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20분 경이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자고 있었지만 문에서 나는 어떤 소리때문에 잠에서 깼습니다.
평소에는 다른 집 사람인가, 술 먹고 늦게 돌아다니는구나. 하는 생각에
대답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을 열려고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결국 누구세요! 라고 말을 하며 집의 불을 켰습니다.
저 []
남자""
[누구세요?!]
"문 열어."
(참고로 전 혼자 삽니다)
[누구신데요]
"택배니까 문 열라고!"
(새벽 4시 반에 택배를 하나요?)
어이 없는 소리가 들리니까 머리회전이 공부할때보다 더 빠르게 돌아가더라구요.
그래서 우선 제일 가까운 곳에 사는 주인집에 전화를 하니 심야라 받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이상한 남자는 저희집 문을 발로 쾅쾅 차면서 제게 xx년 이라고 , 또 자기 택배니까
문 열라고 문고리로 문을 열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와중에 집주인이 전화를 안받자 인터넷으로 집 근처에서 제일 가까운 파출소를 찾아
전화했지만 받지 않더군요. 무섭고 화가나서 결국 112에 전화를 했고 다행이 빨리 받았지만
계속 저한테 보이시는건 없죠? 묻더라구요. 세번씩이나.
그냥 빨리 와주셨으면 해서 제발 빨리 와달라고 나 지금 문 잠그고 있으니까 제발 빨리 와달라고.
10분후에 경찰 두분이 도착하셨습니다. 이상한 남자는 경찰분이 오시기 좀 전에 나간듯 조용했지만
다행이도 경찰분들과 마주쳐서 저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너무 화가난 상태라 제가 그놈새끼 얼굴 보고 싶었거든요
그새낀 경찰아저씨한테 자기 아니라고, 멀쩡한 얼굴로 아주 또박또박 말하더라구요.
그리고 자기 아니라고 완전 발뺌.
"제가 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
????
본인을 제 3자처럼 말하는 어법은 어디서 배우신건지
제가 그소리 들으려고 신고했나 자괴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계속 제가 했다구요? 기억이 안나요.
술마셔서 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상착의는 한 겨울인데 맨발에 슬리퍼, 그리고 맨정신으로 보이는 얼굴.
하지만 경찰아저씨의 말로는 술냄새가 가득했고 주민번호를 써달라고 하는 경찰아저씨의
말에 자기 핸드폰번호를 적고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서 기억이 안나는 척 하는건지
아님 술취해서 정말 안나는건지. 근데 말투도 너무 멀쩡했고 걸음걸이도 멀쩡했고
모든게 멀쩡했어서 정말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왜 제 목소리를 듣자마자 (저에게 욕을 했을 때xx년이라고 한걸보아 여자인걸 당연히 알았고)
택배라고 말을 했을까요?
그 시간에 (물론 열어주는 사람은 없겠지만) 제가 와! 택배다 ^^~ 하고
문열었으면 전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전 혼자살기 때문에 너무 무서운데
보복당할까 두렵네요. 걱정이에요 ..
나중에 현관 문 앞에 있거나 계단에 숨어있거나 하면 어떡하죠
진짜 무서워서 잠도 안오고
늦은 밤이라 다들 전화도 안받고 진짜 무서웠어요.
다들 조심하세요 진짜.
저 이상한 놈 때문에 돈 한푼이라도 더 벌려고 성실하게 땀 흘려 일하시는 택배 아저씨들만
오해받는거에요 진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