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없는 국가란 거대한 강도떼가 아니고 무엇인가? 강도떼도 나름대로는 작은 왕국이 아닌가? 강도떼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집단도 두목 한 사람의 지배를 받고, 공동체의 규약에 의해 조직되며, 약탈물은 일정한 원칙에 따라 분배된다. 만약 어느 악당이 무뢰한들을 거두어 모아 거대한 무리를 이루어서 일정한 지역을 확보하고 거주지를 정하거나, 도성을 장악하고 국민을 굴복시킬 지경이 된다면 아주 간편하게 왕국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그런 집단은 야옥을 억제해서가 아니라 야욕을 부리고서도 아무런 징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동당하게 왕국이라는 명칭과 실체를 얻는 것이다. 사실 알렉산데르 대왕의 손에 사로잡힌 어느 해적이 대왕에게 한 답변에서 이런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 해적에게 무슨 생각으로 바다에서 남을 괴롭히는 짓을 저지르고 다니냐고 문초하자, 해적은 알렉산데르 대왕에게 거침없이 이렇게 대꾸했다고 한다:
"그것은 폐하꼐서 전세계를 괴롭히시는 생각과 똑같습니다. 단지 저는 작은 배 한 척으로 그 일을 하는 까닭에 해적이라 불리고, 폐하는 대함대를 거느리고 다니면서 그 일을 하는 까닭에 황제라고 불리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주1)주1: Cicero, De republica 3.14.24; Sebecam Qyaestuibes batyrakes 3.praef.5.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4, 4
아우구스티누스는 정치적 악을 해소하는 처방으로 정의를 제시하며, 정의 없이는 공화국이 통치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신국론 2, 21) 그리고 키케로의 정의에 따라서 공화국("공공의 사물" res publica)은 "국민의 사물"(res populi)이라고 단언합니다. 또한 정의는 단순히 정치의 규범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구성적 요소라는 키케로의 사상에도 공감을 보냅니다.
로마 가톨릭 (천주교) 의 위대한 학자이자 성인이며 중세철학의 시작을 열었던 서방의 역사적 인물인 아우구스티누스의 국가에 대한 견해입니다. 역시나 진리는 시공을 초월하여 어느 시대에선지 서로 통용되는 법인 것 같습니다.