜증나게 하고있어 등등의 막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일로 저는 최고의 대역죄인이 되었습니다.
 
너같은 애가 소박맞는다면서 집에도 들어오지 말고 당장 꺼지라는둥 ㅅㅂ 어쩌고 저쩌고 육두문자를 하며
 
이거 완전 또라이아냐, 정신병자야, 정신감정 받아봐라. 너때문에 내가 정신병자 되겠다.
 
뭐... 엄청나게 많은 말들을 쏟아내며,
 
넌 평생 그 말 한 걸 후회하게 될거라면서, 니가 한말에 책임지라며 온갖 핍박을 했습니다.
 
일주일정도 핍박받았습니다. 투명인간 취급에 갑자기 너가 했던 말들이 너무 나를 괴롭힌다며 소리지르고
 
내가 지금 온힘을 다해 참고있는줄만 알라면서
 
넌 지금 임신한걸 다행으로 여겨
 
등등... 온갖 무서운 말과 행동으로 피가 말랐습니다.
 
그렇게 숨죽여 산지 일주일정도 됐을까, 제가 눈에 띄게 바짝바짝 말라가는걸 보니 이제 화가 좀 풀렸는지
 
다시는 그런 말 하지말라며, 안아주고 용서해주었습니다.
 
제가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남편이 제게 한 짓에 비해 그렇게까지 큰 잘못을 했나 너무 억울했지만
 
더 큰 싸움과 갈등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참습니다.
 
 
 
 
에피소드 2.
 
 
남편과 친하게 지낼때(남녀 감정 없을때)
 
남편과 저랑 친하던 남자동료(A 라고 하겠음)가 있었습니다. 저보다 3살 많았고, 저는 그 남자를 잠시 마음에 둔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그당시 다른 여자랑 교제중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친했고, A랑 훨씬 친했습니다.
 
A는 직장에서 소문나게 잘생긴 훈남이었지만 말이 없는 성격으로 친한 여자동료가 한 명도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저와 친해지게 되었는데, A는 절 귀여운 동생으로 생각하였고 전 그런 A에게 남자로서의 호감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남편은 A도 내게 마음이 있는 것 같다며, 적극적으로 대시해보라는 말을 했지만
 
수줍음 많은 성격이던 저는 혼자 끙끙대며 짝사랑만 하였고, A가 다른 여자와 사귀게 되었다는 얘길 듣고
 
잠깐이던 짝사랑은 종말하였습니다. 그런데 직접적인 고백이 오가거나, 썸을 탄적도 없었고..
 
그냥 친하게만 지내던 사이였기에 마음 접기가 훨씬 수월했고 남편과 나만 아는 해프닝이 되었습니다.
 
A가 다른 여자와 사귀게 되면서 저랑은 자연스레 멀어졌고, 남편과 A는 여전히 친합니다.
 
전 그러고 반년 뒤에 생각지못하게 남편과 눈이 맞아 결혼까지 하게되었고.... 그건 제 흑역사가 되었습니다.
 
그 사소한 과거가 제 발목을 잡게될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A는 그때 사귄 여자와 우리가 결혼하기 4개월전에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까지 한 A와 저는 더이상 친할 명분(?)이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엄청 멀어졌지만 가끔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그런데 남편과 A가 워낙 친했고 같은 직장이기때문에 A가 포함된 회사 일들을 얘기할때 제가 조금이라도
 
A 얘기를 하면 굉장히 기분나빠했고, 아직도 A좋아하냐는 말도 안되는소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A와 남편이 같이 운동하게 된 것도 전 신경쓰지 않았는데, 우연히 남편 체육관을 지나는 길에 끝날때가 된 것 같아
 
남편에게 체육관 근천데 언제 마쳐? 라고 했다가
 
A때문에 자주 오지도 않던 체육관을 다 오냐면서 내가 니 마음 모를 줄 아냐고
 
A보고싶어 온거 아니냐고 소리를 지르는데 정말 기겁했습니다.
 
그때부터는 남편이 무서워서 A를 피해 다닐 지경이었습니다.
 
A 관련한 오해는 한둘이 아닙니다.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A랑 A와이프 불러서 밥먹을까? 라고 했을때도 가슴이 서늘했습니다.
 
