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요약
지난 연말부터 공세적인 조기 대선 행보를 보인 문 대표는 2위인 반기문보다 지지율이 8~9% 앞서고 있다.
그러나 문 대표의 장단점이나 정치적 여건을 고려하면 이 같은 전략은 독이 될 수 있다.
대선 후보한테 지지율이 오르니까 그라면 안돼!라고 말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전교 1등한테 공부 그만하고 커닝 잘하는 애들한테 져주라는 건가?
첫째, 친문 패권주의 재등장,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개헌 보고서가 문 대표의 대선 전략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드러나 비문들의 반발이 심하다. 다른 후보들의 자발적 지원이나 야권 후보 단일화를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다.
친문 패권주의 재등장? 이건 어차피 못 막는다. 대표 시절에도 꼴값 떠는 걸 못 보셨는가?
너무 유하다고 대통령엔 어울리지 않는다. 개혁은 못한다. 죽어라 욕하더니 그래서 좀 강단 있게 나가니까 무슨 절대왕정 태양왕 루이 14세인 것처럼 빼애 액! 하는 모습이다. 현 시국에서 야권 단일화에 초를 친다? 안철수, 정동영처럼 된다.
과거에는 중도파가 반으로 갈렸다면, 이번에는 아니다.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이제 투표가 생존 문제라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둘째, 개혁 이슈 선점 전략이 집토끼 결집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지지세 확장성의 한계"를 심화할 수 있다.
선거는 유권자를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승리에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작업이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격이다. 상대방의 승리에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게 선거라면 이건 이미 역썅(역사에 기록될 X년)이 뼈에 사무치게 느끼게 해주셨다. 다음 대선에서 지면 이민 간다.
셋째, 문 대표의 대세론으로 보수층이 결집해 국민의 관심 속에 극적으로 단일화된 중도 보수 후보의 대결이 전개될 수도 있다.
사무실에 인터넷이 안되시나. 지금 대한민국에서 "나 새누리당 지지자입니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노동청 공무원인 지인의 말에 의하면 팀장만 새누리당 지지자인데 맨날 종편만 틀어놓다가 지금은 예능 틀어놓는다고 한다.
민원인들이 뉴스 보면서 계속 욕을해서..ㄷㄷ
국민의 관심이라는 것도 맘 편히 얘기라도 할 수 있어야 올라가는 법. 술 먹으러 갔다가 머리에서 피 난다. 진짜로.
3가지 함정을 피해 가는 길은 문 대표가 자신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정파인 친문의 리더가 아닌 국가의 지도자로, 민주화와 산업화에 성공한 것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줘야 한다. 광장보다는 법치에.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선민의식과 목적 지향적 사고에 사로잡혀 기존의 절차나 과정을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
문 전 대표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은 문 전 대표의 문제만은 아니다. 문 전 대표가 유력한 후보가 되면 여당 후보의 분발을 이끌어 내게 되고, 여야의 좋은 후보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국민이 또 고통받을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든다.
그러니까 문 대표가 열심히 해서 또 보수당이 당선되면 문 대표 탓! 이거네?
기적의 논리다. 보수당이 당선되면 찍은 유권자들을 욕하는 게 맞지 않나. 지난 대선도 부정선거 아니었으면 이런 일 생기지도 않았다.
이상한 나라의 대한민국은 잘 되면 보수 덕, 안되면 진보 탓이 너무 심하다.
유시민 씨가 평상시 생각하고 말하고 판단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으로 이렇게 말했다.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하고, 주장은 반드시 논증해야 한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이게 다 문재인 때문이다"라고 주장하려면 논증을 해야 한다.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