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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아이라도 마음아프네요.
게시물ID : baby_177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쿠
추천 : 11
조회수 : 1119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7/01/05 00:20:52
임신 7주때 태아가 보이지 않았어요.

9주가 되어도 아기집만 보이고 태아는 없어서 계류유산 판정을 받았어요.

"자연유산을 기다릴래요? 아니면 수술하실래요? 저희는 자연유산을 권합니다. 자궁에 상처가 날수도 있고, 경험상 이 경우는 대부분 자연배출됩니다. 긁어내기 싫으시죠?..."

"네. . 자연유산 기다려보겠습니다"

신랑한테 집에 가서 강한척 했어요.

"유산이래요. 애기가 안 컸어요.그래도 셋째니까.. 난 괜찮아요"라고.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께도 말씀드렸어요.

신랑도 시어머니도 친정어머니도 "아직 초기라 다행이라 여겨라. 아기 형태가 없으니 그래도 좀 낫지?"라는 식으로 말씀하셨어요.
    
그후 2주를 기다려도 출혈이 일어나지 않아 오늘 다시 병원을 찾았어요.

초음파로 본 아기집은 더이상 커지지 않고 멈춰있었고, 자궁안에 피가 가득, 그 안을 아기집과 조직들이 떠있는듯 했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는 "자연유산까지 길면 앞으로 한달정도 더 걸릴 가능성도 있으나 기다리면 분명 나올것이니 기다려보자. 하지만 이 상태로 지내는것이 힘들다면 수술을 하는 선택지도 있다. 어떻게 하실래요?"라고 하셨어요.

지금 11주.. 다음주면 주수로 거의 임신 4개월에 접어드는 차..

더이상 강한척하기 힘들어서 수술 날짜를 잡고 집에 왔어요.

13일까지 기다려보고 자연유산이 안되면 그날 조치를 하기로하고 수술동의서를 받아오고 집에 와 신랑한테 전화했어요.

갑자기 눈물이 터졌어요.

한달전 7주때부터 가지고 있던 불안감. 

그리고 현실이 된 이 불행.

근 한달을 "셋째니까 그래도 난 괜찮아. 불임 난임도 많아서 아이를 못가지는 부부도, 몇번을 유산을 경험한 분들도 많은데 난 둘이나 낳고, 셋째였잖아? 배부른 소리지"라며 내 자신과 주변에 이야기하며 되뇌이고 참아왔던 감정들이 폭발했어요.

신랑한테 "다음주 금요일에 수술날짜 잡아놨어요. 비용은 2만3천엔이래요. 하루종일 병원에 있다 마취깨고 퇴원해야해서.. 그 날은 회사 좀 쉬어주세요"라고 꺽꺽 거리고 울며 말을 이어나가니

"수술.. 무섭지? 울지마. 힘내"라는 신랑말에

"아니요. 난 이 아이가 갖고 싶었어요. 수술이 무서운게 아니라 아이가 갖고 싶었어요. 우리 셋째가 갖고 싶었어요"라고 정신나간 여자처럼 반복하며 꺼이꺼이 울었어요.

더이상 견디기 힘들어요.

약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이 입덧도, 나른함도, 두 아들의 엄마로써의  내 자리도 다 힘들어요.

난 괜찮지 않아요.

빨리 수술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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