근데 싫다고 하면 또 오해할 것 같아, 오빠가 그렇게 하고싶으면 해 라고 말하고
 
결국 A네 부부가 왔을 때 저는 요리한다는 이유로 거의 부엌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도 A랑 다른 남자 동료를 집으로 불러서 밥먹을까? 라고 했을 때 마음대로 하라고 그랬는데
 
A와이프가 임신초기라 일찍 집에 가서 A 못올거같아. 다른 남자 동료만 불러도돼? 라고했을때
 
어 그래도 되지. 그런데 와이프 임신초기라 많이 힘들겠네
 
라고 했는데
 
갑자기 신랑이
 
너 왜 거기 와이프 신경쓰냐면서, 그리고 제가 에이씨? 라는 말을 작게 했다는 겁니다.
 
제가 미쳤나요.... 그냥 으레 하는 말이었는데, 뭘 신경쓴다는건지
 
너무 어이없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또 소리지르고 블랙박스 돌려볼까!! 이러는데 전 블랙박스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며
 
난 떳떳하니 돌려보자니까 말을 또 돌립니다. 돌려보자니까 녹화가 안됐답니다.
 
그러고는 다시는 그 일을 입에 올리지 않는걸 보니, 혼자 다시 돌려보고 제가 하지 않은걸 확인한 것 같습니다.
 
의처증같이 A한테만 유난히 신경을 씁니다.
 
그래놓고 A한테는 온갖 살림살이 다 퍼주듯이 잘해줍니다. 둘이 정말 잘지냅니다. 그게 더 이해안갑니다...
 
 
 
에피소드 3.
 
 
제가 일하고 약속있어서 조금 늦게 들어온 날,
 
피곤해서 말이 좀 없었고, 평소보다 덜 밝을때 신랑은 대체 뭐가 또 불만인데? 왜 툴툴대는데?
 
라고 따지듯 묻길래 저는 오빠한테 서운하거나 그런거 하나도 없고, 단지 피곤해서 기운이 없다 미안하다 해도
 
자기는 나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반갑게 인사하는데, 너 그렇게 굳어서 쌀쌀맞게 대하는거 짜증난다며
 
소리를 지릅니다. 오해라고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습니다.
 
화날 이유도 없습니다. 저는 누구처럼 갑자기 짜증내거나 화내지 않습니다,
 
제가 조금 덜 반가워해준게 그렇게 화낼 일인지...
 
대체 왜 남편은 그렇게 화내고 있는건지
 
이렇게 또 싸우는구나 멍하니 있습니다.
 
싸우기 싫어 아무말 안하고 씻고 자리에 눕습니다.
 
혼자 저보고 또 성격 이상하답니다. 누가 누구성격더러 이상하다하는건지.. 무시하고 잡니다.
 
니 성격 맞추고 사는거 얼마나 힘든지 넌 모르지? 이럽니다.
 
누가 누구 성격 맞추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그말에 상처받지만, 그래서 혼자 울었지만 남편은 금세 잠들어 버립니다.
 
다음날 남편은 쌀쌀합니다.
 
저도 말을 아낍니다. 하루종일 어제 남편한테 들은 말들이 사무치고,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서 억울하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임신한 와이프한테 막말해서 꼭 마음아프게 해야 마음이 편한지..
 
또 혼자 일하다 몰래 눈물짓습니다. 퇴근하고 혼자 집에서 멍하니 있습니다.
 
입맛이 없지만 애기를 위해 간단히라도 먹고 씻고 일찍 누웠는데, 운동갔다온 남편이 또 기분이 풀렸는지
 
어디 아파서 누워있냐고 다정하게 대합니다. 전 아무런 반응없이 자는 척했는데
 
뒤에서 안습니다. 마치 우리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또 행동합니다.
 
전 웁니다.
 
난 오빠한테 화나거나 꼬여서 쌀쌀맞게 군 적 없고, 단지 집에 오는데 피곤하고 쉬고싶어서 좀 덜 반가워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말씹거나 틱틱거리더냐. 하니까, 넌 니 성격 모른다고. 난 그렇게 반가웠는데
 
넌 별로 안반가워해서 짜증났다며 똑같은 말 하다가
 
너랑은 말이 안통하고 말하기 싫으니까 더 말하지말자. 진짜 성격 이상하다면서 또 상처줍니다.
 
누가 누구더러 성격 이상하다 하냐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너무 상처입니다.
 
툭하면 자기 화내는것도 내 탓, 자기 화나게 하는 것도 내 탓, 나 화나는건 또 내 성격이 이상해서 그렇다는 태도가
 
진저리가 나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랬더니 어디서 소리지르냐고 소리지르더니 더이상 말하지말라고 합니다.
 
엉엉 웁니다. 그랬더니 우는 소리도 듣기 짜증나니 울지말라고합니다. 그리고는 또 상처되는 말들을 퍼붓습니다.
 
니가 착하다고? 어이없다 니가 뭐가 착해. 사람 돌게 만들지. 정떨어지게만들지
 
하여튼 너랑은 말도 안통하고 진짜 뭘 하기가 싫다며 상처줍니다. 제가 계속 우니까
 
자기가 나가겠답니다. 도저히 같이 못살겠다고 나간답니다. 못나가게 했더니, 밀칩니다.
 
넘어집니다. 그런데도 아랑곳않고 자기 몸에 손대지말라고 소리지릅니다.
 
넘어진채로 웁니다. 왜 미냐고, 나 큰일나면 어쩌려고 미냐고 웁니다. 왜 그렇게 상처주냐고 울부짖습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며 웁니다. 남편은 지긋지긋하다고 나갑니다. 진지하게 사는거 다시 생각해보고싶답니다.
 
전 울다 지쳐서 누웠고, 남편이 들어와서 또 아무렇지 않게 저를 안습니다.
 
더이상 싸울힘도 없어서 그냥 지쳐서 잡니다. 이런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11. 남편이 싸울때 흔히 하는 막말들
 
 
남편은 자기가 내 성격 맞춰주고 산다고 합니다.
 
다들 너 착하다는데, 그건 너를 진짜 모르고 하는 얘기다.
 
넌 사람 미치게 하는데 뭐 있다.
 
니가 못되게 하는게 아니라, 넌 사람을 못되게 만든다.
 
사람 진짜 개차반 만든다.
 
너 땜에 성격 다 버린다.
 
너 또라이냐, 정신병자냐
 
정신감정 받아봐라
 
넌 뭐든지 니 유리한대로 말하는 경향이 있지 않냐
 
니 말만 들으면 내가 진짜 나쁜놈인줄 알겠다(진짜 본인이 얼마나 나쁜놈인지 모릅니다.)
 
등등... 모든 건 제 탓으로 돌리는 그런 말들이 항상 절 아프게 합니다.
 
 
 
13. 담배
 
 
남편은 2013년부터 담배를 폈습니다.
 
저와 사귀고나서 담배 끊는거 안어렵다고, 원래 스무살때 폈는데, 군대가서 끊고 한번도 안폈을 정도라고 자신하며
 
담배 끊겠다고 했습니다. 연애초기만해도 결혼이나 임신은 생각해보지 않았기에
 
나 때문에 억지로 끊을 필욘 없고, 결혼하고 자녀계획 생기면 끊고, 내 앞에서만 안피면 된다며 존중했습니다.
 
전 담배 냄새가 너무 싫지만, 제 앞에서 안피고 같이 살거나 자녀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연애하는 것만으로 그 사람의 모든걸 박탈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몰래 휴대폰을 보는 일,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내게 맞추는 일은 오히려 힘빼고 신뢰만 떨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가 결혼 얘기가 나왔고, 남편에게 우리 애기 언제 가질거냐고 하니
 
빨리 가질수록 좋겠다 하여, 그럼 결혼 몇달 안남았으니 결혼하고 바로 가질거면 슬슬 끊어야겠다고 말하니
 
알겠답니다. 자기 자신 있다고 합니다. 너무 듬직했습니다. 자기 관리 하나는 철저한 사람이라 걱정하지 않았으니
 
3달쯤 끊었다가 임신할때쯤 다시 피는걸 알게되었습니다.
 
그래도 알아서 하겠거니, 말하지 않다가 임신사실을 알게되고는 이제 담배는 피지 말아야지 오빠
 
이러니까, 나땜에 피는거랍니다.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피는거니까 이해하랍니다.
 
상처 받았지만, 바로 끊기 힘들면 그렇게 하는데.. 우리 애기도 점점 크는데 독하게 끊었음 좋겠다니
 
다신 자기 앞에서 담배 얘기 하지말라고 합니다. 그러면 더 스트레스 받아서 못끊는다길래
 
알겠다고하고 일절 담배얘기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언제 피는지 뭐하는지도 신경쓰지 않았는데, 가끔 말할때 섞여나오는 담뱃내, 손이나 옷에 묻어있는 담뱃내로 압니다.
 
담배를 여전히 많이 피는구나... 그래도 끊겠지 싶었는데 못끊습니다.
 
결혼을 했습니다
 
담배 얘기하지말랬지만, 5개월정도의 유예기간을 줬으면 많이 준거같았고, 애기는 점점 커져서
 
이제 담배 끊어야지 오빠 하니
 
왜 시비거냐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가만히 있다가 왜 담배 얘길 하냐며 소리 지르고 난리납니다.
 
내가 담배얘기하지말랬지 않냐며 가만히 잘있다가 왜 갑자기 시비걸고싶어졌냐고 소리지릅니다.
 
전 그동안 스트레스 받을까봐 담배 피는거 알면서도 모른척해주고 말도 안꺼내고 혼자 참고 견뎠는데
 
몇달만에 처음 얘기 꺼내는것도 스트레스받고 못참을 일이냐며
 
그래서 임신한 마누라한테 그렇게 툭하면 소리지르고 난리치냐고 난리쳤습니다.
 
또 큰싸움이 됩니다. 신랑은 절대 끊을 생각 없으니 알아서 하랍니다.
 
처음과 말이 달라지는건 신랑입니다. 내가 이렇게 사람 보는 눈이 없었나... 자괴감이 듭니다.
 
아기에게 미안합니다. 너무 섣불리 널 가져서 너에게 이런 모습만 보이는구나
 
너무너무 미안하고 미안하지만, 어찌됐든 아기는 생겼으니 좋은 엄마가 되리라 좋은 마음 먹으려 노력합니다.
 
담배로 인해 해로운 것보다 이걸로 싸우고 스트레스받는게 더 해로울 것 같아 신경끄려고 노력했고
 
그 뒤로는 아예 담배 얘기도 하지 않습니다.....
 
 
 
 
 
 
- 결론
 
 
저는 제가 섣불렀다고 생각합니다.
 
남편과의 연애와 결혼으로 평생 흘린 눈물보다 더 많이 흘린 것 같습니다.
 
워낙 가깝게 허물없이 몇년 알고지내면서 그 사람을 많이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행복하자고 한 결혼인데 사실 죽고싶다거나 나쁜 생각을 더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남편과의 결혼생활은 제 자존감을 많이 떨어뜨렸고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항상 미안하고...
 
남편은 항상 저의 진심을 의심하고 제 말을 오해하고 혼자 부풀려 생각하는데
 
어쩔때는 남편 말이 다 옳고 내가 진짜 이상한건 아닌지 하는 혼돈이 생길 때도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너무 힘들어서 잊고자 노력하고 아무일 없는듯이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기도 많이 죽었고, 눈치를 많이 봅니다.
 
그래서 터미널 사건도 일어난 것 같습니다.
 
너무 당연한 일을.. 당연한 배려를...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하며 저에게 핀잔을 준 남편도
 
그게 서운하면서도 당연한 배려라고 생각못해서 더이상 얘기못한 저도
 
우리 사이엔 이미 갑을 관계가 지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 남편과 싸우지 않더라도, 남편에게 기대어 뭔갈 당연하다는 듯 이거해줘 저거해줘가 잘 안되고
 
만삭이고 몸이 쑤시고 아파도, 남편이 자기 아프다고 안마해달라면 군말없이 30분이고 1시간이고 해주고 맙니다.
 
그리고 제가 잘하면 더 잘하겠지.. 라는 터무니 없는 생각으로요.
 
 
너무 구구절절 길게 쓴 것 같아 걱정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 분명 고구마 백만개는 드신것처럼 속이 답답하신 분들 많으시지요.
 
 
결혼 6개월이 지난 지금
 
남편과의 다툼이 눈에 띄게 많이 줄었지만
 
가슴 한켠에 항상 소통되지 못한, 어루만져지지 않은 상처들을 안고 살아갑니다.
 
이제 출산이 임박한 만삭의 임산부로서 지난 임신기간이 너무 후회됩니다.
 
차라리 결혼을 깨고 혼자 아이 키우기를 택했다면 덜했을까... 감이 오지 않습니다. 이미 의미없는 가정일 뿐입니다.
 
 
싸울때마다 항상 이렇게 평생 어떻게 살지, 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혼을 생각해도 막막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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